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위협, 일상 속 환경호르몬 〈1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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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위협, 일상 속 환경호르몬 〈1106호〉
  • 정회훈 기자
  • 승인 2022.09.26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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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모든 곳에서 피할 수 없는 정체

환경호르몬이라는 일상 속 위협을 무던히 많이 접해왔지만, 실상 환경호르몬이 무엇이고 어떤 부분에서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지를 명확히 알기는 어렵다. 본지는 생활 속 모든 곳에 있지만, 알지 못했던 이웃 '환경호르몬'에 대해서 알아보고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호르몬을 어떻게 줄이고, 대응해야 할지 알아봤다.

 

환경호르몬이란 무엇인가?

 

▲표는 세계야생생물기금(WWF), 일본 NIHS의 환경호르몬에 대한 분류와 환경호르몬 발생원을 정리한 것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표는 세계야생생물기금(WWF), 일본 NIHS의 환경호르몬에 대한 분류와 환경호르몬 발생원을 정리한 것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환경호르몬의 공식 명칭은 내분비계교란물질(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이하 EDC)19963월 미국의 학자 테오 콜본이 저서도둑맞은 미래를 출판하면서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고, 이후 19975월 일본의 학자들이 NHK 방송에 출연해 환경 중에 배출된 일부 화학물질이 생물체 내에 유입되어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한다라고 발언하여 본격적으로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EDC는 인간의 산업활동으로 생성되고, 체내에 흡수되면서 문제를 발생시킨다. 내분비계는 우리 몸이 하는 거의 모든 것을 담당한다. 호르몬은 화학물질의 전달자 역할을 하며 혈당 조절 · 아동의 발달 성 기능 성장 에너지 생산 등에 관여한다. 호르몬은 소량으로도 우리의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특히나 위험한데, 외부에서 유입된 EDC는 이러한 신체 내의 체계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후 EDC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면서 환경호르몬은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와 함께 세계 3대 환경문제로 자리 잡았다.

 

일상 속 위협, 환경호르몬의 위험성

 

▲표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의 노출원을 정리한 것이다. (출처/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표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의 노출원을 정리한 것이다. (출처/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환경호르몬의 분류는 수십에서 수백 가지에 이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환경호르몬을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일상생활 중 사용하는 생활용품들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의 종류는 제시된 표와 같다. 이 중 프탈레이트*는 최근에도 문제를 일으켰던 바 있다. 프탈레이트는 현대에 급증하고 있는 정자 감소를 비롯한 무정자증, 기형아 출산, 남성의 여성화 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환경호르몬 중 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것이 많기 때문인데, 이러한 물질들은 몸 속에서 에스트로젠으로 인식되어 작용한다.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은 플라스틱 산업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살충제 제초제 등의 농약류, 소각로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식물에 존재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등의 유사물질,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합성 에스트로젠 등이 대표적인 예시로 꼽힌다. 환경호르몬은 난분해성물질로 물에 잘 녹지 않고, 생물 내에 농축되는 특성 때문에 지속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다음으로는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한 실제 환경호르몬 노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프탈레이트(phthalate):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 화장품 · 장난감 · 세제 등 각종 PVC 제품이나 가정용 바닥재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였지만, 현재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구분하여 사용이 금지됨.

 

가정도 안전하지 않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발표한 한국 가정의 집먼지 특성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 표본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성질이 있어 폴리염화비닐 등에 첨가제로 사용된다. 일상에서는 식품 포장 용기나 화장품 용기 등 일부 플라스틱에 사용된다. 하지만 프탈레이트는 동물이나 사람의 몸속에서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교란하는 EDC이다. 장기간 노출될 때에 여성은 자궁내막증과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유발하고, 면역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와 유아, 어린이에게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프탈레이트 검출 결과는 다양한 의미를 시사한다. 지난 2009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서 분석한 국내 집먼지 연구 결과에서도 프탈레이트가 유의미한 수치로 검출된 바 있는데, 10여 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프탈레이트 사용에 대해 지속해서 규제했음에도 프탈레이트 농도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프탈레이트 규제가 시행되기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이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심지어 프탈레이트를 대신해서 사용하는 프탈레이트 대체 가소제**가 거의 모든 가정에서 프탈레이트보다 더 높은 농도로 검출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프탈레이트 대체 가소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프탈레이트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모든 시료에서 납 및 수은 등의 중금속이 검출됐고, 연구 참여 가정 중 30곳의 침대 매트리스에서 수집한 먼지에서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겐이 검출됐다.

