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당당히 예언했다. 그의 저서 『역사의 종언』은 세계의 모든 무게추가 민주주의로의 변화로 옮겨갈 것이며, 체제의 발전은 그것으로 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역사는 그렇지 않았고, 여전히 세계의 체제는 다양한 방향으로 끝없이 발산하고 있다. 이렇듯 단적인 예측은 극단적이면서도 너무나 단정적이어서 수많은 결괏값을 배제하게 된다. 필자는 대학이 직면한 위기와 부정적인 전망들에 대해서 이것이 하나의 렌즈일 뿐이길 희망하며 펜을 들었다.
대학의 위기를 조명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고민하는 과정은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남긴다. 직면하고 있는 학령 인구의 감소, 대학 재정구조의 문제, 대학 진학에 대한 회의 등 산적된 다양한 문제들은 단순히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나온 수십 년의 세월 속에서도 무수히 많은 행위자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추진해왔지만, 결국 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우리의 눈앞에 도달했다. 쉬운 해결 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당장 문제를 직면하지 않은 대학은 지방 대학이 소멸해가는 과정을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위기를 지속적으로 성토하고 의제화해왔으며, 또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에서 대학이 마주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대학의 위기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더 많은 이들이 대학의 위기에, 명지의 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현재의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뜻을 하나로 모으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