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67주년 명대신문 백마문화상 - 좀 더 자극적이게, (비평 부문 가작) 〈1096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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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67주년 명대신문 백마문화상 - 좀 더 자극적이게, (비평 부문 가작) 〈1096호(종강호)〉
  • 김영석 학생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 승인 2021.11.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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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극적이게,

<펜트하우스>, <오겜>의 시대

 

1. 포스트-3S시대의 도래

우리는 포스트-3S시대에 살고 있다. <펜트하우스><오겜>으로 상징되는 포스트-3S 사회는 배금주의와 이기주의가 인간을 노예화하는 사회이다. 그리고 나르시즘(Narcism)을 충족시켜줄 폭력, , (savage, sex, silver)은 포스트-3S의 기본 정신이다. 오늘날의 3S는 조금 다른 맥락의 3S이다. 대중 앞에 당당하면서도, 더욱 더 자극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포스트-3S를 창조해나가는 오늘날 MZ세대도 일상의 따분함에 대한 순종을 거부한다. 마침 코로나 시대의 등장으로 이제는 비대면 플랫폼에서 더 많은 오감자극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확실한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절망감을 일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그들이 위반하는 터부(taboo), 점차 독한 방식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

금전적으로 남는 전략을 선택해나가야만 생존할 수 있는 미디어들은 MZ세대 취향저격에 나름 성공적이었다. 쇼미더머니에서의 다부진 거만함과 그로테스크한 욕설이 더 이상 터부시되지 않는 디스전에 몸을 맡기곤 한다. 넷플릭스에서는 10위권 내의 성인 영화가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성인영화를 안본다고 건전하게 가정하고 이들을 수요의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면, 이러한 서스펜스, 느아르, 폭력, 성에 대한 대리만족의 일반적인 수요가 매우 높다는 사실은 두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이는 영화나 드라마의 상업적 성공에 관한 가장 주요한 키포인트이기도 하다.

2. 흥행 작품으로서의 필요조건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시시콜콜한 클리셰, 감동적으로 끝내야만 하는 닫힌 결말, 예상이 가는 러브라인으로 이루어진 영화나 드라마는 더 이상 '작품'으로서 공감 받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날 시청자들의 니즈(Needs)가 무엇인가? 적어도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다분히 결과주의적인 질문을 던져보았을 때, 시청자들에게 눈물 흘리게 하는 작품보다는 오감을 만족하는 작품, 폭력, 섹스, 물질만능주의가 판치는 '작품'들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들은 암담한 현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그러한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가족들이 다 볼 법한 15금 영화나 드라마에서 뜬금없는 성행위 장면, 살인 장면은 갑작이 왜 나오는지, 그것도 다 계획된 플롯인지 되물을 수밖에는 없다. 이렇게 그로테스크하고 외설적인 장면 중 크게 내용 흐름과 연관성 없는 부분도 구체적인 의미부여를 하려는 평론가들의 시도에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작품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견강부회(牽强附會)식의 해석은 넘쳐난다. <오겜>에서 한국 정당의 부패 혐의로 훼손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찾은 미() 국무부가 그저 대단하기만 하다. 한편 '작품'의 흥행 이유에 대하여 일종의 시퀀스, 구도, 숨겨진 의미 등 작품성이 탁월해서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는 대부분의 관객들 입장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자극적인 썸네일(Thumbnail)로 중무장한 유튜브 추천클립이나 SNS 홍보를 통해 본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작품을 다보고 난 뒤 일부 평론가들만이 시퀀스나 구도를 곱씹고 사후적인 해석할 뿐이다.

최근 2-3년간 흥행 성공의 필수 공식은 대체로 어느 작품에서나 비슷했다. 우선, 감독은 폭력, , 돈이라는 3S를 작품 속에 극적으로 구현하여, 관객이 가진 욕망의 페르소나를 대리만족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극은 보는 순간만큼은 말초 신경을 자극하여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 같지만 결코 상쾌하지 않은 자극이다. 그 다음으로 그것을 더욱 더 돋보이게 띄워주는 것들은 바로 매스컴이다. 드라마나 영화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매스컴이 꼭 봐야하는 작품으로 선정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밴드왜건(bandwagon)에 탑승하고 있다. BBC, 르몽드, 포춘지 등이 홍보를 하고 국내 언론들은 K-드라마의 열풍이라며 기사를 써내려갔다. , 매스컴은 가장 빠르고도 강력한 서포터스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 수긍 가능한 플롯(plot)에 자극적인 소스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한다. <미나리> (2020) 같은 경우, 탄탄한 플롯에도 113만이라는 미미한 실적을 낸 것은, 흥행에 집중하기보다는, 있는 기름기마저 다 빼버린, '순수 작품'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베놈>이나 <내부자>들과 같이 화끈한 액션과 폭력이 난무하는 작품은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기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의 다른 흥행작도 이와 비슷하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져 나오는 상품처럼 작품 스스로가 흥행공식에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이다.

