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유, 죽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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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유, 죽지 않는 이유
  • 채원혜
  • 승인 2011.06.06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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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유, 죽지 않는 이유

언제 봄이 오나 싶더니 창문 너머 배경은 이미 녹음이 짙어가는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가장 생동감 넘치는 계절을 앞에 두고, 지나간 봄 유난히도 많았던 대학생들의 자살을 짚어보고자 하는 이유는 살아남은 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삶을 응원하고자 함이다.
올해 들어 불과 4개월 만에 카이스트에서만 네 명의 학생이 자살했다. 한 학교에서만 잇달아, 그것도 최고의 과학영재가 모여있는 카이스트이기에 유독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불명예스럽게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걱정스럽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젊은이들의 자살은 카이스트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여하튼 카이스트의 자살 문제로 일각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의 패배주의나 나약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또한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경쟁적인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각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는 여기에서 자살의 이유에 관심을 가지고 원인 규명에 나서는 것으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가 자살하지 않는 이유, 살아가는 이유에 관심을 가지고 삶에 대한 행복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Maris, Berman과 Silverman은 자살에 대한 취약성을 지니고 있거나 자살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보호요인이 있다면 자살 행동은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보호요인이 우리가 죽고 싶은 순간에도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보호하고 우리를 살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열정적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가져야 할 삶의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두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삶에 대한 신념, 즉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싶은지에 대한 소망과 꿈이다.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가 있을 때, 우리는 삶을 조금 더 열정적으로 살게 된다. 물론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 또한 꿈과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우리가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삶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미래를 꿈꾸게 하는 비전을 가졌는가? 꿈이 좌절되었을 때 딛고 일어설 힘과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둘째,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잇단 자살 소식 사이에서 접한 따뜻한 소식 하나가 있다.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여고생을 친구가 받아내서 살려냈다는 뉴스가 바로 그것이다. “하늘에서 지켜보겠다, 잘 살아라”라는 문자를 받고 곧바로 달려간 친구가 기어이 뛰어내리는 친구를 온몸으로 받아냈고, 다행히 약간의 찰과상 외에는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았다고 하니 이 두 친구는 모르긴 몰라도 삶에 이유 하나가 더 생긴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 나를 붙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인가? 
학기말, 기말시험 스트레스로 무심결에라도 ‘죽고싶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뜨거운 여름, 더 뜨겁고 치열하게 미래를 향해 함께 달려가는 청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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