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프랑스 파리로 말이죠. 바다 건너 어딘가로 가는 게 처음인지라 기대 반 걱정 반인 상태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기대 반과 걱정 반을 공유하는 단어는 바로 ‘언어’였습니다.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삼는 사람들하고 말을 하게 된다’라는 기대와 ‘아침부터 밤까지 한국어가 아닌 언어로 말해야 하는데 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그것이었습니다.
낯선 땅을 밟고서 처음 외국인과 말한 장소는 콩코르드 광장 근처에 있는 한 젤라또 가게였습니다. 사실 다른 여행지는 입장권이 예매된 상황이거나 한국인 가이드가 있어 개인적으로 말을 걸 상황이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혼자서 외국인을 마주하고 말을 꺼내야만 했습니다. 컵 하나에 두 가지 맛을 담을 수 있냐는 그리 어렵지 않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cup’과 ‘two’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아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입이 바싹 마르는 것을 눈치챈 직원분이 “Take it easy”라며 안심을 시켜줬습니다. 잠깐의 고민 끝에 “Can I pick two flavors in this cup?”라고 물어보며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느낀 것은 ‘외국으로 많이 나가봐야겠다’가 아니었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단어 하나하나를 연상하고, 불안과 회의감에 사로잡힌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쭉쭉 내뱉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을 만나 말을 한다는 것. 별거 아니지만 낯선 사람을 만나 낯선 언어로 한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고통이었습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세계 시민이 되기 위한 통과 의례라 할까요. 하지만, 인간은 ‘표현하는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조금은 어색하고 부족해도 그 상황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하나하나 해쳐간다면 과거의 부끄러움이 오늘의 자신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을 갔다 와서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저는 올 한 해 이렇게 제가 전에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도전적인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여 남들의 시선과 세상의 움직임에 휩쓸리지 말고, 나 자신의 기준에서 열심히 사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번 겨울, 저도 ‘외국인과 자신 있게 대화하기’라는 목표 하나를 이룬 만큼, 이번 학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하나 찾아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끝으로, 19학번 새내기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리고 각자 자신만의 멋들어진 개성과 알찬 계획으로 학교생활 잘 해나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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