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라이언대학 정치학과 교수 성재윤(정외 97) 동문을 만나다 〈11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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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라이언대학 정치학과 교수 성재윤(정외 97) 동문을 만나다 〈1116호〉
  • 송민석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23.05.15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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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 강의실부터 태평양 건너까지

Q. 안녕하세요, 성재윤 교수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97학번 성재윤입니다. 현재 미국 아칸소 (Arkansas)주에 있는 라이언(Lyon) 대학에서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바쁘게 살았던 대학 시절

Q. 대학 생활은 어떠셨나요?

A. 과 학생회, 정치외교학과 학회인 겨레사랑, 일본어 클럽, 학과 응원단, 총여학생회 등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에 참여한 것 같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활동하며 배운 것들이 타지에서 다양한 상황을 잘 헤쳐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과 학생회로서 정치외교학과의 연중 행사였던 모의국회를 준비하며 얻은 경험이 나중에 국회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현실 정 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교외 활동도 했었는데요, 한국청소년연맹 소속 한울회(a.k.a. 큰언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한일 교류 활동, 소년소녀가장 여름 캠프, 한강 수상 훈련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네요.

▲사진은 미 라이언대학 성재윤(정외 97) 교수이다.
▲사진은 미 라이언대학 성재윤(정외 97) 교수이다.

Q.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것이 교수님의 삶과 가치관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나요?

A. 저는 정치학이 관계를 배우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요. 종종 "정치학을 전공하면 졸업 후 무엇 을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그럴 때 저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라고 대답합 니다. 부모, 친구와의 관계, 상사와 직원 간의 관계, 정치인과 일반인의 관계, 각 국가 및 정부 기관 간의 관계 등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 정치학이기에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과의 관계 및 조직에 민감하고 분석적인 것 같아요.

 

학자의 길을 걷다

Q. 석사와 박사, 그리고 교수까지. 학자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학부 재학 중 여름학기에 '정치캠페인'이라는 수업을 듣고 선거 정치의 매력에 완전히 빠 졌습니다. 그 수업에서 진행했던 팀 프로젝트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 의원의 대통령 선거전략을 짜는 거였습니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당시 박근혜 의원실 보좌관님이 저희를 국회로 초대해 주시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선거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싶다고 생각을 굳힌 것 같아요. 때마침 과 선배가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선거 및 리더십을 배우는 석사 프로그램 'Political Management'를 소개해 주셨는데, 당시에는 해당 프로그램이 있는 곳이 조지워싱턴대학과 플로리다대학 두 군데 뿐이었습니다. '이왕 정치를 배우려면 수도인 워싱턴으로 가자'는 생각에 지원했는데 감사하게 합격이 돼서 그때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은 성재윤 미 라이언대학 교수가 상장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성재윤 미 라이언대학 교수가 상장을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Q.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으셨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우선 언어 때문에 매우 힘들었어요. 수업을 잘 못 알아들어서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수업을 다 녹음해서 몇 시간이고 다시 들으며 받아 적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박사과정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석사 때 정치학 박사과정을 시작한다고 하니, 지도교수님께서 제게 처음부터 다시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단단히 각오하고 가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미국 학부에서 배워야 하는 내용부터 다 공부해야 했으니까요. 이렇게 좌절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힘듦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에 대한 쾌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또한 박사과정 지도교수님께서도 잘 이끌어 주셔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최근 학사 학위만으로는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늘면 서 석박사를 취득하려는 경향도 커지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학부 수학 이후 석박 사 대학원 과정을 연이어 하는 것에 대해 어떻 게생각하시나요?

A.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답이 다를 것 같습니다. 미국도 상황이 비슷한데요,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려는 학생들이 종종 있는데 학생의 성향 및 능력에 따라 다른 답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에 뜻이 있는 학생은 당연히 석박사로 바로 가는 것을 추천하지만, 단순히 취업 때문에 가려는 학생에게는 인턴과 같은 실무 경험을 할 수 있는 길도 안내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뭐든지 하고자 하려는 의지가 중요하잖아요. 공부에 뜻이 없는데 단지 취업을 위해 석박사를 한다면 시간 낭비일 수도 있으니까요. 제 박사과정 지도교수님께서는 지도학생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자질이 하고자 하는 연구 주제에 미쳐 있는 학생이라고 하셨어요. 그만큼 충분한 동기부여가 없다면 석박사 과정을 버티기 힘들다는 얘기겠죠.

 

정치학 교수로서

Q. 20년 넘게 미국에서 수학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끼신 한국과 대비되는 미국 정치 및 선거 문화의 특징이 있을까요?

A. 미국 대통령 선거는 간접선거로, 선거인단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270개의 선거인단 표를 얻어야 하는 게임과 같죠. 한국처럼 유권자의 다수표를 얻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과는 달라 선거 전략의 기본 전제부터 차이가 납니다. 4년 단위인 한국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미국 하원 선거는 2년마다 치러지기에 지역구 유권자들과의 관계 유지가 굉장히 중요하지요.

