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핼러윈 축제 기간 중 인파 밀집 지역으로 예상한 용산구 이태원을 비롯해 △광진구 건대 인근 △마포구 홍대 인근 △강남구 강남역 일대 등을 대상으로 인파 아넌관리 대책을 시행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강남과 홍대에 인파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를 우려한 조치였다. 특히 홍대를 중심으로는 △안전 펜스 설치 △사고 예방 방송 차량 배치 △홍대입구역 인원 통제 △임시 응급의료소 배치 △핼러윈 합동상황실 마련 등 총력을 기울였다.
이외의 인파 밀집 예상 지역에도 사고 대비를 위해 '지능형 피플 카운팅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AI 인파 감지 CCTV를 활용해 해당 장소의 인원을 집계 및 감시하여 위험 징후를 알리는 시스템이다. 지난달 25일에는 이를 활용하여 광진구 '건대맛의거리' 초입의 한 좁은 골목에서 실전 훈련을 시행했다. 밀집의 위험 단계는 △주의 △경계 △심각 3단계로 나뉘는데, 해당 훈련에선 30㎡의 좁은 골목에 △주의(1㎡당 3명, 약 90명) △경계(1㎡당 4명, 약 120명) △심각(1㎡당 5명, 약 150명)단계의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은 길이 5.7m, 폭 3.2m로 약 18.24㎡의 공간에 300여 명이 몰려, 1㎡당 16명이 뒤엉킨 상황이었다. 앞서 연출된 심각 단계의 훈련은 실제 참사 상황보다 3배 이상 완화됐다는 점에서 훈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또한, 정확한 인파 밀집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교통 상황과 경사도 등의 요인도 필요하기에. 해당 시스템만으로는 파악에 한계가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과 유사하게 폭이 4m 미만인 도로는 서울시 전체 도로의 24%에 달한다"며 현재 시스템으로는 좁고 경사진 위험지역을 전부 파악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핼러윈을 잘 넘겼다고 긴장을 풀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핼러인 외에도 거리에 많은 인파가 모일 수 있는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인파 안전관리 대책에 대해 '잠깐'의 노력이 아닌 지속적 · 제도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소 잃고 고친 외양간
다시는 무너지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