3. <펜트하우스><오겜>을 향한 찬사

지난해와 올해, 브라운관에서 독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펜트하우스>, 그리고 전 세계 넷플릭스를 강타한 <오겜>을 두고 칭찬 일색이다. 30.6%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펜트하우스, 253억이라는 제작비로 40배인 1조원의 수익을 거둔 <오겜>은 한마디로 '초대박'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잘 묘사했다, 현대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보는 내내 서스펜스가 대단했다는 평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해는 된다. 시청률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그리고 너도나도 보는 '작품'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엔 개별 평론가들에게 그것은 너무 견고한 성역이다. 그러나 하나같이 치켜세우는 기사들만 수두룩한 것은 문제이다. 평론가들도 흥행의 이유를 대기 위한 궁리를 할 뿐 건전한 비판을 굳이 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문제가 뭔지에 대한 문제의식 탐구에는 관심 없다. 시청률 1등이라는 상징성에 긍정적인 의미부여만 시도하고 있다.

4. <펜트하우스><오겜>의 굴종적 시퀀스가 미치는 영향

이들이 던져주는 단 하나의 의미는 '구조적 한계'이다. , 지위, 폭력 등 결국 시청자들에게 이러한 사회구조적 한계의 고리는 주인공이 파멸하지 않는 이상 끊어낼 수 없는 견고한 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소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도록 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매화마다 굴종적 현실에 순복하라는 암묵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경쟁'이라는 궁지에 주인공을 몰아넣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손에 땀이 흐르게 만든다. 결국, 암울한 현대사회를 어두운 단면만 조명할 뿐, 대안은 없고 카타르시스도 없는 '피로사회'의 전형을 계속 깨우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so what? (그래서 어쩌라고?) 피곤한 불금을 더 피곤하게 만들 뿐 보고나면 상쾌하지 못한 감정을 갖게 된다. 이렇게 피로사회에서 퇴근해서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도 또 다른 피로사회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5. <펜트하우스><오겜>의 시사점, 앞으로의 방향

가족용으로 권해줄 수 없는 잔인함과 비열함이 플롯 전체를 장악한다. 가족이 같이 보는, 10시 드라마도 아침드라마적인 요소가 들어가야만 시청자들의 본방사수를 이끌어낼 수 있다. <펜트하우스>가 그 대표적 성공 예시이다. 더욱 심해지는 학교 폭력과 가정 폭력 장면을 현실 이상으로 잔인하게 묘사한다. 시즌 12회에서 학생들이 과외교사를 폐차장으로 납치해 폭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발 15금 가족드라마가 아니라고 부정해보고 싶다. 방통위는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주의를 주었지만 폭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즌 1에서는 오직 21부작 중 3회만이 19세 이상 시청가였으나 시즌 2에서는 13부작 중 8회로 오히려 늘었다. 시즌 2 10회에서 주인공 주단태가 트로피로 배로나의 머리를 내리찍으며 살해하는 장면은 흡사 고어물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후에도 천서진을 감금하고 채찍질하는 장면, 가사도우미처럼 부리고 잠자리를 강요하는 계약서 내용 등 막장의 끝을 달린다. 현재까지 <펜트하우스> 관련 민원만 530여건에 달한다. 그러나 폭력과 난동, 성적인 내용(불륜), 탐욕이 다 들어간 내용을 집어넣은 후 넷플릭스, 왓챠와의 경쟁에서 30%라는 시청률로 신나는 승리할 수 있었다.

