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불어닥친 'e스포츠' 바람 〈1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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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불어닥친 'e스포츠' 바람 〈1121호〉
  • 황성용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23.10.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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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 중국에서 개최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총 6개의 e스포츠 종목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기쁜 소식이지만, e스포츠는 종목 선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아레나 오브 발러'에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45개국 중 중국을 포함한 7개 국가만 출전했고 '몽삼국 2'는 매출의 95%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위 종목들은 개최국인 중국에 유리한 종목 선정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개최국인 중국의 행보가 더욱 아쉽다. 아시안게임은 분 국가 간 우호와 세계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창설된 스포츠대회인데, 꼭 자국 기업의 이익과 자국민의 금메달을 위한 무대인 줄 아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중국의 행태는 앞으로 e스포츠 종목 선정과 운영의 공정성이 향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중요함을 시사했다. 중국은 e스포츠가 섣불리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도입되어선 안되는 이유를 보여주려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반면 'e스포츠'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우선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라는 물음이 있다. 필자가 보기엔 그렇다. 혹자는 의자에 앉아 딸깍딸깍 키보드, 마우스만 누르는 게 무슨 스포츠인가 싶겠지만, 스포츠는 운동량이나 흘리는 땀의 양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스포츠, 축구를 예로 들어보겠다. 굉장히 열심히 뛰던 축구선수가 경기 중 상대에게 날아차기를 한다면 그 장면을 보고 "이게 스포츠지!"라고 할 사람은 없을 거다. 물론 정식 종목에 채택된 e스포츠 게임들 역시 모든 게이머가 스포츠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스포츠란 무엇일까? 현역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이상혁(Faker) 선수는 "경기를 준비하고, 경쟁하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게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e스포츠도 충분히 스포츠다.

사람들은 e스포츠 경기에 잘 공감하지 못한다. 월드컵의 역사는 이제 100년이 다 되어가고, 메이저리그는 100년이 조금 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국내 리그, LCK의 역사는 이제 11년이 됐다. e스포츠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엔 아직 서사가 부족한 것이다. 비교적 규칙이 어렵기도 하고 말이다.

사기업의 게임이 국제대회 종목에 채택되고 100년씩이나 유지되는 일이 바람직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e스포츠도 어느 종목과 다르지 않게 누군가의 가슴을 뜨겁게 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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