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트렌드 관찰기] ESG와 학교 전공 〈11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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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탁의 트렌드 관찰기] ESG와 학교 전공 〈1105호〉
  • 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9.05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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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sbizconomy@daum.net
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sbizconomy@daum.net

필자는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최근 특히나 집중적으로 조명했던 분야는 ESG다. ESG와 관련해 여러 주제로 글을 써왔다. 『명대신문』에도 ESG라는 범주로 묶일 수 있는 글들을 보낸 적이 있다. ESG는 주지하듯 환경, 사회, 거버넌스의 약자이다. 해외보다는 늦은 감이 있었지만, 국내에서도 ESG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ESG 역사가 일천한 만큼, ESG를 주제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이들도 아직 많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필자의 부족한 글을 보고 따로 문의를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한 독자는 ESG의 개념 자체에 대해 다른 생각을 표명하기도 한다. 환경 문제도 사회 문제 안에 들어 가는 것이 아닌지, 즉 ESG가 각각 독립된 영역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또 어떤 독자는 기업의 본질이 이익 추구인데 ESG 경영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주주의 이익을 훼손한다면, 그것은 문제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한다. 다 귀담아들을 만한 가치 있는 의견이다. 필자도 독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 고민하고, 더 공부하게 된다.

ESG의 논리나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의견 외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이 있다. 뜻밖에도 다름 아닌 진로 고민이다. 고등학생, 대학생 독자들에게 받는 메일에는 보통 어떤 전공을 하는 것이 ESG 관련 커리어를 이어가기에 유리한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고교생 입장에서는 아예 대학 선택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다. 고교생과는 결이 다르지만 대학생이라고 다르지 않다. ESG가 유망한 분야로 보이니, 전과나 편입 등의 방식으로 전공을 바꿀 결심까지 하고 메일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혹은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이도 많다.

값진 고민이다. 다만 결론부터 말하면, ESG 커리어를 쌓기에 유일한 단일 전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라는 키워드가 있으니, 직관적으로 환경공학이 좋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환경공학은 유용한 학문이다. 다만 그렇다고 환경공학을 전공한다고, 바로 ESG 포지션에 본인이 진입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업계에 발을 담근 후에도 다른 전공을 한 동료보다 유리한 점이 딱히 더 많은 것도 아니다.

사실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다. E가 환경공학과와 가깝다고 치자. 그러면 S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인가? 말 그대로 사회학을 수학하면 될까? 보다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 환경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가정해도, S나 G와 관련한 문제에는 어떻게 대응할 건가?

대학원 고민도 마찬가지다. 근년에 ESG를 테마로 다루는 대학원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경영대학원에 신규 세부 전공으로 개설되기도 하고, 경제학 학위와 연동되는 학교도 있다. 녹색성장, 지속가능경영, 기후경제 등의 이름이 붙어 있는 곳들도 있다. 공부해서 남 주나? 다 좋다. 다만 중심을 잡아야 한다.

실제 ESG로 커리어를 쌓은 현업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학교 전공은 정말 다양하다. 경영학, 경제학 등 상경계열도 많고, 법학과나 사회복지학과 출신도 있다. 행정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계열도 적잖다. 녹색건축 인증을 다루는 회사에는 건축학, 부동산학, 토목학 등의 전공자들이 즐비하다. 학부 전공과 대학원 전공이 다른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쯤 되면 ESG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안 되는 전공을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 사실 중요한 것은 어떤 학과에서든 ESG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그것들은 유기적으로 연결해가는 과정이다. 복수전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기과학과 법학을 같이 공부하면 어떨까? 최근 들어 경영 컨설팅사뿐 아니라 로펌에서도 ESG 부서를 많이 만들고 있다. 이곳에는 변호사뿐 아니라 컨설턴 트들이 일을 한다. 행정학과 회계학을 같이 공부해도 좋겠다. ESG는 환경부, 산자부 등 정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을 이해하는 행정학적 렌즈는 긴요하다. 또 회계 지식으로 ESG 공시의 적실성을 따져보자.

전공 수업을 통해 어떻게 ESG에 혹은 각자가 꿈꾸는 분야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 자신의 목표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다른 학과 수업도 적극적으로 찾아보자. 공부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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