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이들, 인문캠 학내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다 〈1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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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이들, 인문캠 학내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다 〈1126호〉
  • 박영주 대학보도부 정기자
  • 승인 202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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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과 경비원이 바라본 학교의 모습은?

본지는 2021년 발행된 , 「우리 대학 환경 미화원의 하루를 함께 해보다」를 통해 학내 미화 근로자의 일상을 살핀 바 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 본지는 인문캠 내 청소 분야를 비롯한 경비 근로자의 이야기도 더불어 들어보고자 한다. 존재는 익숙하나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학내 근로자들의 일상은 어떨까. 미화 근로자와 경비 근로자의 업무 환경과 휴게시설을 둘러보고 근로자들을 인터뷰했다.

미화 분야, 7개건물에 36명의 근로자

▲김수곤 미화 반장
▲김수곤 미화 반장

올해 인문캠의 청소 · 경비 업무는 서비스 업체 ‘KT 텔레캅’이 관리하고 있다. 인문캠의 8개 건물 중 생활관은 상업시설로 분류돼 학내 마스터리스 업체가 따로 청소 · 경비 근로자를 고용한다. 문캠 미화 근로자는 총 36명으로, 5명의 남성 미화원과 31명의 여성 미화원으로 구성돼 있다. 4명의 남성 미화원들은 김수곤 미화 반장(이하 김 반장)의 감독하에 각각 △종합관, 미래관 △학생회관, 행정동, 운동장 △국제관, 방목학술정보관 △MCC관으로 분류된 구역들의 외곽을 담당해 청소한다. 31명의 여성 미화원은 △ 종합관에 10명 △학생회관에 4명 △미래관에 2명 △국제관에 5명 △행정동에 2명 △방목학술정보관에 5명 △ MCC관에 3명이 배정돼 건물 내부를 청소한다.

미화 근로자의 일과는

▲종합관 지하를 청소하는 백옥희 미화원이다.
▲종합관 지하를 청소하는 백옥희 미화원이다.

오전 6시면 미화 근로자들의 청소가 시작된다. 각자 맡은 구역의 분리수거함부터 시작해 복도와 강의실을 차례로 청소하고, 마지막으로 화장실 청소를 진행한다. 1차로 진행한 청소 업무는 9시에서 9시 반 무렵이면 끝난다. 이후 청소를 마친 근로자들은 10시부터 1시까지 각자 휴식을 취한 후 1시에 다시 청소를 시작하는데, 이때는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을 고려해 아침에 했던 청소들을 역순으로 다시 진행한다. 오전 시간 동안 복도와 화장실 쓰레기통에 쌓인 쓰레기를 비우고, 빈 강의실과 복도를 청소하면 그날의 업무가 끝난다.
퇴근 전, 미화 근로자들은 주에 세 번 종합관 지하에 위치한 사무실에 모여 △개인 건강 △층별 민원 △특별사항 등을 회의하고 있다. 김 반장은 “4월부터는 회의를 매일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휴게시설 및 처우점검
①지하에 있던 미화 휴게실, 지상층에 신설
지난 2월, △종합관 △국제관 △행정동 내 휴게실에 환경개선공사가 진행됐다. 공사에 따라 노후한 난방과 조명 시스템이 변경됐고 3개의 휴게실이 지상층에 신설됐다. 이러한 전면 공사는 교육부가 우리 대학에 보내온 휴게시설의 개선 및 시정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인문캠 내에는 기존 10개의 미화 휴게실 중 4개가 △학생회관 지하 1층 △국제관 지하 1층 △방목학술정보관 지하 1층에 각각 자리 잡고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94조의2(휴게시설의 설치 · 관리 기준)에 따르면 휴게시설은 습도 조절 기능 · 조명 조절 기능 · 환기 장치 설치를 의무 이행해야 하나 인문캠 내 휴게실 4곳은 지하에 있어 이를 준수하지 못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2022년, ‘2022년 사립대학교 청소근로자 휴게시설 실태 조사’에 기반해 ‘지하 휴게실을 지상에 설치할 수 있도록 개선 계획 수립 · 이행을 권고’하는 공문을 우리 대학에 보냈다. 그러나 예산 수립과 공간 확보가 필요해 실질적인 공사까지는 2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국제관 4층에 신설된 미화 휴게실의 내부 모습이다.
▲국제관 4층에 신설된 미화 휴게실의 내부 모습이다.

