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박멸 작전에서 고시원은 예외? 〈1123호(종강호)〉
상태바
빈대 박멸 작전에서 고시원은 예외? 〈1123호(종강호)〉
  • 명대신문
  • 승인 2023.11.20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운다.’ 작은 것에 크게 반응하여 큰 위험을 자초한다는 뜻의 속담이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빈대를 완전 박멸하기 위해서는 초가삼간을 태워야만 가능하다는 해석이 더 어울리겠다.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극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며, 알이 두껍기 때문에 살충제 침투가 어려워 박멸이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려 유럽 전체를 골머리 앓게 했던 빈대가 느닷없이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인천의 한 사우나와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빈대가 발견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빈대 목격 신고가 이어졌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는 “KTX와 지하철에서 빈대를 봤으니 옮지 않기 위해 등을 떼고 앉아라”고 하거나 “쿠팡 프레시백에서 빈대가 나왔으니 현관 밖에서 개봉하라”는 등 ‘빈대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무조정실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일주일간 대중교통시설에서 빈대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쿠팡 관계자는 “전문업체의 정기적인 소독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빈대가 발견된 사례는 없다”며 지난 7일 익명의 유포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처럼 점점 증가하는 국민들의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 3일부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 10개 관계부처 및 지자체가 참여하여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를 꾸렸다. 또한, 지난 13일부터 12월 8일까지 4주간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을 운영해 전국 빈대 취약 시설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방역 사각지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중위생관리법』상 관리 대상인 목욕탕 및 사우나와 달리 자유업종으로 분류되는 고시원 등은 자체 소독을 권고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일 빈대가 발견된 인천의 한 사우나는 방역 조치가 이루어진 반면에, 사우나 바로 위층에 위치한 고시원은 사우나로 빈대를 옮긴 원인으로 지목됨에도 불구하고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즉, 기존의 복지 사각지대가 방역 사각지대로 이어지는 행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한다. 한 마리의 빈대가 수습할 수 없을 정도의 재앙을 만들기 때문에 빈대야말로 모든 영역에서 완벽을 기해야 한다.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복지와 방역에 사각지대는 없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