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68주년 명대신문 백마문화상 - 인스타그램은 민주주의를 붕괴시킨다 (비평 부문 가작) 〈1110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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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68주년 명대신문 백마문화상 - 인스타그램은 민주주의를 붕괴시킨다 (비평 부문 가작) 〈1110호(종강호)〉
  • 박춘기 학생 (광주과학기술원 물리ㆍ광과학과)
  • 승인 2022.11.28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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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은 민주주의를 붕괴시킨다
자아정체성을 중심으로 분석한 인스타그램

Ⅰ. 서론
2030세대, 흔히 밀레니엄과 Z세대라고 할 수 있는 청년계층은 행동과 성격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계층으로 불린다. 그리고 이러한 MZ 세대의 특징은 우리 사회를 연령갈등과 성별갈등이라는 유례가 없는 혐오의 시대로 이끌었다. 이들은 때로는 정의감을 찾아 무엇이 옳은 일인지 서슴없이 논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정치적인 입장에 대해서 논쟁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때로는 자신의 권리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며, 이들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들의 속성을 이해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인 인스타그램 속의 자아에 주목함으로써,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MZ 세대의 성질을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한 형태로 사진 위주의 피드를 통해 인터넷상에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사회적인 이슈나 유행들을 전달받는 뉴스 창구로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슈에 대한 내용은 알고리즘을 통해서 관심이 많은 분야의 소식들을 전달받을 수 있다. 이번에는 인스타그램 속의 MZ 세대의 모습을 살펴보자.

인스타그램 속에서 MZ 세대들은 자신의 삶을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예쁘거나 멋있게 나온 사진을 올림으로써 주변 친구들에게 좋아요를 받고, 팔로워를 늘림으로써 인기를 실감한다. 이들에게 팔로워 숫자는 곧 인기를 나타내며 곧 개인의 만족감을 이끌어낸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를 늘리기 위해서 자신의 얼굴을 획일화된 미의 기준으로 보정하여 실제 사진과는 달라진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스토리를 활용해서 개인의 하루 일상을 공유한다. 피드보다는 가벼운 느낌으로 올릴 수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주로 선정함으로써 자신의 일상을 남들이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또 다른 경우에는 부계정을 생성해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만 모은 후 본 계정에서 올리지 못하는 새로운 유형의 사진들을 업로드함으로써 유대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하지만 이들은 때로는 남에게 자신을 보여주고자 하는 성격과 반대로 염탐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의 계정 생성의 자유로움을 활용하여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계정을 만들어, 팔로우가 되지 않은 계정들을 염탐한다. 인스타그램의 특성 상 자신을 팔로우하지 않고 본계정으로 그 사람의 스토리를 보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상대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염탐계정을 통한 염탐문화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해인. 한은경.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매개된 관음증이 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 : 미디어를 통해 드러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매개된 관음증은 개인의 사회적 위치와 정체성을 알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도 하지만 타인과의 사회적 비교가 상향 비교로 이어질 경우 상대적 박탈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은 여론을 형성하며, 토론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인스타그램의 뉴스창구로서의 역할을 통해 전달받은 정보와 각종 사이트에 논란이 된 문제들을 바탕으로 다수의 사람에게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토론하거나 젊은 세대의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젊은 층의 주요 여론을 형성한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내에서 양성평등에 관한 문제점과 서로 다른 남녀의 입장 차이에 대해서 논리적인 내용으로 자신의 의견에 공감을 얻어낸다.