<오겜>도 예외는 아니다. 외설적인 장면, 선혈이 낭자한 장면, 인간미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가장 잔인한 장면이 고스란히 유튜브 광고로 나온다.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런던 북동부의 존 브램스턴 초등학교도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을 따라 하며 운동장에서 총을 쏘는 행위를 모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교육을 당부하는 통지문을 각 가정에 보냈다. 한편 미 NBC 방송은 오징어 게임이 짧은 영상 등으로 인터넷상에서 나이 제한 없이 공유되고 있으며, 1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선 해시태그 오징어게임’(#SquidGame)의 조회 수가 약 228억 회에 달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기도 했다. 19<오겜>을 잘 찾아본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총 맞는 시늉을 하며 유튜브에 올린 영상, 5학년이 쉬는 시간에 딱지치기하면서 뺨을 때린다는 기사, 런닝맨과 같은 공중파에서 패러디를 하는 모습은 어른들의 돈벌이에 휩쓸리는 어린 청소년들의 씁쓸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부분을 비판하면, 요새 아이들도 알 것 다 알고 성인 영화나 드라마 다 보는데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반응도 많은 현실이다. 성인들도 보고 놀라는 장면이 많은데, 청소년들 정서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영상매체의 폭력성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김경근) 에 따르면, TV에서의 폭력장면을 본 느낌을 묻는 질문에 대해 따라 해보고 싶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된다, 재미있고 통쾌하다.” 등이 47.3%로 나타나 청소년들은 TV 폭력장면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해 장면 모방 경험에 대하여 34.8%가 가끔 있다. 22.1%는 하고 싶었으나 참았다는 의견이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폭력장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시청 후 흉내를 내고 싶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작품을 제작 이후, 홍보와 구성에 있어서도 각별히 주의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19금 드라마를 유튜브 광고나 버스 광고에 대문짝만하게 실고는 청소년들에게 보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모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는 대중을 기만하는 문화산업이 현대인들의 정신세계를 형성해내는 영역이자 인스턴트처럼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정신의 영역에서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한다. 점차 문화산업은 현대인들의 상상력을 막고, 자극적인 즐거움에 매료시켜 순간의 쾌락에 안주하는 수준에서 시청자들을 가둔다고 보았다. 이 드라마들은 크게 다른가? 오히려 영화나 드라마의 성공 방정식이 되고 있다. 더 많은 영화, 드라마들의 오마주가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과연 현대사회의 부조리함과 치열한 생존경쟁, 끊임없는 탐욕을 고발하려는 의미를 담으려는 목적의 작품이었을까? 그렇다고 하자. 그런데, 오히려 '탐욕'에 대한 굴종적 태도를 무의식적으로 학습시키는 효과가 있지는 않는가? 학습 현대인들의 뇌리 속에 돈, 권력, 폭력을 무의식적으로 정당화시키는 기능을 하는 패러독스가 되고 있다. 방송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손익분기를 넘겨야만 하는, 경쟁사회의 한 단면을 작품 스스로가 증명하는 듯하다.

물론 K-드라마, K-영화가 전 세계의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만, 놀이가 살인게임이 되는 그리고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콘텐츠는 환영할 일은 아니다. 과연 강아지들을 기관총으로 학살하고 선혈이 낭자하게 내버려두는 장면이 나온다면 그것이 재미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이 지나가는 동물만도 못한 취급을 당하고 처절하게 파멸당하는 장면이 일상의 놀이가 되고 문화가 되었다. 그리고 <펜트하우스><오겜>을 한 번 경험하면 과거 잔인하다고 평가했던 웬만한 작품도 그저 밋밋한 맛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다. 모든 상식 파괴 행위들은 작품 흥행으로 미화되었다. 심지어 어떤 평론가는 라이트 노벨의 한없이 가볍고 자극적인 맛을 칭송하며, 이러한 비윤리성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때때로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 영역이지만 점차 이것이 상식이 되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문화 비평가들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조만 하기보다는 좀 더 비판적인 관점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롤프 옌센(Rolf Jensen)이 말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를 꿈꿔 볼 수 있는 영화는 없을까? 죽음의 굴레에서 영속적으로 헤어 나올 수 없고, 결국에는 자기파멸에 도달하는 작품이 아닌, 개인의 꿈과 감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 말이다. 피로사회에서는 가슴 벅찬 드림 소사이어티를 꿈꿀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하다. 피로사회로부터 퇴근해서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도 또 다른 피로사회가 내재해있다면, 현대인들은 꿈과 소망을 그려볼 틈조차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작가와 각본가들은 흥행 공식을 놔두고 다르게 작품을 제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그래서 제2<펜트하우스>, <오겜>은 이러한 컬트(Cult)적 인기를 토대로 더 잔인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중무장해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뭐 어때? 그래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인데.” 라는 답변이다.

