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인문생활관 불만 … “조금씩 더 나은 방법 찾도록 노력할 것" 〈1123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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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된 인문생활관 불만 … “조금씩 더 나은 방법 찾도록 노력할 것" 〈1123호(종강호)〉
  • 이서하 편집장
  • 승인 2023.11.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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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시설, 가격에 비해 열악해
청소되지 않는 공용 공간
심한 노후화, 2층 침대 무너져
소통과 대응 미흡해

더 나은 기숙사를 위해
학생과 총학생회의 움직임
기숙사비 환불 규정 변경
후생복지시설관리위원회 설립 예정

 

이번 학기, 우리 대학 학우와 인문생활관(이하 기숙사)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주된 주제는 기숙사비 및 식권 환불 문제로, 이외에도 △기숙사 운영 업체 측과의 불통 △시설 노후화 △전반적 위생 및 청결 문제 등 다양한 불편 사항이 제기됐다. 학우들이 제기한 불만 중에는 이번 학기에 한정된 것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문제시되던 것도 있다. 이에 본지는 설문을 통해 학우들이 기숙사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를 청취함에 더해, 우리 대학 본부와 기숙사 측의 의견 역시 함께 알아보고자 했다.

 

학생이 사는, 학생을 위하지 못하는

① 기숙사비 환불
9월경부터 기숙사에 대해 제기된 문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기숙사비 환불 문제다. 2023년 2학기 기준, 학기 및 6개월 입사자는 2023년 11월 19일부터, 연간 입사자는 2023년 11월 1일부터 기숙사비를 환불받을 수 없다. 학기 입사자와 6개월 입사자는 거주 기간이 각각 2023년 12월 16일과 2024년 2월 10일로 약 2달의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중도 퇴사 시 환불 가능 기간은 동일한 점이 문제시된 것이다. 2022년 2학기의 경우, 학기 입사자와 6개월 입사자의 중도 퇴사 환불 가능 기간이 각각 2022년 11월 19일과 2022년 1월 4일까지로 달랐다.

2022년 11월 17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전국 국공립 및 사립대학교 기숙사 26곳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 당시 △경북글로벌교류센터 △연세대학교 △영남학원 등은 기숙사 입사 후 잔여기간을 중간일* 이하로 남기고 퇴사하는 경우 기숙사비를 환불하지 않거나 위약금을 크게 부여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잔여기간이 30일 이하인 경우에 한해 대체입사자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 환불 불가를 인정했다. 기숙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기입사자는 잔여기간 28일 전 △6개월 입사자는 거주 기간의 50% 시점 △연간 입사자는 거주 기간의 71% 시점으로 환불 규정 기준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환불 가능 기간 관련 민원이 제기돼, 타 대학 및 관련 공공기관의 권고 검토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연간 기숙사 입사자 환불 가능 기간도 거주 기간의 75% 시점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중간일: 잔여기간이 60일에서 90일 정도 남은 시점

② 식권 환불
‘중도 퇴사 외 식권 환불 불가’ 공지 역시 문제가 됐다. 인문캠퍼스 제50대 총학생회 ‘MOVE’(회장 우성희 · 경영 18, 이하 우 회장, 이하 MOVE 총학)의 인스타그램에 게시 된 ‘Dormitory makers’에 의하면, 기숙는 식권 환불 불가 사유로 △식권 구매가 자율인 점 △학생식당과 식수 문제가 연결되어 있는 점 △지난 학기 식권 환불 시 다수의 학부모 민원이 발생했던 점 △식권 환불을 통한 현금화 시도 사례 존재를 들었다. 이에 대해 6개월간 기숙사에 거주하다 올해 2월 퇴사한 A 학우는 식권 환불 규정을 정확히 말해주지 않아 30만원 어치의 식권이 남았다고 밝혔다.

한편 기숙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숙사생 대상 식권 구매는 중도 퇴사 시에만 환불 가능하도록 제한되어 있지만, 이러한 제한 조건이 추가 할인 혜택보다 사생들에게 민감한 사항이라고 하면 충분히 수용해 변경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③ 시설 노후화 및 불친절한 소통

▲사진은 기숙사의 무너진 2층 침대 사진이다. 철골 등의 지지대 없이 침대 틀에 나무 판자와 매트리스만을 올린 구조다. (제공/ 우찬영(경영 22) 학우)
▲사진은 기숙사의 무너진 2층 침대 사진이다. 철골 등의 지지대 없이 침대 틀에 나무 판자와 매트리스만을 올린 구조다. (제공/ 우찬영(경영 22) 학우)

노후화된 시설도 문제다. 우찬영(경영 22) 학우는 “잘 때마다 침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 위에서 떨어졌다”고 침대가 무너질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우찬영 학우는 기숙사 운영사무실에 해당 사실을 전했지만, 기숙사 측에서는 침대를 바꾸는 등 적극적인 조치 대신 드릴을 이용한 단순 수리로 해당 사건을 일단락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학우의 문의에 대한 기숙사 측의 답변을 캡처한 것이다. (제공/ A 학우)
▲사진은 학우의 문의에 대한 기숙사 측의 답변을 캡처한 것이다. (제공/ A 학우)

