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숙의 토의 생방송, 다시 국회의 시간 〈1117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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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숙의 토의 생방송, 다시 국회의 시간 〈1117호(종강호)〉
  • 송민석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23.05.2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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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과 13일, 우리나라 정치 역사와 방송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일이 있었다.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위해 국회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리서치가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숙의 토의를 하기로 하고, 이를 KBS가 '500인 회의'라는 제목으로 생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국민참여단 500명의 공론조사 결과, 가장 큰 변화는 비례대표와 소선거구제에 대한 생각이었다. 숙의토의를 하기 전에는 비례대표 축소(48%)가 우세했는데, 숙의토의를 마친 후에는 비례대표 확대가 70%로 바뀌었다. 다음으로, 소선거구제에 대한 선호도는 공론조사 이전 43%에서 공론조사 이후 56%로 상승했다. 이는 한 선거구에서 3~5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42%→40%)를 앞지른 결과이다. 전국기준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숙의토의 이전에는 각각 38%, 45%였으나 숙의토의 이후 각각 58%, 40%로 뒤바뀌었다. 국회의원 정수 증원와 정수 축소 역시 숙의토의 전에는 각각 13%, 65%였으나 숙의 후에는 33%와 37%로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최근 국회에서는 중대선거구제 논의가 있었으나 공론조사에 참여한 국민들은 책임성의 원칙(의정활동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람과 권한이 여럿으로 분산되지 않기를 원하는 것)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회의원 정수가 줄어들면 오히려 소수한테 권한이 더 독점되고, 행정부 권한이 더 세질 것으로 본 국민참여단이 많았던 것으로 보 인다.

하지만, 공론조사에 참여한 국민들이 이러한 결과를 내놓았다해서 국회의원들이 결코 좋아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선, 대의민주정치를 실천하라고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제몫을 온전히 하지 못해 선거제도 방침을 다시 국민들한테 떠맡긴 것이기 때문이다. 공론조사 결과 이후, 선거제도 방안을 최종적으로 정하는 것은 결국 국회가 표결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론조사와 최근 몇 달 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일단 4년 전에 의결했으나 위성정당의 출현으로 빛이 바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기하고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할 것은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 간 치 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거대 양당 중심의 '누가누가 더 못하나' 경쟁으로 가고 있는 한국 정치라지만, 역설적으로도 우리 삶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정치와 국회가 나서야 바뀔 수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부터 다시 국회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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