나는 인스타그램 내의 MZ 세대의 모습에 주목하여 탐구하려한다. 이들은 자신의 사진을 올림으로써 남들에게 나를 드러내는 것을 즐기지만, 정작 자신이 남의 생활을 엿보면서 스스로를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기도 하며, 공인에 대해서 정의로운 잣대를 들이밀지만 정작 자신의 행동은 정의와 거리감이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내는 것은 작게는 개인이 올바른 자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며, 크게는 미래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Ⅱ. 꾸며낸 자아
인스타그램은 자신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방법으로 MZ 세대에게 이용되고 있다. 다수의 연구에서는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에서 피드를 올리는 목적으로 자기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처럼 다수의 사용자들은 인스타그램 내에서 자신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피드를 보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매력적이라는 관심의 척도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로 결정된다. 김지효의 인생샷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팔로워 수는 게임에서 계급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팔로우하더라도, 어느 순간부터 자신과 스타일이 맞지 않다고 느껴질 때에는 언팔로우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곧 피드를 올리는 사람의 매력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팔로워 수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팔로워를 늘림으로써 자신의 매력을 과시하고 싶은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특정 유행에 맞춰 피드를 구성함으로써, 피드를 보는 제 3자의 생각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SNS 내에서 피드의 목적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을 바꾸는 모습으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준다. ‘페이스북에서 자아연출과 인상관리’라는 문헌을 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속의 사람들은 타인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자기에 대한 정보를 통제함으로써 꾸며내는 인상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따라 다수의 여성들은 자신의 얼굴을 보정함으로써 남의 시선에 맞는 스스로를 만들어낸다**. 또한 자신의 개성을 살려 남들과 다른 모습의 패션보다는, 유행하는 스타일의 패션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다. 흔히 명품 브랜드의 예시를 통해서 그들이 개인의 개성보다 유행하는 패션을 따라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상향 사회비교와 비합리적 구매활동’에 대한 논문을 보면***, MZ 세대에서 자주 사용되는 플렉스라는 단어에 대해 주목한다. 어느 세대들보다 인터넷 정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서로 간의 정보교류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의 구매습관을 따라가는 동조소비의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그들은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것과 더불어 특정 브랜드의 옷을 입음으로써 인스타그램 내의 특정 집단으로서 소속감을 가진다. 때문에 특정 집단의 성격을 연상하게 만드는 브랜드들을 착용하고, 그것을 인스타그램 내에서 공유함으로써 자신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에 따라가는 자아는 진정한 자신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아자체를 형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수현. 페이스북에서 자아연출과 인상관리 : 자아연출과 인상 관리는 분리되기 보다는 하나의 연계된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Jones and Pitman, 1990 : 이러한 자아 연출의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사람들 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하게끔 영향을 주는 것이다

***배연지.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상향 사회비교와 비합리적 구매행동에 관한 연구 : ‘MZ세대’의 나르시시즘 성향 및 물질주의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의 조절된 매개효과

 

뿐만 아니라 이들은 이러한 꾸며진 자아와 반대로 부계정을 만들어서 꾸며지지 않은 자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계정을 통해 자신과 친한 지인들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진짜 나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부계정을 만드는 이유는 이미지 관리용인 자신의 본계정에 올릴 수 없는 사진을 올림으로써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이다. 또한 이들은 부계정 내에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적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타인의 시선을 토대로 형성된 본계정의 소극적인 특징과는 반대의 성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보이는 곳에서는 소극적으로 흘러가는 이중적인 MZ 세대의 모습은 외부의 영향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의 영향은 인스타그램으로 형성되는 획일적인 미와 유행에 있다고 생각한다.

 

Ⅲ. 단편적인 사고패턴
또한 나는 인스타그램의 이미지 중심적인 구성이 사람을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사람의 사고구조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전과정을 주목해보자.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이어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주축들은 갈수록 사람의 외면적 판단을 용이하게 만든다. 트위터가 글을 중심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매체였다면 페이스북은 이미지와 글을 1:1의 비중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이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은 오로지 이미지에만 비중을 두게 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볼 수 있다. 즉,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전은 네트워크 속에서 소통하는 사람의 외면적인 특징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이러한 외면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사진의 형태는 인스타그램 속의 기사 형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존 페이스북에서는 이슈와 기사가 장문 글의 형태로 소개된 것과 반대로 한눈에 시각화가 가능해졌고, 글의 이미지화를 위해서 기사와 이슈를 전달하는 소셜 계정들은 보통 짧은 글로 요약된 피드를 활용하거나 사진 위주의 기사를 활용한다. 그리고 나는 인스타그램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기사를 직접 읽는 것보다 그림으로 한눈에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한 모습이 사람의 단편적인 사고를 고착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림책과 소설책을 비교했을 때 그림책은 사고력을 망치는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그림책에 나오는 그림들이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하여 추론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인스타그램의 이미지화는 사람의 사고능력을 저하시키며, 현대 사회의 실질 문맹률의 원인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스타그램은 사람의 사고구조를 단편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여론에 보다 잘 선동될수 있는 조건을 키워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Ⅳ. 이중적인 성격
이번에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발전과정에서 타자와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되짚어보자.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의 주된 축을 형성하던 페이스북과 달리 인스타그램으로 중심이 넘어오면서 등장한 새로운 형태는 염탐 계정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자신이 상대방의 프로필에 방문했다면, 상대방 역시 자신의 정보를 충분히 알 수 있는 구조였다. 물론 페이스북에도 비공개 계정이 존재했지만, 이것은 자신의 게시물만 제한적으로 감출뿐, 개인정보, 이름, 프로필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유효했다. 때문에 페이스북에서는 염탐의 의미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에서는 염탐계정을 따로 생성하게 될 경우, 자신의 개인정보와 프로필, 이름, 게시물까지 모두 효과적으로 가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다수의 사람들은 염탐 계정을 통해서 나를 알리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관찰하고자 하는 성향을 보여준다. 이것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관심을 받고자 하는 모습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이러한 염탐계정 혹은 가계정을 이용하여 여론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많은 인스타그램의 기사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글들이 주를 이룬다. 딜레마 문제에 대해서 논쟁을 벌이기도 하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 논리적인 글에는 공감의 방식을 통해서 의견을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논쟁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시사점은 익명의 탈을 벗지 않고는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여론이 이미 형성된 논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 논쟁하는 경우에 글을 남긴 많은 사람들의 계정은 보통 가계정의 형태를 띤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가계정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본계정과 차이점을 가진다. 따라서 가계정을 통한 여론의 형성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여론에 영향력을 가지고 싶은 이중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어떤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반대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리고 싶지 않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나는 이중적인 그들의 특징을 단순히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적인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의 생각을 분석하기 위해서 프로이트가 노출증과 관음증이 서로 정반대의 성격이 아니라 동일성으로 지적하는 것에서 근거를 찾았다*. 프로이트가 동일성을 지적할 때, 노출증은 관음증을 자신으로 대상을 변화시킬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서, 자신을 하나의 주체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객체로서 대상화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인스타그램에 대입하면 우리는 남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것을 즐기는 것과 남을 몰래 훔쳐보는 것을 즐기는 것은 자신을 주체로서 보는 것이 아닌, 객체로서 대상화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유추할 수 있다. 즉 자신이 남을 관찰하는 모습에서 스스로를 관찰하는 형태로 수동적으로 변한다고 분석할 수 있다. 프로이트의 말을 근거해서 이들은 자신이 남들을 바라보면서 느낀 관음의 욕구가 능동적에서 수동적으로 바뀌면서 누가 자신을 관찰하기를 원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고 분석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인스타그램 속의 현상들은 개인을 수동적으로 만들어낸다고 할 수 있다.