**가소제(plasticizer): 딱딱한 플라스틱에 유연성 및 탄성을 주어 성형하기 쉽도록 하는 등 제품으로서의 특성을 갖출 수 있도록 첨가되는 물질.

 

기준치의 612배 초과 검출된 국민 아기 욕조제조 · 유통사 송치 다이소 욕조 사건

 

▲사진은 사건 직후 다이소가 상품 리콜과 환불에 대한 사항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이다. (출처/ 다이소 공식 홈페이지)
▲사진은 사건 직후 다이소가 상품 리콜과 환불에 대한 사항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이다. (출처/ 다이소 공식 홈페이지)

20201210,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판매한 아기 욕조의 배수구 마개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기준치의 612배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며 해당 제조업체에 전량 리콜 명령을 내리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다이소와 제조업체는 즉시 물량을 회수하고 전액 환불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해당 제품은 ‘KC 인증 마크를 부착한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낳았다. 지난 614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제조사 대표와 유통사 대표를 사기와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환경호르몬이 과도하게 초과 검출된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상에서의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이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최근 연구를 통해 환경호르몬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입증한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방명걸 교수(이하 방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법적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하면, LOAEL***을 초과한 것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이소의 경우는 하나의 사례지만 유아기에는 EDC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사춘기 또는 임신했을 때 등 EDC에 과하게 노출된다면 그 심각성과 질병 유발성은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EDC는 당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식 세포를 통해서 이후 세대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큰 것이다라며 법적 기준치를 초과한 것은 분명한 문제이며, 나에게 노출된 환경호르몬이 후대에 유전적으로 전달되어 또 다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LOAEL(Lowest-Observed-Adverse-Effect-Level): 노출되었을 때 독성 또는 생리적 변화가 관찰되는 최소농도로 정의함. 국내기준에서는 농도를 감소시킬 때 악영향을 감지할 수 없는 최소농도로 정의.

 

 

일상 속의 피해, 환경호르몬 줄이기

환경호르몬은 다양한 제품들을 통해서 흡입 섭취 피부 흡수 등의 경로로 우리 몸에 노출되기 때문에 체내로 유입되기 전 회피와 제거를 통해 예방하고 체내로 유입된 환경호르몬은 최대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1단계 회피는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제품을 회피하여 근본적으로 노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2단계 제거는 환경호르몬이 포함된 오염물질을 세척하여 저감시키는 것으로 물청소 손 씻기 등을 통해 먼지 및 손에 묻은 환경호르몬을 제거한다. 현대인은 평균적으로 하루의 80%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실외 공기의 유입과 의복 등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같은 오염물질을 제거하여 효과를 볼 수 있다. 3단계 배출은 몸속에 흡수된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것으로 물 마시기 유기농 / 녹황색 채소 섭취 등 생리적인 배출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호르몬 중 다이옥신은 7~11년 정도의 반감기를 가지나, 비스페놀A와 같이 약 6시간의 반감기를 가지고 쉽게 배출되는 물질도 존재한다. 물 마시기를 습관화하면 대사가 원활해져 체내의 환경호르몬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살균제, 살충제 등의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제품과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여 체내에 축적된 유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도 좋은 대처 방법이 될 수 있다.

방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실내 체류 시간이 증가하고, 일회용품 사용이 이전보다 더욱 잦아지면서 환경호르몬 노출이 더 많아지게 됐다. 물론 직접 실험해본 결과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출되는 1일 노출량은 안전한 수준이며, 막연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평균치보다 낮게 노출될 수도 있고, 평균치보다 수십 배 노출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1일 노출량의 24배 정도에 이르게 되면 위험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성인 개시 질환 등의 발병률이 훨씬 높을 수 있다라고 말하며 건강하게 탈 환경호르몬을 하려면 개인의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 일상에서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환경호르몬에 스스로가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지 파악해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예로 흡연하는 학생들은 담배에 포함된 벤조피렌이 후대에 또 다른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여학생들의 경우 생리통과도 연관이 있다. 잘못된 생활 습관 속에서 얻어진 위험은 후대에도 전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물병 대신 유리병을 사용한다던가, 플라스틱 제품을 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화장품과 같은 일상적인 물품들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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