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는, 만나게 될 콘서트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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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는, 만나게 될 콘서트 〈1109호〉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2.11.2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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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다준 새로운 즐거움, 또 다른 과제

올해 여름 콘서트장은 지난 3년간 들을 수 없었던 함성과 떼창으로 채워지며 대중음악 콘서트가 관객에게 줬던 생생한 현장감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콘서트 업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큰 전환점을 맞았다. 콘서트를 유지하기 위해 언택트 콘서트가 활성화됐고 대중음악 팬덤을 온라인으로 불러오기 위한 플랫폼이 마련됐다. 코로나19 이전에 콘서트를 즐기던 관객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와, 마침내 오프라인 콘서트장 속 관객으로서의 ‘나’를 되찾았다. 그러나 이러한 극복의 움직임 속에서도 코로나19로 대극장과 소극장 간 여러 격차가 커지면서 ‘공연장 빈부격차’가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콘서트의 빈자리를 채운 공연 업계가 또다시 과제를 부여받은 셈이다. 이에 본지는 돌아온 오프라인 콘서트와 새롭게 등장한 언택트 콘서트를 바탕으로 한 대중음악 콘서트의 전망과 다시 부여받은 과제의 해결방안을 살펴봤다.

 

관객과 함께하는 음악의 장, 대중음악 콘서트

‘콘서트(concert)’는 사전적으로 ‘두 사람 이상이 음악을 연주하여 청중에게 들려주는 모임’을 뜻한다. 이는 ‘2개 이상 음향체의 상호 대립 및 경합이 특징인 협주곡’의 원어에 해당하는 ‘콘체르토(concerto)’라는 말에 어원을 두고 있다. 이탈리아어로 ‘협력하다’, ‘일치시키다’라는 뜻의 동사인 ‘concertare’의 형용사형이 바로 ‘concerto’이다. 원어에 따라 처음에는 협주곡이라는 용어로 정착됐지만, 현대에 이르면서 대중음악 등 음악 전반에 걸쳐 ‘무대 실연(實演)’이란 뜻으로 확장됐다.

콘서트에는 △대중음악 콘서트 △국악 콘서트 △토크 콘서트 △북 콘서트 △진로/JOB 콘서트 등 다양한 방식의 콘서트가 존재한다. 그중 대중음악 콘서트는 한국의 대중가요(K-POP)가 사회 · 문화적 현상으로서 관광산업에 크게 일조할 뿐만 아니라 대중가요 산업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함으로 주목받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아이돌 콘서트나 싸이의 흠뻑쇼, 서울재즈페스티벌과 같은 공연들이 대중음악 콘서트에 해당한다. 관중들은 무대 위 가수와 동일 공간에서, 그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호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콘서트의 묘미를 느낀다. 이런 이유로 대중음악 콘서트는 타 장르보다 환호, 함성, 떼창 등 관객이 만들어내는 환경적 요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대중음악 콘서트가 ‘현장감 있는’ 그리고 ‘생동감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콘서트의 전환점

: ‘언택트(untact)’ 콘서트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약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문화생활에서도 큰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확산하자 정부는 거리두기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 사항에 따르면 뮤지컬이나 연극과 같은 공연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할 시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중음악 콘서트는 거의 모든 콘서트가 잠정 연기 및 취소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될 때까지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으로 콘서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는 정부가 함성과 떼창이 동반되는 대중음악 콘서트의 특성을 고려해 콘서트 자체를 거리두기 지침에서 ‘집합 · 모임 · 행사’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시행 기간의 대부분 동안 ‘집합 · 모임 · 행사’는 100명 이상 모일 수 없거나 금지되면서 사실상 오프라인 콘서트는 불가능했다.

