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뇌성마비인 내가 삼성장학생이 되기까지! 〈1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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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뇌성마비인 내가 삼성장학생이 되기까지! 〈1121호〉
  • 박도민(문정 22) 학우
  • 승인 2023.10.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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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민 (문정 22)학우
박도민(문정 22)학우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걷지 못하는 제가, ‘삼성장학생’이 되기까지의 이야기 입니다. 저는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를 가져 휠체어를 타는 모습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를 사귈 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려워 항상 책을 친구처럼 가까이 두게 되었습니다. 단지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만으로 왕따를 당하기도, 학교 폭력을 당하기도 해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공부에만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중학교부터는 ‘나는 학원을 못 가니 직접 물어보 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매일 7시에 등교, 18시에 하교를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새벽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는 다음날 선생님께서 퇴근하실 때까지 들러붙어서 배웠습니다. 그렇게 부족한 공부량과 학습량을 채웠습니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고등학교 1학년까지 전교 1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2학년 때, 매일 반복되는 등교 습관, 영양 및 수면 부족으로 인한 영향으로 몸 상태가 악화됐습니다. 회복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온 어느 날, 담임선 생님께서 성적을 기준으로 뽑는 삼성 장학생 포스터를 보여주시며, 신청을 제안 해주셨습니다.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선생님께서는 지금이 큰 도움이 될 거라며 엄격하게 봐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삼성 꿈 장학생’이 될 수 있었고,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 경험은 고3 입시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에 좋은 일만 오지 않듯 고3 때 제 몸에 적신호가 떨어졌습니다. 점막이 약해져 코를 건드리기만 해도 이불을 다 적실 정도로 코피가 났고, 화장실 갈 시간도 아껴 공부하니 방광염에 걸려 응급실에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링거를 꽂은 채, 대입자소서를 적었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제 자신의 노력과 많은 분들의 도움이 더해져 6개 중 4개 대학에 합격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받은 도움들을 갚기 위해 장애인 이동권 관련 프로젝트에 참석했고, 또한 모교에 멘토로서 후배들을 찾아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명대신문을 보시는, 그리고 이 페이지를 읽으시는 학우분들은 이 글을 보시면서 ‘우리 학교의 뇌성마비 장애인 친구도 노력해서 장학생이 되었구나, 열심히 살면 이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더라도 제 이야기를 듣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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