앞서 언급했듯, MZ의 오감을 만족시킬 포스트-3S시대에서는 그 또한 당연시되는 문화의 일부라는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가 디스토피아(Dystopia) 사회를 촉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21 67주년 명대신문 비평 부문 가작 수상 소감>

김영석 학생(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김영석 학생(중앙대학교 경제학과)

여러분은 2021년 올 한 해를 뿌듯하게 보내셨는지요? 저는 올 한 해가 제 스스로의 미래에 대해서 가장 많은 고민과 방황을 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9월 초까지도 나는 사회에 나가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을 내려야할까?” 와 같은 질문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대학생 여러분들도 그러하시겠지만, 다른 사람의 눈치 보면서 사는 삶이나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삶을 한 번쯤 거부’해보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뒤늦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굳이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좀 즉흥적이지만 여러 도전들을 생각해보았고, 당선된 비평도 새로운 여러 도전들 중 하나인 것 같아 무척 기쁩니다.

올 한 해도 비대면 시대가 이어지면서 덕분에 정말 많은 문학 작품들과 자기계발 도서, 드라마들을 접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에 접한 것들의 대부분이 비관주의’, ‘불확실한 사회’, ‘치열한 경쟁만을 다루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또한 점점 철학적 깊이가 얕아져가는, 값싼 커피 같은 대중문화의 파도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비단 저 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날의 피로사회를 살아가는 여러분들에게 괜찮아, 넌 오늘도 정말 잘하고 있어라고, 따뜻한 가슴으로 위로해줄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누군가의 공허한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그런 작품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선정해주신 심사 위원 분들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수상을 토대로 자신감을 갖고 더 깊이 있는 문화 평론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늘 저를 응원하는 부모님과 친구들, 마지막으로 올 한 해의 끝을 멋지게 장식해주실 하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021 67주년 명대신문 비평 부문 가작 심사평>

육민수 교수(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육민수 교수(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장혜영 교수(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장혜영 교수(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2021년 백마 문화상 비평 부문에는 총 6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예년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숫자이다. 백마 문화상 비평 부문은 시사 · 정치 등 사회 흐름에 대해 논리적으로 비평한 글을 응모하는 부문이다. 20대 청년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진솔한 생각을 듣고자 하는 것이 취지라 하겠다. 예년의 경우 청년들만의 시각이 담긴 글들이 있어 반가웠다. 하지만 올해는 그러한 작품을 보기 어렵다.

6편의 작품들의 중심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코로나’, ‘동북공정’, ‘리더의 모습(유비와 조조)’, ‘문송(문과 홀대)’, ‘혐오’, ‘미디어 콘텐츠의 자극성’. 이러한 키워드들을 보면 이 시대 청년들의 관심과 문제의식을 가늠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예년에 비하면 조금 더 다루어져야 할 문제들이 언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글쓰기 차원에서도 지나치게 객관적 자료만을 나열하거나, 출처 제시가 잘못되어 있거나, 문단 구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하는 등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드러났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에는 당선작은 선정하지 않고, 가작 한 편만을 선정하였다. 가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좀 더 자극적이게, <펜트 하우스>, <오겜>의 시대이다. <펜트하우스><오징어 게임>이 가지고 있는 폭력적인 요소들에 대한 비평이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포장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 생존 경쟁, 탐욕들을 고발할 수 있는 내용이 전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현대인들에게 돈, 권력, 폭력을 무의식적으로 정당화 시키고 있다는 내용이다. 문제의식은 좋으나 글의 진행에 있어 자극적 콘텐츠들이 이 시대만의 특징으로 단정적으로 풀어나간 것은 조금 아쉬운 면이다.

선거 때문이겠지만 MZ 세대라는 말이 화두가 되었다. 신문, 방송에서는 연일 요즘의 MZ 세대는 이러이러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 언론인들의 시각으로 걸러진 청년들의 생각이 아닌 보다 직접적인 그들만의 생각이 궁금하다. 이런 기회를 통해 좀 더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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