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깎아내리는 것은 선의의 경쟁이 아님을〈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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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깎아내리는 것은 선의의 경쟁이 아님을〈1112호〉
  • 한지원(법학 22) 학우
  • 승인 2023.03.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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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원(법학 22) 학우
한지원(법학 22) 학우

이 의문의 시작은 한 수업의 교수님의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갤럭시 기기 사용하는 사람?” 약 50명의 학생 중 10명 정도의 학생이 손을 들었다. 반대로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는 3배 이상의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실제로 주변 친구들을 둘러봐도 아이폰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더불어 애플워치, 에어팟, 아이패드 등 휴대폰을 제외한 전자기기도 애플 제품인 경우가 많다.

애플 제품 여러 개를 가지고 있거나, 애플에서 새 제품이 나오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도 구매하거나, 모든 개인용 전자 기기를 애플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소위 ‘앱등이’라고 부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어의 유래는 비하를 목적으로 생겨난 말이다. ‘앱등이’는 기업 이름 ‘Apple’과 곤충 ‘꼽등이’의 합성어이다. ‘애플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무개념’이라는 부정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더 정확히는 애플을 광적으로 찬양하며 애플의 잘못은 눈감아주지만 경쟁업체의 잘못은 신랄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을 칭하며 나온 단어이다.

한편, 일부 사람들은 ‘앱등이’에 대항해 삼성만을 사용하며 지지하는 사람들을 ‘삼엽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삼엽충’은 기업 이름 ‘삼성’과 곤충 ‘삼엽충’의 합성어이다. ‘앱등이’와 유사하게 삼성 제품에만 충성하며 다른 업체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다. 자신이 쓰고 있는 제품의 기업이 가장 좋다며 서로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두 단어는 부정적인 영향만 끼칠 뿐이다.

이 단어들을 알게 되고 유래까지 알게 된 지금,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딱 하나다. 꼭 이렇게까지 서로 깎아내리며 살아야 할까? 업체 간의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제품들을 선보일 기회를 만든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선의의 경쟁이 아닌 그저 서로를 비난하기 위할 뿐이라고 느껴진다. 물론, 모든 선택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서 비롯되므로 각자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실행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서로를 깎아내리고 심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면서까지 서로를 비난하며 부정적인 감정 소모만이 이어지는 이 상황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앱등이’와 ‘삼엽충’으로 사회의 비난적인 단어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이는 비난과 비하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른 여러 단어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서로를 깎아내리며 비하하기보다는 다양성을 존중하며 각자를 바라봐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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