[명진칼럼] AI 시대, 기술과 배움의 균형을 생각하다 〈1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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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칼럼] AI 시대, 기술과 배움의 균형을 생각하다 〈1161호〉
  • 이상유 응용통계학전공 교수
  • 승인 2026.11.08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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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유 응용통계학전공 교수
이상유 응용통계학전공 교수

최근 몇 년간 AI의 등장과 함께 우리의 삶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모습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속화되는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미래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 속에서,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모습과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초기에는 단순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영역까지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AI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역량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코딩이나 프롬프트 작성 등 관련 기술을 익히는 것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그와 더불어 AI를 통해 전문지식에 접근하기가 쉬워지면서, 과거에는 높은 수준의 숙련도가 요구되었던 작업의 진입장벽 또한 낮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아도 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할 수 있으며, 전문적인 디자인 도구를 다루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시각적인 결과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전문적인 지식의 학습이 불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AI를 통해 방대한 정보와 전문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 흐름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나는 이러한 주체적인 사고와 판단의 토양이 탄탄한 기초지식과 다양한 경험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주어진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 파악하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얻어진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기초지식을 쌓는 과정은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실제로 통계 분석을 수행할 때 AI의 도움을 받아 통계적 분석이나 모델링 구현은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나 결과물을 얻는 데만 집중하면 그 결과가 어떤 원리와 판단을 거쳐 나왔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기초적인 이해가 부족할 때는 작업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기도 한다. 이를 다시 확인하고 바로잡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경험은 빠르게 결과를 얻는 것과 그 결과를 이해하는 것이 서로 다른 일임을 생각하게 했다.

물론 그렇다고 AI의 활용을 멀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AI는 많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돕고,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지식과 기술을 접할 기회도 넓혀주었다. 다만 결과를 얻는 속도에만 주목하기보다, 그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며 스스로 판단하는 배움도 함께 이어가야 한다. AI가 제시한 답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목적에 맞는지 평가하고 필요한 부분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문성의 의미 또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AI의 발전으로 방대한 정보와 전문지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오늘날, 단순히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전문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나아갈 방향과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며, 그 결과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결국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초지식의 학습과 기술의 활용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탄탄한 기초지식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동시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또한 대학에서 기초지식을 깊이 있게 배우는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주체적인 전문성을 길러 나가는 동시에, AI 기술이 제공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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