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스 콜링 〈1125호〉
상태바
쿠쿠스 콜링 〈1125호〉
  • 박현수(국문 20) 학우
  • 승인 2024.03.11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쿠스 콜링

로버트 갤브레이스

문학수첩

 

 

 

 

 

 

 

"높은 명성으로 그 불행까지 유명해지는 자는 불행하도다.
루키우스 아키우스, 「텔레포스」"

 

매호 발행되는 백마인의 책갈피에는 저명한 고전이나 울림을 주는 작품이 주로 눈에 띈다. 그중에는 나 또한 감명 깊게 읽었던 책도 있고, 처음 알게 되어 호기심이 이는 책도 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병렬 독서 속에 쌓여사는 나로서는 매번 더 좋은 책을 찾으려는 욕망이 나를 잠식하고 있는 듯싶다. 읽어 보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을 새로이 알게 되면, 설렘과 동시에 읽어야 한다는 부채감이 함께 쌓여 결국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이상한 무게감이 존재한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독서의 본질은 늘 ‘재미’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려 한다. 무언가를 느끼고, 알고, 그것이 삶에 직결되는 과정은 해당 책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독서’라는 행위 자체는? 독서의 순간 나는 책 속에 완전히 빠져들어, 현실 세계와는 유리된 새로운 공간 속에 존재하게 된다. 시공간을 초월해 ‘재미’ 속에 빠져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한 몰입과 충만을 경험한다.

로버트 갤브레이스의 『쿠쿠스 콜링』은 그러한 재미를 분명히 보장한다. 로버트 갤브레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가명으로, 그가 가명으로 내놓은 첫 번째 추리 소설이다.

『쿠쿠스 콜링』은 탐정 코모란 스트라이크가 고급 주택에서 추락사한 슈퍼모델이 자살이 아님을 밝혀나가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 스트라이크는 15년 간 함께였으나 얼마 전 이별하게 된 여자친구, 경제적 어려움, 이 때문에 유능한 조수 로빈을 맞이해도 제대로 고용하지 못하는 문제 등 여러 현실적인 고뇌와 자책 속에 있다. 냉철하고 흠집 하나 없이 완벽한 탐정의 모습보다는, 사소하고 멋없는 이면이 드러나는 이 소설은 탐정과 함께 호흡하며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게 된다. 범인을 쫓는 추리물인 동시에 난관을 딛고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진정 독서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좇게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