*프로이트. 본능과 그 변화. 1915 : (1) 하나의 <행동>으로서 관조 행위가 외부의 대상을 향해 이루어진다. (2) 외부 대상으로 향했던 관음 본능이 주체 자신의 신체 일부분으로 향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능동성이 수동성으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목적, 즉 누가 바라보기를 바라는 목적이 설정된다. (3) 새로운 대상을 끌어들여 그 대상이 바라볼 수 있도록 그에게 자신의 모습을 내보인다.

Ⅴ. 결론
세 종류의 분석을 토대로 인스타그램은 작게는 자아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사고를 길러낸다고 분석했으며, 크게는 수동적인 성격을 길러낸다고 분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소극적, 수동적인 성격과 단편적인 사고는 정치 마케팅에 쉽게 이용당한다는 문제점을 가진다. 민주주의 속에서 독재의 방식은 편향된 정보를 분산시킴으로써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론에 맞서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아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인스타그램은 인간의 수동적인 성격을 조장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붕괴시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보편화된 사회에서는 이들은 각자의 주체적인 자아를 형성함으로써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형성된 여론을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리의 자아는 스스로의 삶의 가치에 중요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야한지만 인스타그램은 자아형성을 어렵게 하고 유행을 따라 남의 생각을 순종하는 태도를 형성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또한 단편적인 사고는 여론에 선동당하기 쉬운 사고 패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옳고 바름을 판단할 때 많은 경우에 다방면적인 정보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단편화된 사고는 여론을 형성하려는 사람이 이끌어내고자 하는 결론에 도달하기 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인스타그램이 만들어내는 수동성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어려운 성격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남들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능동적인 태도와 반대되는 성향으로 길러진다면 이것은 결국 사회의 불의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인스타그램의 수동성을 토대로 청년세대가 사회문제나 이슈에 대한 드러나는 관심이 적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최근 지방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연령 중 20대 계층에서 가장 적은 투표의향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선거에서 절반에 불과한 참여도를 보인다. 과거에 청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반독재운동과 비교한다면 청년들의 정치적인 관심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체감하기 쉬울 것이다**. 이처럼 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형성되는 세 가지 성격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의사표현에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은 우리에게 수많은 편의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기술이 제공하는 편의가 나를 위한 것이 아닌, 기술을 위한 목적에 있었음에 주목하여야 한다. 기술은 우리에게 앉아서도 모든 소식을 알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지만, 사실 기술은 내가 주로 보는 내용에 대한 데이터, 즉 나에 대한 데이터를 찾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기술이 베푸는 호의가 나를 위함이 아닌 나의 감정을 분석함으로써 나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권력에 대항하여 각자의 인간으로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대안의 필요성을 체감한다. 앞으로는 개인의 소극적인 수동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사 표현을 지향할 수 있으며, 건전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는 형태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이용당하지 않아야 한다.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김영사. 2018.

