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의 선두주자인 넷플릭스에서 대한민국의 많은 작품이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시청 시간 16.5억 시간이라는 넷플릭스 역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동남아권에서 당당히 1위를 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글로벌 플랫폼에서 이룬 큰 성공에 축하만을 전하고 싶지만 최근 카카오톡의 백기 투항이라는 안타까운 소식도 함께 들려왔다. 구글에 패배한 카카오톡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대한민국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구글의 대결은 이러하다. 구글이 ‘인앱 결제’라는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여 수수료 최대 30%를 부과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하는 제재를 부과하였다. 많은 앱이 이에 굴복했지만, 카카오톡은 인앱 결제를 따르지 않는 최후의 앱이었다. 이것의 대가로 카카오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의 업데이트를 차단당하게 됐다. 이 철퇴를 맞고도 분투를 벌이다 결국 카카오톡은 구글의 결제방식에 백기 투항하였다.
구글의 인앱 결제 방식은 정당하고 공정한 행위인가. 우선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앱 마켓의 특정 결제 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일명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이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구글플레이스토어라는 안드로이드 앱 마켓을 가진 독점 기업의 횡포라고도 할 수 있다. 플랫폼 시대가 경제 · 사회 · 문화적으로 많은 발전과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구글과 카카오톡의 분쟁처럼 플랫폼 기업이 가지는 독과점 횡포에 대한 문제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아울러 플랫폼에 들어가는 자국의 무수한 데이터에 대하여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사용자가 가진 행동 습성, 취향 등 여러 개인적 데이터가 다른 국가의 기업의 저장소에 쌓이고 있다면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도 대한민국은 아직 기축 플랫폼이 버티고 있는 세계 유일한 국가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을 합쳐 일명 GAFA라 불리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세계 각국에 스며들어 정보를 획득하고 있다. 유럽이 기축 플랫폼이 없어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데이터에 두려움과 경각심을 갖듯이 대한민국 또한 이제는 플랫폼 산업과 데이터 안보라는 의제를 수면 위로 올려야 한다.
구글에 대한 제재 법안을 만들긴 했지만,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구축하지 않으면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제와 국내 간 규제 불일치를 줄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