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유행에 대한 단상 〈1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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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유행에 대한 단상 〈1126호〉
  • 명대신문
  • 승인 202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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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미래를 대비하는 또 하나의 의제인 기후변화와 검은 코끼리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호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성격검사 즉 ‘MBTI’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개강 시즌이라 자기소개를 부탁하면, 간단히 MBTI 유형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개인이 자기보고서 문항을 통해 무언가를 인식하고 판단할 때 각자 선호하는 경향을 찾는 심리검사이다. 캐서린 쿡 브릭스 (Katharine C. Briggs)와 그녀의 딸이 저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riggs Myers)가 만들었으며, 칼 융의 성격유형 이론을 근거로 하였다.

이 검사는 네 가지 척도로 성격을 표시하며 각각의 척도는 두 가지 극이 되는 성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선호하는 세계가 내면세계라면 내향성(Introversion), 세상과 타인이면 외향성(Extroversion) 으로. 인식형태에서 실제 너머를 인식 하면 직관형(Intuition), 실제적인 인식을 하면 감각형(Sensing)으로. 판단 기준이 관계와 사람 위주라면 감정형(Feeling), 사실과 진실 위주라면 사고형(Thinking)으로. 그리고 생활양식에서 즉흥적인 생활유형이면 인식형(Perceiving), 계획적인 생활유형이면 판단형(Judging)으로 보았다. 네 가지 척도마다 두 가지 극단이 존재하므로 16가지 유형이 만들어지고, 각 경우를 나타내는 알파벳을 한 글자씩 따서 네 글자로 ‘ENFP’와 같이 표시한다.

최근 유행하지만, 사실 MBTI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1962년에 최초 버전이 나왔다. 모든 성격유형이 그렇듯 오남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예컨대 “I유형(내향형)이니 사회성이 부족할 것이다”, “T유형(사고형)이니 감정이 무딜 것이다” 등의 편견이나, 사람을 임의대로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성격적인 결함에 대해 방어기제로 사용하거나 자기를 합리화할 수 있다. 기업에서 구직자의 MBTI를 조사한 다음, 특정 유형을 배제하여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여타 성격검사와 달리 MBTI는 응답자가 진실한 응답을 하는지 검토하는 유효성 척도를 사용하지 않기에, 거짓으로 응답할 확률이 높고 이를 거르는 장치도 없다. 재검사할 때마다 다른 유형이 나올 수 있고, 이는 검사 신뢰성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심리학자 대부분은 MBTI에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MBTI는 개인이 스스로 내면과 삶을 성찰하고 이를 토대로 각자 꿈에 맞춰 성격을 고치는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고, 지나친 과몰입은 백해무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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