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지난 그의 시신은 연휴 첫날에 발견됐다 〈1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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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지난 그의 시신은 연휴 첫날에 발견됐다 〈1121호〉
  • 명대신문사
  • 승인 2023.10.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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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숨진 40대 남성 A씨를 발견한 건 추석 연휴 첫날 그의 집을 방문한 가족들이었다. 우편함 속에는 석 달 치의 관리비 고지서와 13통의 우편물이 있었고, 경찰은 아파트 내부의 CCTV를 확인했으나 범죄 혐의를 찾지 못했다. 이를 통해 경찰은 A씨의 사망 연유가 고독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상당 부분 부패된 A씨의 시신은 두 달이상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지역관계망을 기반으로 한 ‘안전/안부 확인형 모니터링’을 사업의 일환으로 내세웠다. A씨가 거주하던 지자체도 고독사 위험가구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지만, 그 대상은 질병이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기초생활수급자에 국한되어 있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고독사의 주된 대상을 50, 60대 남성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지난 5월 개최한 캠페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5060 남성을 위한 고독사 예방 시작’이라는 명칭을 붙여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강남 지역에서 오랫동안 수학 강사로 일해온 40대의 A씨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고독사의 원인은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간과를 중점으로 분석된다. 이에 고독사 예방 을 위한 계획들이 설계되고 있으며 여러 포럼과 캠페인 또한 꾸준히 열리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방안 속에서 일컬어지는 ‘사각지대’에는 사실 특정 연령대와 계층의 사람들 만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앞선 보고서는 고독사 위험도에 따라 구분한 사업 대상에게 각각 예방조치를 달리하고 있지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고립을 예방하는 방안으로는 ‘복지서비스 정보 메시지 발송’ 수준의 조치만을 내놓고 있다. 그보다 ‘1인 가구’라는 큰 틀 아래의 모든 대상에게 예방의 복지 서비스를 동등히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취약계층이나 고독사의 주된 대상을 우선 고려할 수는 있으나, 죽음의 무게는 모든 이에게 동일하다는 사실을 잊 어서는 안 된다.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간과를 마냥 뉘우치기보다 사각지대의 범위를 좁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예방에 정도를 둔다면 

죽음에도 정도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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