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워크에식’이라는 말이 인터넷 상에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정확한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우나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을 것이다. 무슨 뜻인지 바로 짐작이 가질 않아 볼 때마다 궁금했지만 굳이 뜻을 찾아보지는 않았다. '워크에식'이 'work ethic'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워크'는 외래어로 종종 쓰이지만, '에식'은 그렇지도 않은 탓에 '워크에식'이라는 말은 상당히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한글로 바꿔 표기해서 그렇지 '워크에식' 곧 직업윤리라는 의미가 그렇게 생경한 개념은 아니다. 직업윤리라고 쓰지 않고 굳이 '워크에식'이라는 낯선 말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바로 그 낯섦 때문에 직업윤리라는 평범한(?) 말 대신 '워크에식'이라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 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워크에식'의 쓰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말이 사용되는 상황이나 맥락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직업윤리는 모든 일과 직업에 해당되지만, '워크에식'은 주로 스포츠와 관련되어 사용된다. 이 말이 나타나는 인터넷 문서 역시 대부분 스포츠 뉴스나 게시물 등으로 한정된다. 그러니까 '워크에식'이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운동선수의 태도나 인성에 관한 관심을 반영하며, 단지 직업윤리라는 의미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보는 새로운 관점 자체를 과시하고 있다. 그 안에 “남들은 스포츠에서 승패나 응원 따위에 관심이 있다면, 나는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 바로 워크에식을 중시하는 사람이야” 같은 주장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워크에식'뿐이겠는가?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쓰고, 전문어를 쓰고, 직업어나 은어를 쓸 때와 같이, 언어생활의 다방면에 걸쳐 어떤 말을 쓰는 것이 곧 화자(話者)의 특별함을 주장하는 이면적 의미를 숨기는 사례는 아주 많다. 만인의 평등한 의사소통을 꿈꾸며 새로운 문자를 만든 한글날을 즈음하여 말의 숨은 뜻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