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족식 현장
세족식 현장
교수가 제자의 발을 손수 씻겨주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스피커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러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총장과 교직원들이 학생의 발을 씻기는 동안 플래시가 끊임없이 터졌다.
교수들은 세족을 하기 직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학생을 위해 기도를 했다. 그들 사이에 어떤 감정이 오고갔는지 알 수 없지만 그모습이 훈훈했음은 사실이다.
세족식을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은 웃으며 가만히 있었지만 어쩐지 불편해 보였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이천년 전 예수가 발을 씻긴 제자들의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사랑이 전달되었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학생들은 발을 닦은 수건을 기념선물로 받았고 총장은 학생 한 명한 명 포옹해주며 세족식을 마무리했다.
총학생회 임원과 단과대학 회장단이 학생 대표로 세족식에 참여했지만 총장과 교직원의 사랑은 그것을 지켜보던 학우들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하여 본을 보였노라’
그 날의 세족식 현장은 성경봉독 때 함께 읽은 요한복음 13장 13-15절 말씀 그 자체였다. 섬김의 정신을 전통을 잇고자 하는 학교와 실천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며 취재하는 과정은 기자로서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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