 

이러한 기숙사 측의 응대에 대해 A 학우는 “불편을 이야기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불친절한 응대 때문에 불편한 점이 있어도 요청을 아예 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본지가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기숙사 현안 관련 설문조사’(이하 설문조사)에는 총 107명의 학우가 참여했으며, 그 중 기숙사 실거주 학생은 78명이었다. ‘기숙사 관리 업체 측과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불만 1점 ~ 매우 만족 5점)’라는 질문에서 설문에 참여한 학우들의 평균 만족도는 2.28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2점에 30.77%의 학우들이 투표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이외에는 △1점 29.49% △3점 24.36% △4점 12.82% △5점 2.56%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우들은 ‘인문캠 생활관(기숙사) 현황 전반에 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남겨주십시오’라는 질문에 관리인 분 들이 불친절하시고, 전반적인 문제점이 원 활하게 처리되지 않는다”, “운영사무실과 학 생들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등 소통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머무는 곳의 변화를 위해
많은 학우가 △본지에 기사 제보 △기숙사 및 총학생회에 건의 △공정위에 문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당 문제를 가시화하고자 노력했다. 학우들의 요청에 응답해 MOVE 총학은 학우들을 상대로 진행한 ‘통금 설문조사’ 등을 기반으로 지난 1일 인문 생활관 운영사무실(이하 사무실)과 대담을 진행했다. 대담에서는 △통금시간 폐지 및 연장 건의 △상벌점 확인 방안 마련 △기숙사 내 휴게실 24시간 개방 건의 △식권 환불 개정 △시설 노후화 등의 문제가 논의되었다. 해당 대담 내용은 MOVE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MOVE 총학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기숙사 와의 대담 표지다. (제공/ MOVE 총학 인스타그램)
▲사진은 MOVE 총학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기숙사 와의 대담 표지다. (제공/ MOVE 총학 인스타그램)

우 회장은 ‘Dormitory makers’(이하 프로젝트)가 명당 프로젝트에서 확장된 것이라 밝혔다. 인문생활관에는 시설 관련 건의가 가능한 구글 폼 '고쳐주세요'가 존재한다. 그러나 운영정책 및 대외적인 시설 문제를 해결할 창구는 없다. 이에 총학생회 시설복지국의 새로운 사업으로서 학우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 회장은 해당 프로젝트는 MOVE 총학이 독자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기숙사 운영위원회 측에서 다음 총학생회와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할지는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한 학교 측 대응을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인문학생지원팀(팀장 윤강용, 이하 윤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 팀장은 “인문학생지원팀의 역할은 의견을 전달해 주는 교두보”라며 인문학생지원 팀에서 총학생회와 인문생활관 사이 대화 창구를 마련해 주었음을 밝혔다. 또한 윤 팀장은 추후 설립될 ‘후생복지시설관리위원회’를 통해 애슐리 입점과 같은 외부 업체 문제에 더해 기숙사 문제 역시 다룰 예정이라 전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현재 학우들은 기숙사 이용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보통이다(37.18%) △만족스럽지 않다(32.05%) △매우 만족스럽지 않다(16.67%) △만족스럽다(10.26%) △매우 만족스럽다(3.85%) 순으로 많이 답했다. 학우들은 “4층 취식실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바닥과 벽에 곰팡이가 많은데 정기적인 보수공사는 진행되지 않는다” 등 시설과 환경 부분의 건의를 다수 제시했다. 사무실은 해당 부분에 대해 “퇴실자가 기본 정리를 마치고 퇴실한 이후 입사를 위한 준비 청소를 진행하고 있다”며 청소 이후 일정 기간 지나 신규 학생이 입사하게 되면 청소상태에 대하여 불만족할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 자주 지적된 사생실 이외 공용 공간의 청소는 미화 근무자가 매일 청소하고 있으나, 휴일 또는 주말의 경우 당직미화근무자만 배정되어 주중과 같은 청소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설에 비해 기숙사비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다”, “기숙사의 본질은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의 안식처가 되는 곳이 되어야 한다” 등 가격 인하 요청도 적지 않았다. 사무실은 2006년부터 물가 상승률 및 여러 사항을 고려하여 기숙사비 인상을 검토 중에 있다고 양해의 말을 전했다.

꾸준히 지적된 소통 문제에 대해 사무실은 △홈페이지, 이메일, 카카오채널 등을 통한 공지 △기숙사 운영위원회를 통해 월 1회 기숙사생 의견을 수렴 △개별 건의에 대한 유선 및 카카오톡 별도 소통 등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무실은 “물리적으로 기숙사 시설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생에게 필요한 공간이 되도록 검토하겠다”며 거주 만족도를 높이고, 기숙사생 간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조금씩 더 나은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외부 업체가 운영한다 해도 기숙사는 명 실상부 우리 대학에 소속돼 있는 학우들의 거주 공간이다. 특히나, 시설 노후화로 인한 기물 파손과 비위생적인 환경은 사생들의 안전 및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기숙사가 학우 들을 위해 조금 더 소통하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기를, 학교가 학생들의 상황에 보다 귀기울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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