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의 이름으로 거래되는 동물들, 신종 펫샵 〈1157호(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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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의 이름으로 거래되는 동물들, 신종 펫샵 〈1157호(개강호)〉
  • 김조아 사회문화부장
  • 승인 2026.08.3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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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보다 반려동물이라는 칭호를 선호하는 시대. 동물을 향한 시선의 변화와 함께 동물 상품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기존 펫샵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이어지면서 최근 4년간 운영되고 있는 국내 펫샵의 수가 약 4,000곳에서 3,000곳으로 감소 됐다. 이처럼 펫샵의 수는 감소했지만, 동물 상품화 문제는 사라지기 보다 오히려 판매를 위한 수법이 교묘하게 심화되고 있다. 판매 대신 보호와 입양을 강조하는 이른바 신종 펫샵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보호소와 펫샵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보호자의 선의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신종 펫샵의 실태와 그 이면에 놓인 제도적 허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보호소라는 가면 뒤, 펫샵이라는 이면
신종 펫샵은 보호소를 표방하며 주로 파양 보호자로부터 관리비·책임비 등의 돈을 받거나, 다시 분양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불법 번식장과 연계돼 있으며, 동물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동물 복지와 관련된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① 어떤 운영 방식을 이루는가

신종 펫샵은 주로 SNS를 통해 '14일간 키워보고 결정하세요', '안락사 없는 보호소' 등의 문구를 내세워 반려동물을 신중하게 선택하려는 보호자 혹은 사정상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워진 보호자를 위한 척 홍보한다. 기존 펫샵은 보호자가 동물을 인계하면 입양비를 따로 청구하지만, 신종 펫샵은 △관리비 △보호비 △책임비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 원의 돈을 요구한다.   

▲사진은 한 신종 펫샵의 홍보 창이다.(출처/ 『뉴스1』)
▲사진은 한 신종 펫샵의 홍보 창이다.(출처/ 『뉴스1』)

보호자는 해당 비용이 동물 보호와 관리에 사용될 것이라 믿어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결국 신종 펫샵은 보호자의 신뢰를 악용해 한 마리의 동물로 파양 보호자에게 한 번, 입양 보호자에게 한 번 비용을 받아 수익 구조를 생성한다. 이에 연암대학교 강성호 교수(이하 강 교수)는 신종 펫샵은 '구해야 한다'는 사람의 선한 마음을 이용해 업체를 보호소로 인식하게 만든다 지적하면서도, 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펫샵으로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한다. 강 교수는  “일반 보호소에서도 예방 접종이나 진료 비용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입양 시 품종에 따라 동물의 가격이 달라지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돈의 성격에 따라 신종 펫샵이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② 신종 펫샵의 뒷편
기존 펫샵에서 발생한 동물 상품화 문제는 신종 펫샵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대다수 펫샵은  무분별한 번식과 열악한 사육 환경 등으로 동물 복지에 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KBS 재난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존 펫샵과 연계된 한 번식장에서 105마리의 개가 가축 성병인 '개 브루셀라병'에 걸린 사례가 확인됐다. 이처럼 번식장의 동물들은 번식 과정에서 건강과 복지가 충분히 관리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신종 펫샵 역시 기존의 펫샵과 마찬가지로 번식장과 연계돼 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2023년에 한 신종 펫샵이 건강이 좋지 않거나 외적으로 입양하기 꺼려지는 동물들을 판별해 처리 업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운영해 온 사건이 밝혀졌다. 해당 업자는 입양되지 못한 동물들을 산 채로 매장한 사실이 적발됐으며, 현장에서 총 118구의 동물 사체가 발견됐다. 결국 보호와 입양을 내세운 신종 펫샵에서도 입양 가능성이 낮은 동물은 배제하는 등 동물을 상품처럼 취급하는 기존 펫샵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보호소를 위한다는 제도, 그렇지 못한 현실

① 신고제의 첫 발
이처럼 보호와 판매의 경계를 흐리는 펫샵 외에도, 일부 사설 유기 동물보호소에서 열악한 환경·애니멀 호딩 등 동물 학대 문제가 종종 발생 한다. 이에 사설 보호소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기 위해 2023년에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이하 신고제)가 도입됐다. 
도입 당시부터 신고제는 보호 동물이 20마리 이상인 보호소를 신고 대상으로 규정했으나, 안정적인 제도의 정착을 위해 신고 의무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갔다. 이에 첫 시행인 2023년 4월부터는 400마리 이상, 2025년부터는 100마리 이상 시설 신고 의무로 대상이 됐으며, 올해는 20마리 이상 시설로 범위가 확대됐다.

▲사진은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 대상 기준 변경 사항이다.
▲사진은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 대상 기준 변경 사항이다.