또한, 정부 보조금을 받는 상황이 아니라면 선거자금에 제한이 거의 없어 기업의 정치자금기부가 선거판을 흔들기 도 합니다. 그리고 주마다 선거 운영 방식이 달라 선거법을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하죠. 또, 한국과 달리 선호 정당을 밝히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 상대 정당에 대한 비판도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이 밖에도 너무 많은 차이점이 있는데요, 결론은 비슷한 정치 체제를 가지고 있지만 두 나라는 다른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Q. 1년 반 넘게 남은 미국 대선의 서막이 벌써 열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정 책 대결보다는 이념 선명성을 앞세우고 있어 이에 대한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한국과 미국 모두 세대 간 대립, 정체성 정치가 심화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A. 정치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타협이라고 생각해요. 타협이 없는 정치는 전쟁과 같죠. 하지 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정치 양극화가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부정적 당파성(Negative partisanship)에 대한 논의가 활 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즉, 사람들이 선거에서 후보자의 자질 및 정책을 바탕으로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당 혹은 후보를 싫어해 자신이 지 지하는 당에 투표하는 현상인데요. 최근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분열'과 '대립', 최근 정치를 잘 설명해 주는 두 단어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집권집단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지역, 세대, 성별, 학력 등 사 회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죠. 양극화의 가장 큰 부작용은 정치 신뢰도의 하락과 무관심 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해답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지 않을까 싶네요. 객관적이 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견을 수립해 나갈 수 있게 안내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교수님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세부 전공 분야에서 ‘아시아 정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시아 정치를 미국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제 세부 전공 분야는 미국정치와 정치방법론입니다. 아시아 정치는 비교정치나 국제정치 분야에서는 주로 분석 및 연구를 하죠. 사실 대부분의 유학생은 국제정치나 비교정치를 세부 전공으로 많이 선택하는데요. 저는 미국 선거에 정말 관심이 많아 미국 정치를 전공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교수님이 한국 정치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지만 한국 정치에도 역시 관심이 많기에 라이언 대학에 와서 아시아 정치를 가르쳐 봤습니다. 주로 동아시아의 정치적 관계를 현대사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다뤄봤어요. 동아시아 정치에 대해 학생들이 아는 것이 거의 없어 심도 있는 콘텐츠를 전달하지는 못했지만요. 그래서 다음 봄 학기에 한국 정치에만 집중하는 수업을 개설하려고 합니다. 또한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안녕하세요' 등 짧은 대화 말을 가르치는데, 캠퍼스에서 저를 보면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괜히 뿌듯하고는 해요. 우선은 이렇게 한국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는 게 제 목표인 것 같아요.

▲사진은 성재윤 미 라이언대학 교수가 수업 시간 모의 대선후보 토론회를 마친 후 촬영한 모습이다.
▲사진은 성재윤 미 라이언대학 교수가 수업 시간 모의 대선후보 토론회를 마친 후 촬영한 모습이다.

Q. 교수로 지내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가있으신가요?

A. 2016년, 가을학기 정치캠페인 수업에서 학생들과 대통령 선거 모의 토론회를 기획한 게 기 억에 남네요. 학생들을 민주당과 공화당 그리고 토론회 개최자로 나눠 실제로 대통령 토론회를 준비하는 것처럼 진행했습니다. 토론회 개최자는 토론회 질문을 만들었고, 민주당 팀에서는 한 명을 힐러리 클린턴으로, 공화당 팀에서는 한 명을 도널드 트럼프로 정해 각자 토론 질문과 답변을 준비했어요. 약 1시간 넘는 토론회에서 학생들은 질문에 답변하고, 재치 있게 답변을 넘기기도 하고, 가끔은 열렬히 정책을 설명하는 등 알차게 마무리했습니다. 토론회가 끝나고 정말 재미있었다며 이런 모의 토론회를 열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고,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그때 토론회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현재 변호사, 공무원, 사회단체 등 각자의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요.

 

사람 성재윤이 전하고 싶은 진심

Q. 교수님의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A. "Believe in yourself"가 제 좌우명입니다. 좌절하고 후회할 일도 많고, 겁나는 일도 많지만 스스로를 믿고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다 보면 항상 그만큼의 보상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실패를 겁내지 않아야 합니다. 실패 또한 그 이유가 있는 거니까요.

Q. 교수님에게 '명지대학교'란 어떤 존재인 가요?

A. 저에게 명지대학교는 안식처 같은 곳입니다. 명지대학교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을 거 예요. 항상 그립고 아늑한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방학 때 한국에 방문하면 명지대는 꼭 들러 봅니다. 요즘에는 국제교류 때문에 종종 명지대 후배 들을 만나는데 정말 뿌듯하고 기특합니다. '모교'라는 끈끈한 연대감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우분들께 한 말 씀부탁드립니다.

A. 명지인으로서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네요. 종종 넘기 힘든 벽에 부딪힐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당당하게 난관을 헤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한 발 한 발, 때로는 더디더라도 옳은 방향이라면 언젠가는 가고자 하는 곳에 도달해 있을 것입니다. 남의 시선과 평가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겁나더라도 떨리더라도 눈 딱 감고 그냥 도전해 보세요. 도전조차 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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