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단체의 투명성만큼 중요한, 기부자의 ‘똑똑한 기부’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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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단체의 투명성만큼 중요한, 기부자의 ‘똑똑한 기부’ 〈1107호〉
  • 한혜성 기획부장
  • 승인 2022.10.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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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성 | 기획부장
한혜성 | 기획부장

기부문화에 대한 기획기사를 작성하며 흥미로운 내용의 기사를 발견했다. 『더나은미래』의 문일요 기자가 작성한 ‘여론은 모금단체 불신하고, 기부자는 모금단체 신뢰한다’라는 기사다. 해당 기사의 주요 내용은 제목에서 말하고 있듯 기부를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금단체를 신뢰하는 반면, 여론은 모금단체를 불신한다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또한 ‘10명 중 7명, 비영리단체 연봉 실제보다 높게 인식’이라는 내용도 전했다. 『더나은미래』에서 진행한 “비영리단체가 모금액의 몇 퍼센트를 운영비로 쓰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에는 ‘모금액의 20~30%가 적당하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27.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기부금품법」 제13조를 살펴보면 기부 단체는 기부금 모금에 드는 비용과 마케팅비, 관리비와 인건비 등 모든 단체 운영비를 모금액의 최대 15%까지 사용할 수 있다. 대중들의 인식보다 적은 한도에서 운영비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비영리단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을 예상해보라”라는 질문에는 ‘2,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8.8%로 가장 많았다. ‘3,000만 원 이상 3,500만 원 미만’이라는 답변은 18.7%였다. 그러나 실제 비영리단체 직원들의 평균 연봉 또한 대중들의 예상보다 낮았다. 『더나은미래』가 지난 1월 추산한 국내 비영리단체 직원의 평균 연봉은 2,163만 원~2,472만 원이었다.

이와 같은 내용의 기사를 읽으며 든 생각은 “우리가 너무 비영리단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였다. 기획기사에서 짚었던 바와 같이, 비영리단체가 여전히 투명성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스스로 투명성을 갖추어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분골쇄신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은행 자동이체 수수료 까지 10원 단위로 공시한 기부단체가 있는가 하면(충남 천안의 풀뿌리희망재단), 300건이 넘는 지출 항목을 일일이 기재한 단체(한국메이크어위시소원별재단)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이제 기부단체보다는 기부자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똑똑한 기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지 얼마를 기부할지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해, 어느 단체에 기부할지 숙고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고려하는 단체가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 스스로 반성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필자는 종교단체를 통한 간접적 기부와 자선 사업 등에는 참여한 경험이 있지만 ‘똑똑한 기부자’로서 주체적인 기부를 해본 적은, 부끄럽게도 없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서도 필자와 비슷한 경우의 독자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 얼마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어떤 단체에 어떤 목적으로 기부할지를 명확히 생각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의 작은 기부에서부터 기적이 시작되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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