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가 뭐길래 그래요 〈1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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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사용료가 뭐길래 그래요 〈1125호〉
  • 황성용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24.03.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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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를 개시했다. 자닌해 12월, 트위치는 한국 철수에 대해 '망 사용료'가 타국에 비해 10배가 높다며 성장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여서 더 이상의 운영이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통신자사업자연합회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 반박해 입장의 차이가 극명하다. 이에 다시금 '망 사용료'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망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일종의 통로이다. ISP(Internet Service Provider)는 망을 설치ㆍ운영해서 돈을 벌고 CP(Contents Provider)는 그 망을 통해 컨텐츠를 유통하여 돈을 번다. 이때 CP는 '망 접속료'를 내고 망을 사용한다. 그런데 일부 거대 CP들 때문에 망 사용량이 늘어 그만큼 돈이 더 드니, 망 접속료에 더해 그들이 '쓰는 만큼' ISP가 대가를 더 받는다는 게 보통의 망 사용료(망 이용료) 개념이다.

망 사용료는 보통 기업 간 계약으로 합의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용률이 높은 구글(유튜브), 넷플릭스 등 거대 해외 CP와 우리나라 통신사 간 분쟁, 국회의 망 사용료 지급 의무화 법안 발의로 우리나라는 망 사용료 논의의 최전선에 놓이게 됐다. 이는 세계를 대표해 거대 CP에게 합당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발의된 법안과 통신사에 대한 국내 여론은 싸늘했다. 단통법, 5G 허위 광고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내 통신사에 좋은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트위치 철수 과정에서도 잡음이 계속됐다. 최고 화질이 780p로 제한되고 다시보기 VOD 서비스가 중단됐다. 트위치에서는 해당 조치가 비용절감을 위한 건 아아니라 밝혔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에 반발하는 조치로 평가했다. ISP와 CP 간 분쟁의 피해가 이용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다.

'소비자를 위해서'라고 한 마디씩 덧붙이긴 하지만, 여태껏 망 사용료 논의에는 이용자의 가격 부담이나 서비스 품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누군가는 트위치 철수로 직장을 잃고 누군가는 소중한 선택지를 잃었는데, 책임지려는 이는 아무도 없다. 망 사용료가 얼마인지만 중요할 뿐이다.

물론 ISP가 받아낼 망 사용료가 얼만지는 중요하다. CP가 자유롭게 컨텐츠를 유통할 자유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이용자' 없이는 서비스와 매출도 없다. 망 사용료도 좋지만 망과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ISP와 CP의 의미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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