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느니만 못한 보호 <1058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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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느니만 못한 보호 <1058호(종강호)>
  • 명대신문
  • 승인 2019.06.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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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우들이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일면식도 없던 이들과 뭉쳐 명지학원과 명지대학교에게 책임을 물었다. 교정 풍경도 달라졌다. 어딜 가도 학우들이 꾹 눌러 쓴 대자보가 눈에 띈다. 인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는 “유병진 총장과 재단은 깊이 반성하라”며 “유영구의 면회를위한 교비 사용, 재단에서 내야 하는 사학연금의 교비 충당”에 대해 책임을 묻는 대자보를 게재하기도 했다. 10년여 가까이 빚을 갚지 않아 파산 신청을 당한 명지학원에서 우리 대학까지책임 소재가 확산된 듯싶다.

 명지학원은 사립학교법(이하 사학법) 28조로 인해 빚을 갚을 수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사학법이 재단을 궁지로 몬 것만 같다. 그러나 정작 사학법을 살펴보면, 대학을 ‘보호’하는 조항이 다수 발견된다. 현행 사학법상 총장 등 학교장에서 해임, 임원 취소가 되더라도 각각 3년과 5년이 지나면 학교로 복귀할 수 있다. 또한, 재단 이사들의 친인척이 총장을 맡을 수도 있다. 상지대는 지난 2014년 사학 비리로 구속됐던 전 이사장이 총장으로 재임명되기도 했다. 이렇듯 대학과 재단은 일종의 성역으로 국회와 정부의 법망에서 제외돼왔다.

 오랜 관습을 깨고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7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아 사학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역시 움직이고 있다. 사학비리로 해임된 이사장이나 이사가 학교로 쉽게 복귀할 수 없도록 복귀 불가 시한을 두 배로 늘리고 총장과 이사 자격 기준도 강화하는 내용의 사학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교육이 성역이란 전제는, 교육자와 학생이 존중받을 때 비로소 증명된다고 할 수 있다. 법인으로 인해 학내 구성원이 고통 받는 지금, 우리 대학은 성역이 아니다. 이제라도 변해야 한다. 학우들의 목소리가 교정을 넘어, 변화를 도약시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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