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칼럼] 대학과 대학도서관 〈1117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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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칼럼] 대학과 대학도서관 〈1117호(종강호)〉
  • 명대신문
  • 승인 2023.05.29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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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도서관 인문학술정보봉사팀 과장
강정원 도서관 인문학술정보봉사팀 과장

4년 만에 끝날 것 같지 않던 코로나19 대유행도 끝이 보이고, 대학 캠퍼스도 이전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되찾고 있다. 대학생들은 다시 낭만 가득한 대학 생활을 꿈꾸며 하고 싶은 것들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학생들은 대학 생활의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을까? 그 리스트에 "우연히 마주치는 도서관에서의 일상"이 있는지 궁금하다.

명지대학교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도서관 인식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도서관은 학습과 과제를 하기 위해 필요한 곳이라는 인식이 가장 높게 나왔다. 반면, 문화 향유나 자아실현, 정보를 찾는 곳이라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대학생들에게 대학도서관은 과연 어떤 이미지로 비춰질까? 27년 차 사서가 본 대학도서관 의 이미지에 대하여 몇 가지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첫째, 대학도서관은 정보의 보고(寶庫)이다. 대학도서관에 가면 학습과 과제에 필요한 정보뿐만 아니라 우리의 안식이 될 수 있는 수천 수만 가지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명지대학교 도서관만 해도 150만 점 이상의 다양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보고이다. 학자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기를 4차산업혁명 시대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소위 창의성을 지닌 융합형 인간(호모 컨버전스)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창의력은 상상에서부터 시작하며, 상상력은 경험과 지식이 토대가 된다. 그런데 경험이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상상력을 키우기엔 역부족이다. 따라서 우리는 상상력의 또 다른 토대인 지식에 기반한 창의력을 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식에 기반하여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힘을 키우는 것으로 독서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게다가 독서는 감성과 영성, 실용과 통찰 등 균형 있는 모든 것을 선물로 준다. 이러한 정보의 선물이 가득한 곳이 바로 대학도서관이다.

둘째, 대학도서관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곳이다. 세렌디피티는 완전한 우연으로 뜻밖의 발견, 의도하지 않은 발견을 뜻한다.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책들을 통해 설레었던 경험이 있는가? 우연히 만난 책을 펼쳤을 때 뽀얀 먼지가 비상하며 햇살에 비추는 공기 위에서 반짝 반짝 부유하는 환상적 시간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우리는 가끔 마음의 치유가 필요할 때 조용하고 낯선 세계를 여행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 우연히 느끼는 설렘과 낯선 시간이 치유의 모티브가 되듯, 도서관은 책을 통해 경험하는 영혼의 치유와 삶의 동기가 되는 "우연한 장소"가 될 것이다.

셋째, 도서관에는 ‘사서’라는 훌륭한 안내자가 있다. 사람들은 자주 도서관에서 정보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자료가 생기고, 이해할 수 없는 도서관 작동법이 발견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하지 말자. 우리 곁에는 친절한 사서가 있다. 사서라는 직업은 기원전 280년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시작된 것처럼 그 역사가 깊다. 미국도서관협회(ALA)는 "정보를 관리, 구성, 보존 및 전파하고, 교육, 연구 등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라고 대학도서관 사서를 정의하고 있다. 즉, 사서는 정보를 수집하여 이용이 쉽도록 체계적인 접근점을 만들고,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용자에게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사서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먼저, 필요한 정보를 상담해 보자. 그러면 사서들은 학생들이 찾고 있는 자료뿐만 아니라 더 폭넓게 봐야 할 자료까지 챙겨줄 것이다.

더불어, 리포트 작성이나 콘텐츠 제작에 대해서도 상담해 보자. 그러면 사서들은 과제를 위한 리포트 작성법뿐만 아니라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기법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도 알려줄 것이다.

따라서, 주저하지 말고 사서와 무엇이든 상담해 보자. 그러면 알고 있는 도서관의 모습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세계의 모습으로 도서관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2023년 1학기, 대학 캠퍼스에 교수의 강의에 열정이 가득하고, 학생들의 표정이 밝다. 그런 활기 넘치는 캠퍼스에서 대학도서관은 교수와 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편안하게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끝으로 대학도서관이 학생들에게 대학 생활 버킷리스트의 대상이 아닌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을 발전시켜 가는 생활 그 자체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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