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회귀선
나 돌아갈 곳 없어서
앉은 의자가 내려앉았다
서늘한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면
귀신은 나에게 무릎을 내어주고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는데,
침엽수를 베는 사람들은
영원히 악몽에 시달릴 것이다
열매가 괜히 딱딱하다
입 안쪽에 숨긴 것은
너의 어린 낯이었고,
내가 숨어 사는 곳
어디에도 진짜 같은
이야기가 없어서
신을 믿기도 했다
캠프파이어 뒤에 남아 있는
귀신의 시체가 그을려 있다
손 끝으로 건드려본 시간과
그림자를 약통에 넣고 흔든다
잠이 들면
내가 깨지 않기를 바라면서
점친 미래가 소금처럼 반짝였다
손바닥을 펼쳤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허공으로 돌아왔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
〈2023 제69주년 명대신문 시 부문 가작 수상소감〉

저에게 의미 있는 것은 것은 감정을 느끼다가도 이것들을 풀어낼 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냥 슬프다고 얘기하지만 글쎄요 저는 비로소 제가 된 것 같음을 느낍니다. 그만큼 이번 수상은 저에게 의미가 깊습니다.
제가 시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저의 시간을 지켜보았던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매일 느끼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작은 수상 소감 안에 여러분들을 넣기란 너무 어려워요.
그리고 늘 곁에서 저의 시를 믿어주었던 선생님들에게 감사합니다. 언제든 연구실을 찾아가도 제 시를 봐주시는 박형준 교수님과 진심으로 한 글자씩 저를 위하던 유계영 교수님, 제가 처음 시를 쓰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지켜봐주신 이상정 선생님에게 감사를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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