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월요일 프로야구단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29년 만의 우승이라니 팬들은 매우 즐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순간을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의 뉴스에 더 관심이 갔다. 바로 '디지털 약자'로 분류되는 노년층에 관한 뉴스였다.
최근 스포츠나 공연만이 아니라, '현금 없는 매장', '페이퍼리스 행정'등 민간과 공공부문을 막론하고 모든 서비스를 디지털 위주로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가 '아날로그 서비스'에 비하여 훨씬 편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나친 온라인 위주 서비스로 인하여 '디지털 약자'들이 소외당하는 현재 상황이 간과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보니 필자가 몇 주 전에 겪었던 경험이 생각났다. 본가에 가야 해서 기차를 타러 갔는데 예매를 못 해 입석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기차 내 좌석에는 거의 젊은 층이 다수였고, 입석에는 대부분 노년층이 있었다. 입석으로 이동하는 동안 어느 어르신과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넷 예매가 먼저 시작되기에 좌석표를 구하기 매우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80세의 중절모를 쓴 어르신은 대전까지 2시간을 서서 이동하셔야 했다. 매우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 관심이 생겨 뉴스를 찾아보니, 최근 초등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카카오톡으로 발송하는데, 이것 때문에 조손가정이 겪는 고충이 크다는 댓글도 있었다.
이처럼 급격한 '온라인' 중심 서비스는 사회적 약자인 노년층에게 소외감을 안긴다. 최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도 이 현상을 알고,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외치지만 정책수혜의 대상인 노년층에게는 와닿지 않는다.
필자는 '디지털 약자'를 위해 일정의 '아날로그 서비스'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선 사례를 해결할 수 있는 '현장판매분 할당'이나 '가정통신문 수신 선택'같은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미 하버드대 R.퍼트넘 교수는 '사회적 자본'을 주장했다. 사람 간의 협력을 하게 하는 '사회적 자본'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나누는 요소라고 주장한다. 우리도 언젠가는 늙는다. 우리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우리가 먼저 '사회적 자본'을 쌓아야, 우리도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