 

▲표는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 변화에 따른 수도권 내 ‘집합 · 모임 · 행사’의 제한 기준을 나타낸 것이다.
▲표는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 변화에 따른 수도권 내 ‘집합 · 모임 · 행사’의 제한 기준을 나타낸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콘서트 산업계는 콘서트의 공간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대형 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하이브(HYBE) 엔터테인먼트(이하 하이브)의 행보를 시작으로 여러 대중음악 콘서트가 온라인 송출 방식을 택하면서 콘서트 문화를 이었다. SM은 2020년 4월 네이버와 협업하여 마련한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통해 언택트 콘서트를 시작했다. 아티스트의 퍼포먼스에 다양한 그래픽과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영상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는 2020년 4월 26일 슈퍼엠(SuperM) 콘서트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진행됐다. 해당 비욘드 라이브에는 AR(증강현실) 기술로 다양한 효과를 연출하는 등의 시도들이 있었으며 기술적으로 SK텔레콤과 협업해 다중 화상 연결로 팬들과 목소리를 200개의 분할화면에 담아 공연장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유튜브 채널 ‘방탄TV’에서 2020년 4월 18일부터 19일까지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방방콘’이라는 컨셉으로 과거 콘서트 영상을 송출했다. 이어서 같은 해 6월 14일에는 2019년에 하이브가 런칭한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를 중심으로 ‘방방콘 더 라이브’를 진행했다. 해당 온라인 실시간 라이브 공연은 방탄소년단의 방으로 팬들을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하나의 플레이어에서 동시에 재생되는 화면 6개 중 보고싶은 화면을 선택해 볼 수 있게 하는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을 선보였다.

 

2020년 12월 27일에 비욘드 라이브에서 열린 〈Beyond LIVE - NCT : RESONANCE ‘GLOBAL Wave'〉에서 분할화면으로 보이는 관객들이 언택트 공연장을 채운 모습이다.
2020년 12월 27일에 비욘드 라이브에서 열린 〈Beyond LIVE - NCT : RESONANCE ‘GLOBAL Wave'〉에서 분할화면으로 보이는 관객들이 언택트 공연장을 채운 모습이다.

돌아온 오프라인 콘서트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오프라인 콘서트가 돌아왔다. ‘좌석 띄어 앉기’와 ‘함성 및 떼창 금지’라는 제한 속에서 재개된 오프라인 콘서트가 마침내 제한없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갈 수 없었던 아이돌이나 솔로 가수의 무대부터 여러 가수가 모이는 축제들까지, 약 3년이라는 시간을 딛고 다시 개최됐다.

올해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던 국내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 ‘서울재즈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콘서트들이 열리는 움직임이 나타나 거리두기가 없는 2022년 하반기에는 다양한 콘서트를 즐길 수 있었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해외 정상급 아티스트와 국내 유명 뮤지션들이 함께하는 공연으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름에는 ‘워터밤 2022’와 ‘싸이 흠뻑쇼 2022’가 3년 만에 돌아오면서 올해 여름이 뜨거운 함성과 떼창으로 채워졌다. 

 

▲위 사진은 흠뻑쇼 현장에서 찍은 ‘싸이 흠뻑쇼 2022’ 티켓(왼쪽)과 흠뻑쇼 공연 진행 중 관객들이 휴대폰 플래쉬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오른쪽)이다.
▲위 사진은 흠뻑쇼 현장에서 찍은 ‘싸이 흠뻑쇼 2022’ 티켓(왼쪽)과 흠뻑쇼 공연 진행 중 관객들이 휴대폰 플래쉬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오른쪽)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대중음악 콘서트에 즐겨갔던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콘서트 제한이 풀렸을 때는 행복하기도 했지만, 소리도 지를 수 없고 박수만 칠 수 있어서 매우 답답했다”라면서 “제한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는 함성과 함께 가수의 무대를 즐길 수 있어 오프라인 콘서트가 돌아온 게 실감났다”라고 돌아온 오프라인 콘서트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A씨는 언택트 콘서트와 오프라인 콘서트를 비교해 봤을 때 “오프라인 콘서트는 관객들이 직접 가수를 보면서 라이브를 들을 수 있어 가슴이 벅차오른다”라고 말했다. 대중음악 콘서트를 즐기는 다른 관객 B씨 또한 “집에서 편하게 콘서트를 즐길 수 있더라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웅장한 사운드가 주는 압도감은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없다”라면서 오프라인 콘서트에서만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다시 느낄 수 있음에 환호했다.