**김수정. 오지현. 최샛별. 청년세대의 정치: 정치의 주변화인가 새로운 정치의 등장인가 :역사적으로 ‘청년세대’는 다양한 정치적 변혁을 일으키는 주체였다. 한국의 경우 4·19 혁명, 5·18 민주항쟁, 6월 민주항쟁 등 여러 사회운동을 통해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했고, 청년세대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하며,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과거와 달리 최근의 청년세대들은 어떠한 정치적 사안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거나 집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의 투표참여율은 다른 세대들에 비해 낮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학생운동 또한 사라진 듯하다.

 

<2022 제68주년 명대신문 비평 부문 가작 수상소감>

박춘기 학생 (광주과학기술원 물리 · 광과학과)
박춘기 학생 (광주과학기술원 물리 · 광과학과)

 

가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할 겨를도 없이 제출했던 글을 재독해보았다. 물론 감사한 마음이 더없이 컸지만 부족한 글이었다는 부끄러움에, 함께 드는 의구심을 거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나는 부족한 글이 나름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고민하게 되었고, 사회의 관점에서 유의미한 주제를 다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그램은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어플리케이션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혹은 획일하게 관통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부족하나마 이번 비평을 통해서 인스타그램에서 나타나는 다방면적인 문제점들의 공통점을 수동성으로 귀결해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은 나아가 MZ 세대의 근본적인 성격에 대한 접근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아마도 현대의 청년들은 과거 학생운동으로 정권을 변화시켰던 이전 세대의 청년들과는 다르게, 방안에서 음침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에만 머물러있는 소극적인 역할에 대해 내심 아쉬움을 품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력하나마 수동성을 통해서 그들의 행동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다가갈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비록 투박한 문장과 궁색한 논리를 담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주신 이유라고 짐작한다.

가능성을 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나의 짧은 견해를 스쳐감으로써 조금이나마 스스로를 쇄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감히 기대한다.

 

<2022 제68주년 명대신문 비평 부문 가작 심사평>

장혜영 교수(방목기초교육대학)
장혜영 교수 (방목기초교육대학)
주민재 교수 (방목기초교육대학)
주민재 교수 (방목기초교육대학)

 

 

2022년 백마문화상 비평부문에는 총 10편의 글이 접수되었다. 백마문화상 비평부문 심사는 현재 20대 청년들이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청년 세대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비판적 관점들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우면서도 즐거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매년 열리는백마문화상은 이 시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공론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응모한 10편의 글은 MZ 세대의 특성을 다룬 글 3편, 자유와 대의제 민주주의 등 현실 정치를 다룬 글이 2편이고, 그 외 양극화, 복지, 스토킹 범죄, 문화 불평등, 사회복무요원 문제 등을 다룬 글들로 구분할 수 있다. 응모된 글들의 주제를 살펴보면 2022년 현재 청년 세대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응모작 중에서 MZ 세대의 특징을 주제로 설정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은 20대가 자신들을 소위 ‘MZ’라는 틀 안에 가두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러한 관점에서 세대적 특성을 찾아보려는 경향 역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3편의 응모작들이 “행동과 성격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계층”,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특성”,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고 합리적이며 빠른 변화에 멋들어지게 적응하는 세대”로 MZ 세대의 특성을 각기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응모작들이 말하는 MZ세대의 특성은 20여 년 전, X세대의 규정에서도 거의 동일한 표현들이 쓰였다는 점에서 MZ세대만의 고유한 속성을 뚜렷하게 규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응모작들은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다. 응모작들이 전체적으로 비평문으로서의 형식적 완성도 논리적 완결성 그리고 무엇보다 사유의 깊이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심사자들은 선뜻 당선작을 내놓기가 망설여졌고, 오랜 시간의 고민과 상의 끝에 가작 1편을 선정할 수 있었다. 가작으로는 <인스타그램은 민주주의를 붕괴시킨다 : 자아 정체성을 중심으로 분석한 인스타그램>을 선정하였다. 청년세대에게는 자신의 명함으로 인식되기도 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MZ 세대의 자아 정체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비교적 참신했으나 인스타그램이 인간의 수동적인 성격을 조장하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붕괴시킨다는 주장에는 논리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사고의 심화와 그에 따른 논리의 정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심사 결과를 계기로 삼아 좀 더 정진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2023년의 청년들에게서는 어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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