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이조의 장기현장실습제도
올해 청년 취업난이 대·중소기업 모두 높아졌다고 한다. 올해 2월 현재 청년실업률은 11.1%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지경까지 왔다. 취업난으로 인해 대졸자들이 신입사원이 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현상도 부지기수다. 이는 외부의 경제적 요인도 있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을 못하는 대학교육 등 ‘내부 문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장기현장실습제도는 1906년 미국 씬시네티대학 허만 슈나이더 공과대 교수가 창시한 것인데, 대학 내에서의 학습과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일 경험을 번갈아 가는 커리큘럼으로 이론과 실제를 통합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즉 학생들이 학부과정 중 일정 기간 산업체에서 전공 관련된 일이나 프로젝트에 참여, 일정한 보수와 학점을 취득케 하는 제도다. 전공능력 강화와 진로탐색에 용이하다.
이 제도로 학생은 학업성취도 및 전공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이 향상되고, 대학은 산업현장을 반영한 커리큘럼 개선, 산학협력 및 대학 위상 강화 등의 편익을 얻는다. 기업은 생산성 향상은 물론 우수인재 사전검증 및 발굴로 인력채용 비용과 교육훈련 비용을 절감한다. 선진외국 대학들은 장기현장실습제도 전담조직과 더불어 학생들을 상담하고 기업체와 매칭시켜 주는 경험이 풍부한 코디네이터(산학협력 교수 등)를 두고, 제도 참여 기업체를 발굴하고, 학생들의 업무수행 평가와 관리, 취업 연계 등 체계적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년 전부터 일부 대학에서 Co-op제도를 벤치마킹한 장기현장실습제도를 시행해 왔고, 급기야 올해부터는 정부 지원을 통해 전국 14개 대학에서 본격 운영되기 시작했다. 청년 실업 해소 및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물론 외국과 우리나라는 대학환경과 제도에 차이가 있고, 장기현장실습제도가 모든 이들에게 만능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대학교육은 학생의 역량을 강화하여 보다 우수한 예비 사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위기에 빠진 대학교육을 되살리는 데는 장기현장실습제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운 이론과 실무경험을 융합해 경쟁력있는 인재로 거듭나도록 대학들이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