 

온라인도, 거리두기 해제도 해결 못 하는 ‘공연장 빈부격차’

대중음악 콘서트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고 다시 오프라인 콘서트가 돌아왔지만, 콘서트 산업계는 또 다른 과제에 시달리고 있다. 방역 지침으로 오프라인 콘서트가 열리지 못할 당시, 대극장 공연에 비해 소극장 공연들은 더 큰 피해를 받았다. 대형 기획사는 팬덤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기는 등의 시도가 가능했다. 그러나 그만큼의 자본과 팬덤이 주어지지 않은 소극장은 직접 티켓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기에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길 수도, 공연을 이어갈 수도 없었다. 그러면서 이른바 ‘공연장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게 된 것이다.

사실 공연장 빈부격차는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떠오른 문제는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조사한 ‘2018 공연예술실태조사(2017년 기준)’에 따르면 집계 당시 전체 공연시설 · 단체 중 7.2%에 해당하는 민간기획사가 국내 공연 매출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요한 것은 나머지 92.8%의 공공 · 민간 공연단체는 공연 건수 · 횟수 · 총 관객수에서 전년 대비 낮은 실적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대극장과 소극장의 빈부격차가 심화하는 현상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발생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장이 사라지고 중소기획사에서 데뷔한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서지 못해 해체하는 등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K-POP과 우형윤 교수(이하 우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소극장의 어려움에 대해 “비교적 젊은 층을 확보한 K-POP 아티스트들은 기술을 활용한 언택트 콘서트로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하지만 오프라인 티켓판매를 통한 수익에 의존하던 중소규모 콘서트들의 기획사 및 관계자들의 타격은 매우 컸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시대의 변화에 맞춰 공연의 ‘정체성’을 찾을 것을 강조했다. 우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삶의 방식도 바뀌고 있는 만큼 콘서트도 이에 맞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라며 “오프라인 콘서트가 다시 가능해졌으니 소규모 콘서트도 과거의 형태대로 명맥을 이어가기보단 신기하고 새로운 것에 주저함이 없는 세대들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앞으로의 콘서트는

오프라인 콘서트가 다시 시작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택트 콘서트가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온라인으로 현장을 송출하는 방식이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단순한 오프라인 콘서트뿐만 아니라 ‘메타버스(Metarverse)’와 VR(가상현실) 산업을 활용한 콘서트의 등장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공 ·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3차원 가상 공간을 의미한다. 공연의 장이 온라인으로 넘어 감에 따라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상 공간에 대한 콘서트 업계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다. 메타버스를 접목한 콘서트가 등장하면서 메타버스를 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사들이 VR 산업과 협업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우 교수는 콘서트 산업이 음반발매와 유통을 통한 수익구조보다 더욱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산업이라 말한다. 아티스트와 기획사들의 가장 큰 수익원인 대중음악 콘서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영상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VR △AR △메타버스 등을 접목한 형태로 나아간다. 결국 앞으로의 대중음악 콘서트의 전망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콘서트만이 아니라 콘서트에 활용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우 교수는 “BTS의 멤버 중 한 명의 가상 AI가 아침마다 모닝콜을 주고, 운전 중 대화 가능 수준의 AI 기술이 운전자와 대화해주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라면서 “메타버스나 VR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에 따라 콘서트의 기획과 방향이 달라지며, 대중음악 산업과 콘서트는 기술을 두려워하는 세대와 새로운 것을 즐기는 세대로 나눠져 지속될 것이다”라고 콘서트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19는 대중음악 콘서트의 새로운 전환점이기도, 콘서트 산업계의 공연장 빈부격차 문제를 악화시킨 주범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접어들 무렵만 해도 새로운 전환점은 없고 당장 콘서트를 열 수 없다는 어려움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콘서트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메타버스와 VR 등을 접목해 대중음악 콘서트를 이어나간 것처럼, 대극장과 소극장의 격차 또한 줄어들어 관객이 줄 서는, 소극장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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