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캠 샤워실과 탈의실 … 있지만 없는 학생복지시설 〈1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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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캠 샤워실과 탈의실 … 있지만 없는 학생복지시설 〈1119호〉
  • 박영주 대학보도부 정기자
  • 승인 2023.09.1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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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몰랐다’ 자연캠 64%, 인문캠 71% 
방학 중 자연캠 명승관 샤워실 전격 공사 
인문캠은 MCC관에 샤워실 새롭게 지을 것

우리 대학 양캠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의 공간이 있다. 바로 학내 샤워실과 탈의실(이하 샤워 시설)이다. 샤워 시설은 학생복지시설 로서 양캠에 모두 자리하고 있지만, 시설의 위치는 물론 그 존재도 모르는 학우가 여럿 존재한다. 학생들에게 쓰이지 않는 복지 시설은 학내에서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 시설이 학내에 있으나, 존재를 몰라서 누리지 못했다면 더욱 문제가 된다. 본지는 우리 대학 양캠 샤워 시설의 현 상태를 점검하고 최근 있었던 변화들을 알아보았다.

자연캠의 샤워 시설 운영 현황은?
자연캠에는 각각 △명승관 △창조예술관 △학생복지관 3층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샤워 시설이 있다. 명승관의 샤워 시설은 스포츠학부 소속 선수들을, 창조예술관의 샤워 시설은 뮤지컬공연전공 학우들을 위해 운영되며 나머지 두 시설은 모든 학우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자연캠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샤워 시설의 모습이다.
▲사진은 자연캠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샤워 시설의 모습이다.

취재를 위해 자연캠에 방문한 시기가 방학 중이었음에도, 일반 학우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학생회관 소재의 샤워 시설은 미관과 위생 면에서 전반적으로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탈의실에는 4개의 사물함과 세면대를 비롯한 간이 화장대가 있었으며 콘센트도 마련되어 있었다. 탈의실과 연결된 샤워실에는 총 3개의 샤워 부스에 각각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없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샤워 시설이 전반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그것이 성공적인 복지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복지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면 그것이 학우들에게 잘 쓰이고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본지는 KSDC DB를 통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샤워 시설에 대한 자연캠 학우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한 표 및 그래프의 모든 수치는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것으로 총합이 100%가 아닐 수 있다.)

① 66%가 필요로 하지만 64%는 존재 몰랐다 
자연캠 학우 12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샤워 시설의 존재를 몰랐다고 답한 학우는 83명으로 전체 비율의 64.84%를 차지했다. 샤워 시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답한 나머지 35.16%에 전용 샤워 시설이 있는 스포츠학부 선수들과 뮤지컬공연학과 학우들의 응답이 포함되어 있음을 고려한다면, 샤워 시설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일반 학우는 실제로 더 적을 것이다. 
본지는 ‘체육 교양 강의’를 수강했거나 ‘체육분과 동아리’에서 활동한 학우들의 샤워 시설 이용 경험과 만족도를 추가로 조사해 보았다. 체육 교양 강의를 수강한 학우는 전체 128명 중 16명(12.50%)으로, 이 중 샤워 시설을 이용해 본 학우는 2명뿐이었으며 각각 만족했다는 응답과 만족하지 못했다는 응답을 내놓았다. 체육분과 동아리에서 활동한 16명(12.50%) 중, 샤워 시설을 이용해 본 학우는 만족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1명뿐이었다. 
이용률이 적다고 하여 자연캠에 샤워 시설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학내 샤워실 및 탈의실의 필요도를 1부터 5까지의 척도로 물은 질문에 66.41%의 학우가 ‘필요도가 높다’는 의미의 4, 5번 척도에 응답했다. 이에 본지는 자연캠 학우들이 샤워 시설에 긍정적이나, 시설의 존재를 몰랐기에 이용률 또한 낮게 집계됐음을 알 수 있었다.

▲표는 샤워 시설의 필요도에 대한 자연캠 학우들의 응답을 1부터 5까지의 척도로 나타낸 것이다.
▲표는 샤워 시설의 필요도에 대한 자연캠 학우들의 응답을 1부터 5까지의 척도로 나타낸 것이다.

② 명승관 샤워 시설 위생에 불만족
샤워 시설 이용에 만족한 학우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되어 편했다고 답했지만, 샤워 시설 이용에 불만족한 학우들은 빈약한 시설에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스포츠학부 선수들이 지내고 있는 명승관 샤워 시설에 개구리나 지렁이, 벌레가 자주 나와 불편하다는 응답이 있었다.

하계 방학 동안 명승관 샤워실 개선
자연캠에 위치한 4곳의 샤워 시설은 청소가 매일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특별히 명승관 샤워 시설의 위생 상태에서 민원이 제기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체육부관리팀 김일제 팀장은 “명승관 샤워 시설은 목욕탕과 함께 지하에 있어, 환풍기가 있어도 습기가 많이 생긴다. 그래서 가끔 지하실 창문을 열어놓는데 이때 벌레가 들어오곤 한다”라고 밝히며 방학 동안에 목욕탕을 공사하여 샤워 시설의 노후한 환경을 위생적으로 개선하였음을 알렸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8일까지 진행한 보수공사를 마친 명승관 샤워 시설의 전 · 후 모습이다. (제공/ 체육부관리팀 팀장 김일제)
▲사진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8일까지 진행한 보수공사를 마친 명승관 샤워 시설의 전 · 후 모습이다. (제공/ 체육부관리팀 팀장 김일제)

인문캠의 샤워 시설 운영 현황은?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인문캠 내 샤워 시설은 같은 층에 있는 체력단련실(이하 체단실)과 함께 학생 복지의 일환으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지난 3월, 학생복지위원회(위원장 이대환(아랍 21))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수공사로 인한 샤워 시설의 미운영 소식을 전했다. 이에 본지는 샤워 시설 공사의 진척 상황을 알아보고자 방학 중 인문캠의 샤워 시설에 직접 방문해 보았다. 

