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의 우주과학이야기] 달이 기존 예측보다 4천만 년이나 더 오래되었다? 〈1123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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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우주과학이야기] 달이 기존 예측보다 4천만 년이나 더 오래되었다? 〈1123호(종강호)〉
  • 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23.11.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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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달이 생각보다 4천만 년이나 더 오래되었다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일까? 또 이를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중요한 점은 최근 인류가 유인 우주선을 통해서 달에 도달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최근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중국과 인도로, 두 국가 모두 무인 우주선을 달에 성공적으로 착륙시켰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에 인류가 직접 달에 도달한 것은 언제일까? 우주비행사 유진 서난과 최초의 과학자 겸 우주비행사인 해리슨 슈미트가 달에 착륙한 것이 무려 50여 년 전인 1972년이다. 이후로 인류는 달에 가지 않았다. 사실 가지 못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있다. 이는 보다 복잡한 문제인데, 50여 년 만에 달 탐사를 재개하는 세계 각국은 자원 채굴 등 경제적 가치가 높지만, 탐사 난이도도 훨 씬 높은 달의 뒷 면과 남극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의 뒷면과 남극은 크레이터가 많아서 착륙하기 험준한 곳이며, 특히 달의 뒷면에는 ’영구 음영 지역’이 존재해 착 륙 공간을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최근 달에 가본 적도 없는 인류는 어떻게 달의 나이를 업데이트할 수 있었을까?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했다 한들 원격 관측을 통해서 해당 천체의 나이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매우 힘들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서로 엉켜 있을 뿐 아니라 위 방법이 가능했다면 우리는 태양계뿐 아니라 우주의 나이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대체 무슨 방법을 통해 달의 나이가 현재까지의 예측보다 더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류는 놀랍게도 무려 50 여 년 전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앞서 설명한 서난과 슈미트는 1972년 지질학적으로 다양한 지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마레 세레니타티스의 가장자리에 있는 토러스-리트로우 계곡에 착륙했다. 그리고 그들은 110kg에 달하는 현무암, 브레시아, 고지대 지각암 등 달 암석과 토양 총 741개의 표본을 수집했다. 과학자들은 1972년에는 불가능했을 분석들이 미래 시대에는 가능해질 것임을 믿고 수집한 토양의 상당수를 남겨 놓았다. 따라서 첫 분석에는 소수의 표본만 이용이 되었고, 대부분의 샘플이 저장되어 미래의 연구자들에게 천천히 공개되고 있었다. 이는 현재의 오시리스-렉스 등 샘플 리턴 임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여겨지는 표본을 재분석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42억 년 된 지르콘이 들어있는 것 으로 알려진 달 샘플이다. 72255 결정으로 불리는 위 샘플은 원자 프로브 단층 촬영(APT) 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이 수행됐다. 이 기술은 매우 옅은 농도의 원소 조성마저 감지할 수 있어서 보다 작은 구조에서의 시각화와 분석이 가능하다. 과학자들은 샘플안의 납 클러스터링을 확인했으며 납의 분포는 일반적으로 암석에서 지르콘의 나이를 추정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고 새 결과에 따르면 달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약 4천만 년 더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달은 약 44억 6천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즉, 달이 태양계가 탄생한 후 처음 1억 1천만 년 이내에 형성되었음을 암시해 주는 결과이다. 참고로 지구는 45억 년에서 46억 년 사이에 태어났다고 추정되고 있다. 달의 나이는 여전히 지구보다 훨씬 젊은 셈이다.

과학자들은 위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위 결과를 바탕으로 천문학자 및 과학자들 은 거대 충돌 가설로 인해서 지구-달 시스템이 형성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화성 크기였던 테아(Theia)라는 거대한 천체가 지구가 형성될 때 지구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충돌로 인해 파편이 분출되어 우리가 현재 달이라고 부르는 구체가 빠르게 형성되었다고 여겨진다. 이후 달 표면에 후속 폭격이 있었으며, 이는 가장 초기의 지각을 변형시키기 시작했다. 일부는 녹고, 지르콘은 변형되었지만, 또 다른 지르콘은 그대로 또는 보존된 상태로 남겨졌다. 바로 이러한 지르콘 중 하나를 우리 인류가 분석한 것이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과학에도 지름길은 없다.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인류는 오늘도 한 걸음씩 때로는 반걸음씩 나아가며 우주에 대한 신비를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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