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의 존재 이유 〈1110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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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의 존재 이유 〈1110호(종강호)〉
  • 이시준(정외 21) 독자권익위원
  • 승인 2022.11.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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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준(정외 21) 독자권익위원
이시준(정외 21) 독자권익위원

지난 몇 주간 학내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뜨거운 감자’가 이목을 한데 모았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통합 명지대학교 학사구조 통합 초안’이 학교의 주인인 학생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전격적인 통합안 발표에 발맞춰 명대신문도 ‘긴급기획’을 편성해 머리기사를 시작으로 총 3면 이상을 할애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먼저, 공청회에서 제기된 통합안의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소개한 것이 눈에 띈다. 학과 신설 · 변경 · 통폐합의 쟁점을 정립하고 여론을 형성한 것은 학보사의 고유한 역할과 우수한 역량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학내 의견 수렴의 부족을 꼬집은 점은 기사를 통틀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민주적 절차의 명백한 하자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폐교’라는 최악의 상황에 떠밀려 졸속한 통합안이 일말의 당위성을 지니게 된다는 현실은 사무치도록 뼈아픈 악몽이었다.

2면과 3면에는 학교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학교 구성원의 고견이 한군데 모여 있었다. 단숨에 보아도 부정적 여론이 지배적인 설문조사 결과는 통합안이 구성원 모두에게 얼마나 해악적인지 재확인할 수 있음과 동시에 모두가 학교의 퇴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더욱이 통합안의 중추를 이루는 ‘순수학문 폐지’와 ‘학부제’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경제성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사회상이 연상된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갈수록 대학가를 조이는 자본의 논리 앞에 세 면에 달하는 이 비보는 필자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의 역할을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들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여론을 집약하고 상관을 조정함으로써 학보사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명백히 증명한 순간이었다.

근래 학교 곳곳을 빼곡히 수놓은 대자보의 향연은 우리의 교정이 허투루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용기를 심어준다. 이제는 학생의 절박한 목소리가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학생자치기구의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많은 학생의 관심으로 차기 학생자치기구는 선출을 마친 채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토록 중대한 시기를 모두가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여론을 가장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는 학보사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 1109호의 빛나는 모습처럼 명대신문이 학보사의 존재 이유를 멋지게 증명하며 나아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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