▲사진은 인문캠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샤워실 내부의 모습이다.
▲사진은 인문캠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샤워실 내부의 모습이다.

남녀 샤워 시설 모두 8개의 사물함을 비롯하여 세면대와 간이 화장대, 3개의 샤워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샤워실 전반은 비교적 쾌적하게 유지되고 있었지만 남자 탈의실의 경우 벽마다 곰팡이가 슬어있었고, 세면대는 물때와 먼지 청소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사진은 인문캠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남자 탈의실 벽면의 모습이다.
▲사진은 인문캠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남자 탈의실 벽면의 모습이다.

공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에, 인문학생지원팀의 윤강용 팀장(이하 윤 팀장)에게 샤워 시설 보수공사의 진척을 물었다. 윤 팀장은 “공사비가 예상외로 증가했고, 샤워 시설의 위치상 환기와 습기문제로 보수를 매년 해야 한다”라며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한편, MCC관에 있는 외부 피트니스 업체 ‘건강과땀’과의 제휴 장학사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시설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피트니스 내 샤워 시설이 학생회관 지하에 있던 기존 샤워 시설을 대체하여 인문캠 샤워 시설은 2학기에도 운영되지 않는다.

샤워는 헬스 후에만 하지 않아요
체단실을 이용하는 학우들에게만 샤워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인문캠에도 자연캠과 마찬가지로 체육 교양 강의와 학내에서 연습을 진행하는 체육분과 동아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KSDC DB를 통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샤워 시설에 대한 인문캠 학우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인문캠 학우 13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샤워 시설이 필요하다’라고 답한 126명(91.3%)의 학우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을 때, 63명 내외의 학우들이 세 가지 보기(△학내 체단실 이용 시 필요하기 때문 △체육분과 동아리의 연습 시 필요하기 때문 △체육 교양 강의 수강 시 필요하기 때문)에 고루 응답했다. 

▲원그래프는 샤워 시설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인문캠 학우들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복수 응답 가능)
▲원그래프는 샤워 시설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인문캠 학우들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복수 응답 가능)

‘체육 교양 강의를 수강한 경험이 있다’라고 답한 17명(12.32%) 중 샤워 시설의 부재로 불편을 겪었다는 학우는 15명이었으며, ‘체육분과 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라고 답한 33명(23.91%) 중 샤워 시설의 부재로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한 학우는 27명에 달했다. 이에 본지는 학내에서 체육활동을 한 학우 대부분이 샤워 시설을 필요로 해, 인문캠 내 샤워 시설의 부재가 학우들에게 결코 작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샤워 시설이 필요한 학우들의 목소리
① 연습이 끝나고 제대로 된 샤워 못 해
인문캠 야구 동아리 ‘나이너스’(회장 오준영 · 융소 18)의 오준영 학우는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을 마치면 땀이 많이 나는데, 통학을 하니 씻을 공간이 달리 없다”라며 자취하는 친구의 집을 번거로이 빌려 씻어야 했던 경험을 털어 놓았다. 방목학술정보관 지하에서 연습을 하는 인문캠 검도 동아리 ‘무릉도원’(회장 이서빈 · 문창 22)과 인문캠 축구 동아리 ‘FC명지’(회장 강창재 · 법학 20), 디지털미디어학과 응원학회 ‘아우름’(단장 김남훈 · 디미 22)에서 활동하는 학우들도 연습 후 땀에 젖은 채로 찝찝하게 귀가해야 했던 경험을 전했다.

② ‘샤워 시설 필요’에 다양한 이유 존재
샤워 시설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수업을 듣는 경우 샤워가 필요하다”, “밤샘 공부를 하고 간단히 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여름에 땀에 젖은 채로 수업에 들어가기 눈치보인다”라는 기타 의견 또한 존재했다. 김민성(사학 18) 학우는 “장거리 통학을 하는 데다 평소 땀이  많아, 학교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곤 한다”라며 학교에 오며 흘린 땀을 씻어내지 못해 불편했다고 이야기했다.

인문캠 MCC관에 새로운 샤워 시설 생길 전망
MCC관 소재의 피트니스 업체 ‘건강과땀’ 내에 샤워 시설이 있지만, 이는 회원들만 사용할 수 있다. 운동기구와 샤워 시설이 모두 외부로 전환되면 우리 대학 내 ‘복지’로서의샤워 시설은 사라지는 것일까. 인문학생지원팀의 윤 팀장에게 학내 샤워 시설의 존립 여부를 묻자, 윤 팀장은 “MCC관 1층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운동 후에 샤워할 수 있는 남녀 샤워 시설이 있다. 기본적인 환경 개선 후, 빠른 시일 내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라며 학우들을 위한 새 샤워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 공실이 된 기존의 체단실과 샤워 시설 공간의 활용을 위해 관계자들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는 오직 학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학우들이 흘리는 땀과 다양한 움직임들이 학교를 이루고 있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결여’는 느끼지 않도록, 학우들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고 완전한 복지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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