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신문 기자이기 전에 독자로서 여러 기사 중 특히나 기자수첩을 읽는 것은 필자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일반 기사와는 달리, 자유로운 형식으로 취재 및 기사 작성 후기를 전하는 기자수첩은 독자가 해당 기사에서 보지 못한, 기자만이 느끼는 기사 너머의 반짝거리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기자 수첩을 적게 된다면 누군가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읽어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었다.
이번 기사는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처음으로 작성한 기획 기사였다. 이번 호에서는 ‘천원의 아침밥’을 다루었다. 필자가 만약 기자라는 이름을 달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 주제에 대해 이만큼의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이 있는 취재 과정을 거쳤다. 급박한 일정에 밤을 새운 후 취재를 다녀오기도 했고, 아직은 부족한 능력 때문에 기사 작성에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했다. 그만큼 기자가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배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필자는 주위의 일에 큰 관심이 없는 편에 속했다. 관심의 반경이 아주 작은 사람이었다는 뜻이다. 기자의 자리에서 관심의 반경을 넓혀보는 일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이 많은 잠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형식적인 말이긴 하지만 아마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천원의 아침밥에 대해 취재하면서, 남들이 한 시간 동안 잠깐 머물러 먹고 갈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하루에서 일주일, 더 나아가 한 달 내내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마찬가지로 기자의 자리도 누가 읽을지 알 수 없는 기사를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을 기울여 써야 하는 자리이다. 그런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어떻게 읽힐지 아직은 알 수 없는 문장들을 정성스럽게 써내려 가는 일을 하는 것이 필자의 일이라는 것이다.
관심의 반경을 넓히는 것은 스스로 다짐한 도전 중 하나였다. 필자의 이름으로 쓰인 기사들이 하나씩 쌓이는 것은 필자의 관심 반경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정확한 지표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관심의 지표들이 쌓일지 모르겠으나, 그것들을 돌아보았을 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성숙한 기자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