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지도 못한 아이들의 불꽃을
꺼버리게 누가 했는가♪
-H.O.T, 〈아이야! (I yah!)〉
어린이보호구역(이하 스쿨존)에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달 8일,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스쿨존에서 음주 운전자에 의해 초등생 故 배승아 양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10일에도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스쿨존에서 신호를 위반한 시내버스에 치여 초등생 故 조은결 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교차로에는 전국 13곳에만 설치된 우회전 신호등이 있었음에도 신호를 위반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 충남 아산에서 발생한 故 김민식 군 스쿨존 사고 이후 ‘민식이법’이 발의됐지만,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교통사고 건수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 분석’에 의하면, △2019년 567건 △2020년 483건 △2021년 523건으로 확인됐다.
AXA손해보험이 지난해 실시한 ‘2022년 운전자 교통 안전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민식이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에 △스쿨존 보도 차도 구분 설치 △방호 울타리 설치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위원회 설치를 통해 어린이 보행권을 보장하고 교통의 사각 지대를 보완하고자 하는 ‘동원이법’이 올해 2월, 태영호 의원의 대표 발의로 소관위 심 사를 거치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당국과 전문가는 처벌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운전자의 근본적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도로 위를 거니는 어린이를 가리켜 ‘걸어 다니는 빨간불’이라고도 부른다. 그만큼 스쿨존은 운전자의 더 높은 주의력을 요구하는 곳이다. 어른들의 잘못된 준법 의식으로 더 이상의 희생을 낳아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자라나는 새싹을
짓밟는 어른들이 없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