신고제를 통해 등록된 보호소는 민간동물보호시설 환경개선 지원사업으로 환기, 냉난방 등 동물 복지 시설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보호소로 신고하지 못한 시설은 폐쇄 명령이 내려질 수 있으며, 해당 시설 운영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보호소가 신고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고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00-20마리의 유기 동물을 보호한 곳을 중심으로 신고 기한을 2029년까지로 유예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현재 대다수의 보호소가 입지와 건축물의 적법성 문제에 부딪혀 신고 기준을 충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② 보호소가 마주한 벽
신고를 위해서는 크게 시설 기준과 입지·건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시설 기준은 △격리실 △보호실 △사료 보관실 등을 통해 사육·보호에 필요한 공간이 갖춰졌는지를 살핀다. 또한, 입지·건축 기준은 △가축사육제한구역 △개발제한구역 △농업진흥구역 및 농업보호구역에 보호소가 위치해 있는지를 판정한다. 해당 구역에서는 보호소 설립이 제한되기에, 보호소가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한 장소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보호소는 설립 당시 소음·악취 등의 민원을 피해 외곽·농지 등에 자리 잡았으며 지자체 허가를 받아 운영하였지만, 신고제가 도입되면서 농지법·건축법 등 신설된 법령들과 충돌하게 됐다. 이에 지난해 10월, 40여 개의 동물보호단체는 국민 청원을 통해 신고제의 기준 재검토와 개선을 요구했다. 500명이 넘는 시민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지만, 여전히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상이다.

 

결국 가려내지 못하는 신고제
보호소와 동물들을 위해 설립된 제도를 신종 펫샵이 이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보호소 시설로 신고된 17곳 가운데 최소 6곳이 신종 펫샵인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벳』에 따르면, 동물자유연대는 “신종 펫샵에서의 동물 방치나 폭행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신고제가 이들을 합법 보호소로 탈바꿈 시켜주는 창구가 됐다”며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음을 비판했다. 결국 신종 펫샵이 오히려 신고된 보호시설로 등록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강 교수는 “해당 신고제를 통해 보호자가 `신고된 보호시설'이라는 표현만으로도 안전한 보호소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된 시설 내 방치된 사체다.(출처/ 동물자유연대)
▲사진은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된 시설 내 방치된 사체다.(출처/ 동물자유연대)

아울러 보호소로 신고된 신종 펫샵 중 한 곳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각까지 관리 인력이 없을뿐더러, 고양이 사체가 캣타워에 걸린 채 방치된 사례도 확인됐다. 이는 보호소로 신고됐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동물 보호가 제대로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내포한다. 더하여 동물자유연대 이누리 활동가(이하 이누리 활동가)에 따르면, 한 주무관은 인천시에서 보호소로 신고된 업체에 방문했을 당시 한쪽에 분양 계약서가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해 펫샵 운영 여부를 의심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업체 측은 해당 서류는 '이전 펫샵 업체가 남기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누리 활동가는 “주무관과 행정부는 업체가 제출한 자료에 근거해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이상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고제의 제도적 허점을 지적했다. 또한 강 교수는 “현장에서 사후관리와 감독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행정력과 전문인력이 갖춰져야 한다”고 사후관리와 감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반려동물 판매 업체의 명칭 사용과 광고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동물보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신종 펫샵이 보호소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영리 목적의 파양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나아가 보호소 신고를 접수 받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신종 펫샵을 구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제 운영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감독 체계에 대해서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호소와 신종 펫샵, 구별 방법은?
육안으로 봤을 때 신종 펫샵과 보호소의 구분법은 불분명하기에 여전히 신종 펫샵에 속아 피해를 입은 보호자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누리 활동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동물 보호 단체에 전화해 해당 업체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는 게 정확하다”며 추가로 “동물자유연대 사이트를 활용하여 펫샵을 구분하는 방법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또한 SNS에 동물판매업 허가 번호가 기재돼 있거나, 공개된 연락처를 검색했을 때 다른 펫샵과의 연결고리가 확인된다면 의심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이에 강 교수는 “동물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보호소에 입소한 동물의 출처와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따라서 언제, 누구로부터, 어느 사유로 보호소가 동물을 인계받았는지 등 개체별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지도 함깨 살펴봐야 한다.

▲사진은 신종 펫샵과 보호소를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동물자유연대'의 사이트다. 
▲사진은 신종 펫샵과 보호소를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동물자유연대'의 사이트다. 

이누리 활동가는 현재 정부가 펫샵 등 동물 관련 영업자의 혹은 동물판매업자의 보호소 겸업 규제를 '개인의 직업 선택 자유 침해'로 바라보고 있음을 전했다. 그러나 신종 펫샵은 동물을 상품화할 뿐 아니라, 동물 보호를 위한 제도와 입양 문화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 보호자의 선의를 악용하여 수익 창출을 내는 과정에서 보호소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뜨린다.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제도와 현장의 간극을 좁혀야 할 시점이다. 보호를 위한 이름이 또 다른 거래의 이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이제는 동물 보호의 본래 의미를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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