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하 윤 대통령)이 뉴욕 순방 일정을 소화하며,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 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간 환담을 한 뒤였다. MBC 취재화면에서 윤 대통령은 동행한 박진 외교부장관과 김성한 안보실장 쪽을 바라보며,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말하는 입모양이 찍혔다. 이러한 ‘험한말’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시작은 말 그자체에 대한 논란이었다. 다음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은 “막말 외교 사고를 냈다”라며, “참담한 마음이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어떤 맥락에서 발언이 나왔는지 정중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와 더불어 누구를 향한 말인가?에 대한 논란으로 확장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말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큰 파장”이라고 얘기했다. 이렇게 어휘 자체와 욕의 대상까지 특정되자 이로 인한 파장은 대정부질의 과정에서 외교부장관과 국가안보실장의 경질,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에 대해 “어떤 상황에서 저런 말씀을 하셨는지 명확히 여기서 단정할 수 없다”라며 “명확하게 잘 들리 지 않는 분들도 있다”라고 대답하는 현장을 만들었다.
이러한 파장에 김은혜 대통령실 홍 보수석은 “윤 대통령은 저개발 국가 질병 퇴출을 위해 1억달러 공여를 약속했고,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양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던 것” 이라며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 수용하나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에 대한 자해 행위”라며 “정파 이익을 위해 국익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라고 얘기했다.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를 향해 발언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했냐보다 더 화두가 된 건 누구를 향한 말이었냐였다. 발언 자체가 가진 논란은 그것이 향한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사라지지 못했다. 이제 이XX의 의미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오히려 더 첨예한 싸움의 장으로 이야기가 옮겨간 것 뿐이었다. 여당은 대통령의 순방일정을 옹호하기 위해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혼밥’을 다시 언급하는 등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했다. 그 XX가 누구든 말의 부주의를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국가 외교 실패라는 타이틀로까지 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XX가 남기는 건 부끄러움 뿐일 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