환경개선공사에 따라 지하에 있던 휴게실은 폐쇄됐고, 국제관 내 △4층 △5층 △6층에 휴게실 3곳이 신설됐다. 김 반장은 지상층에 신설된 미화 휴게실에 대해 “지하 휴게실에서는 곰팡이와 습기가 발생하곤 했다” 라며 “지상층으로 옮긴 휴게실은 쾌적하고 좋다”고 얘기했다.

② 남녀 미화원 모두 휴게실에 만족해
현재 인문캠에는 신설된 휴게실을 더해 9개의 미화 휴게실이 있다. 각각 △종합관에 2개 △국제관에 3개 △행 정동에 1개 △생활관에 1개 △MCC관에 2개로, 이 중 7개가 여성 미화 휴게실이다. 여성 미화원들을 찾아가 휴게실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하나같이 “너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MCC관 지하의 남성 미화 휴게실에도 방문했는데, 남성 미화원들 역시 시설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미화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다

▲종합관 담당 여성 미화원들
▲종합관 담당 여성 미화원들

청소 과정에서 고충이 있는지 묻자, 김 반장은 “껌을 떼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종합관 10층 강당 바닥은 카펫으로 돼 있어, 이곳 바닥에 껌을 뱉으면 청소하기가 더 힘들다”고 전했고, “담배꽁초가 금연 구역 외 학내 사방에 버려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학생들이 주의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미화원들은 다량의 휴지가 바닥에 그대로 풀어져 있는 경우를 들며 휴지를 낭비하지 않기를 부탁했다. 또 “소수의 학생들이 음료가 남았음에도 쓰레기통에 그냥 버린다”라며 남은 음료는 꼭 비우고 컵을 버려달라고 당부했다. 김 반장과 여성 미화원들 모두 인문캠 학내를 청소하며 젊은 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이 즐겁다는 데 입을 모았다. 또 이른 아침에 나와 일한다는 자부심도 있어 미화원 일이 보람되다고 얘기했다.

경비 분야, 24시간씩 교대하는 16명의 근로자
인문캠의 경비 근로자는 16명으로, 미화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모두 KT 텔레캅에 소속돼있다. 경비 근로자의 업무는 크게 △안내 △시설물 관리 △순찰로 나뉘며 대부분의 활동이 유동적으로 이뤄진다. 본부이자 상황실인 종합관 1층 경비실에는 4명, 생활관을 제외한 인문캠 내 건물들의 1층 경비실에는 2명의 경비 근로자가 배정돼 있다. 각 건물을 맡은 경비 근로자들은 조를 나눠 아침 7시를 기준으로 24시간씩 교대하며 번갈아 근무한다.

휴게시설 및 처우 점검
경비 근로자에게 부여된 휴게 시간은 하루에 9시간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총 4시간이 식사 및 휴게 시간으로 정해져 있고 새벽 12시부터 아침 5시까지가 수면 시간이다. 그렇다면 경비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① 일하는 곳에서 쉬어야 하는 아이러니
생활관을 제외한 인문캠 학내의 경비 휴게실을 모두 취재해 본 결과 종합관과 행정동은 휴게실이 경비실 내부에 또 하나의 방으로 마련돼있었고, MCC관은 같은 층의 다른 공간에 휴게실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회관 △미래관 △국제관 △방목학술정보관은 휴게실과 경비실의 구분 없이 책상 옆에 침대가 있는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책상과 침대 사이에 커튼이 설치돼있었지만, 미래관 경비실 내에는 그마저도 없었다.
학생회관에 상주하는 경비원 A는 “학생회관은 학내 건물 중 유일하게 24시간 동안 개방하고 있다. 그래서 밤에도 학생들이 자주 1층을 오가곤 하는데, 경비실 안에 잠을 자는 휴게실이 함께 있기에 학생들이 오갈 때 소음이 크면 잠을 잘 자지 못한다”라며 불편을 호소했다.
방목학술정보관에 상주하는 경비원 B는 휴게실과 경비실이 한 공간에 있는 것에 대해 “이곳의 경비실은 대형 공간인 국제회의장 옆에 있다. 국제회의장뿐 아니라 여러 행사장이 도서관에 자리 잡고 있어, 휴게 시간일지라도 학생들이 경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잦다. 물론 학생들의 요청이니 어쩔 수는 없으나 휴식도 경비 실에서 취하다 보니, 공간의 특성상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경비원 C는 “휴게 시간이라는 팻말을 달아놔도 학생들이 창문을 두드리고 도움을 요하면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경비원이 경비실 안에 있으니 도움을 청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얘기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94조의2(휴게시설 의 설치 · 관리 기준)의 [별표 21의 2] 11번 항목은 휴게 시설을 ‘물품 보관 등 휴게시설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인문캠 내 4개의 경비 휴게실은 사실상 근무 공간과 같으므로, 휴게 시설 외 목적으로 사용된 셈이다.

