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의 우주과학이야기] 올여름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어보자 〈1118호(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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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우주과학이야기] 올여름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어보자 〈1118호(개강호)〉
  • 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23.08.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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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김민재 과학칼럼니스트

여름철 계곡에 놀러 가서 밤하늘을 쳐다본 적이 있는가? 한여름 밤엔 흔히 ‘별똥별이 쏟아진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별똥별이 한꺼번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를 유성우(meteorite 혹은 별똥비)라고 부르며 영어로는 ‘슈팅 스타(shooting star)’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유성우는 혜성이 남긴 파편 무리를 지구가 통과할 때 발생하는데, 이는 이들 파편이 유래한 모체 혜성이나 소행성이 있다는 말과도 같다. 그렇다면 왜 하필 여름철일까? 특정 유성우들은 매년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는데, 이는 지구가 1년에 1바퀴 공전하기 때문이다. 즉, 여러 혜성이나 소행성이 파편을 방사하는 그 시기에, 파편이 많이 존재하는 위치 또는 유성들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는 위치(‘복사점’ 혹은 ‘발생점’)를 지구가 매번 반복적으로 통과하기 때문이다.

유성우는 방사하는 위치 근처에 자리한 별자리를 따라서 이름이 붙는다. 예를 들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복사점이 페르세우스자리(Perseus) 근처에 위치한다. 이처럼 유성우는 복사점이 별자리 부근이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일 뿐, 별자리와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경우 모체 혜성이 장주기(133년마다 한 번씩 태양을 공전)혜성인 109P/Swift-Tuttle이며, 지구는 매년 여름마다 위 혜성이 지나갔던 경로와 남긴 파편을 공전하기에 매년 여름 우리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는 것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사실 이미 매우 유명한 천체이다. 한 눈으로 보기에도 매우 활발한 이벤트이며, 매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이 한 달 정도로 꽤 길기 때문이다. 2023년에는 7월 14일부터 8월 24일까지 볼 수 있었으며, 2024년 역시 7월 17일부터 8월 24일까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볼 수 있다. 사실 이 기간 내 어느 날이든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지만, 가장 활발한 관측은 유성의 극대기인 8월 12~13일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은 8월 13일 오후 11시까지 대략 시간당 약 100개의 유성 관측이 가능했다. 이외에도 올해는 6월 하지부터 9월 추분까지 대략 10번 이상의 다른 유성우가 관측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성을 관측하는 데에는 몇 가지 팁이 있다. 먼저 관측 애플리케이션을(예 : Nightsky, Star Walk 2, Stellarium 및 Sky Tonight 등)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와 날짜를 입력해 최적의 관측 상황을 찾을 수 있다. 유성우의 이름을 입력하면 복사점의 위치를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최적의 관측 시간까지 알 수 있다. 또한, 도시의 불빛 등 빛공해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유성은 대략 10배 더 적다고 알려져 있다. 밝은 손전등은 가급적 피해야 하며, 빨간 등을 이용하는 편이 밤 천체 관측에 훨씬 더 유리하다. 그리고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달이 떠오르기 전 유성우를 먼저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달의 위치와 상태 역시 유성우 관측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관측하려는 이벤트 외에도 여러 짧은 다른 유성우 이벤트가 있을 수 있으니, 주변 유성우에 쉽게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모든 천문 관측 현상과 마찬가지로 가능한 한 많은 유성을 보려면 한두 시간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하는 점이 관측 중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는 실제로 별똥별을 보면 소원을 비는 공식도 존재한다. 별똥별을 보기 전부터 소원을 생각해 놓으며 소원을 빌기 전에 눈을 감고 “Starlight, star bright, first star I see tonight; I wish I may, I wish I might, have this wish I wish tonight. (별빛, 밝은 별님, 오늘 밤 처음 보는 별님, 오늘 밤 소원을 빕니다, 소원을 빕니다, 소원을 빌어요)”라고 조용히 마음속으로 외치면 된다. 또한 이 소원을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 올해 여름엔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며 가슴 속에 간직한 오랜 바람을 기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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