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1121호〉
상태바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1121호〉
  • 신재인(문창 22) 학우
  • 승인 2023.10.10 0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구병모 지음

arte

 

 

 

 

 

 

 

 

 

 

"스스로가 빛나지 않는다면, 시미는 다만 
몇 발자국 앞이나마 비추어줄 한 점의 빛을 보고 싶었다. 
바라는 건 그뿐이었다."

 

오전 강의, 만원을 훌쩍 넘는 한 끼 식사, 퇴근 시간의 7612 버스. 오늘 당신을 버티게 해준 것은 무엇인가요?

구병모 작가의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작다’ 였습니다. 패딩 주머니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갈 정도였으니까요. 아르테 출판사의 ‘손안의 큰 세계, 작은 책’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 작은 이야기 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시작하는 동시에 끝나는 것과 다름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돌아가서, 오늘 당신을 버티게 해준 것은 무엇인가요? 강의는 끝난다는 사실, 그 이전에 자신이 꿈꾸는 바를 이루려면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 편의점 김밥보단 조금 나은 식사, 또 동기들과 함께하는 자리의 즐거움. 집에 가면 나를 반겨줄 침대나, 어쩌면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사람과의 약속. 그런 것들을 바라고 또 이뤄서 모쪼록 괜찮은 하루였다고 생각하시진 않았나요?

사람은 결국 무언가를 바람으로써 살아갑니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사람의 바람에 대해 말합니다. 이야기는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사람들을 비추며 문신의 형상을 입 은 바람을 꼭 괴담처럼 비추지만, 모든 바람이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진 않았으리라는 걸 넌지시 이르기도 합니다. 지속적으로 문신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더 좋은 것을 향한 기도인지, 몸을 훼손하려는 열망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하고요.

소설은 충동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충동이 솟는다는 건, 태울 에너지가 생성됐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존재가 세상 누구보다도 빛나기를 바라는 열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 다.” 그러니까 충동이란 어떤 바람이고, 결국 아직 삶을 살아갈 힘이 있음을 증명하는 행위다. 무모하더라도 꿈을 꾸고야 마는 학우들의 얼굴이 떠올라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충동적으로, 누군가 말도 안된다며 고개를 저어도 한 번쯤 빛나고야 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게 해야만 사람이 살아갈 수 있음을 일러주는 이야기. 이 작은 이야기가 주머니에 꼭꼭 숨어있다가 강의실에서, 식당에서, 지하철에서 학우분들의 작은 버팀이 되어주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