②침대 평균 크기 83cm x 193cm
경비실 내 책상과 분리돼 있지 않은 침대의 표면 면적을 재본 결과 각각 △학생회관(81cm×185cm)* △미래관(76cm×216cm) △국제관(85cm×192cm) △방목학술정보관(90cm×180cm) 였다.

*(가로 길이×세로 길이)

▲미래관 1층 경비실 침대의 가로 길이를 재고 있다.
▲미래관 1층 경비실 침대의 가로 길이를 재고 있다.
▲미래관 1층 경비실의 내부 모습이다.
▲미래관 1층 경비실의 내부 모습이다.

경비 휴게실의 공간 분리 및 신설 가능성을 묻자, 총무시설팀의 전용우 팀장(이하 전 팀장)은 “공간 개선의 의지는 있으나, 미화 휴게실의 경우처럼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문제다”라면서도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비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다

▲왼쪽부터 서성권 반장, 최현돈 조장, 남태산 소장
▲왼쪽부터 서성권 반장, 최현돈 조장, 남태산 소장

종합관에 상주하는 세 명의 경비 근로자들에게 업무 과정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게 있는지 묻자, 서성권 반장(이하 서 반장)은 “현재 분실물 취급 창구가 단일화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이에 총학생회나 학생지원팀이 물품을 보관하도록 하고 분실물 습득 사이트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라고 제안했고, 이어 “행정동과 국제관의 경우 경비실 표지판에 ‘수위실’이라고 표기된 것을 모두 ‘경비실’로 통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총무시설팀에 이를 전하자, 전 팀장은 즉각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동 1층 경비실이 ‘수위실’로 표기돼있다.
▲행정동 1층 경비실이 ‘수위실’로 표기돼있다.

남태산 소장(이하 남 소장)은 “총무시설팀에서 그날 이용될 강의실을 미리 통보해주면 그에 맞춰 문을 열어놓는데, 계절학기 수업이 있는 경우나 방학에 교내 행사가 갑자기 잡혔을 때 통보를 받지 못해 난감했다. 문이 잠겨있다 보니, 학생들도 제때 강의실에 들어가지 못해 경비실에 도로 내려오곤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 팀장은 “종합관 경비실에 매일 다음날의 대관 현황을 전달하나, 소통 과정에서 종종 어려움이 발생한다. 계절학기 수업의 경우는 시간표와 강의실의 편성이 학사지원팀의 업무이다 보니,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최현돈 조장은 “명지사랑봉사단이 매년 연말에 건강제품을 선물하고 감사 편지를 써줘서 따뜻한 감동을 받는다”고 얘기했다. 또 명지대학교 학생들이 신사적이고 바르다고 말하자 서 반장, 남 소장도 공감했다.

인문캠 미화 근로자와 경비 근로자는 관리 업체가 바뀌어도 학교가 장려하고 있는 고용 승계 원칙에 따라 근속해 왔다. 학생보다 학교에 매일 더 오랜 시간 머무르고, 그간 더 오래 머물러 온 이들이기에 학교라는 공간에 느끼는 친밀도 또한 남다를 테다. 학교를 지켜온 학내 근로자들 또한 학생들과 같은 학교 구성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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