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챔피언스 필드의 목소리 스포츠장내아나운서 김영호(체육 07) 동문을 만나다 〈10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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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챔피언스 필드의 목소리 스포츠장내아나운서 김영호(체육 07) 동문을 만나다 〈1091호〉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1.09.12 23: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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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넘치는 장내아나운서 김영호

Q. 간단하게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스포츠 장내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고 그 외에도 쇼 호스트, 리포터, 행사진행자로 활동하면서 현재 갓 100일 된 아이의 아빠인 김영호 입니다.

Q. 장내아나운서 외에도 다양한 행사에서 MC도 보시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는데요. 본인의 직업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 직업으로 말씀드린 MC, 리포터, 장내아나운서 등의 직업들은 모두 진행자로 생각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제가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주인공과 관객, 관중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이에요.

▲사진은 (왼쪽부터) 기아타이거즈 서한국 응원단장, 마스코트 호걸이, 그리고 김영호 장내아나운서의 모습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기아타이거즈 서한국 응원단장, 마스코트 호걸이, 그리고 김영호 장내아나운서의 모습이다.

Q. 현재 기아타이거즈 장내아나운서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기아타이거즈의 장내아나운서가 되셨나요?

저는 기아타이거즈 이벤트 팀의 스텝으로 먼저 일했 어요. 스텝으로 일을 했었던 이유가 전역한 후에 스포츠 장내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서 여러 일을 찾고 있었는데 이벤트 대행사에서 일하는 선배가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아서 사원으로 들어갔어요. 그 일을 하면서 어깨 너머로 스포츠 장내아나운서 일을 배우고 준비했죠. 그러다가 기아타이거즈 이벤트 팀에 들어가게 된 거죠. 그렇게 한 3년 정도 일을 하며 기초부터 배웠어요. 그러던 중 이벤트 팀 실장님이 "영호야 너도 장내아나운서로 함께 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2019년도부터 장내아나운서를 하게 됐어요,

Q. 장내아나운서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여러 분야의 장내아나운서가 있겠지만, 저는 스포츠 장내아나운서로서 농구나 배구 같은 경우에는 경기 운영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선수가 교체되면, 교체 선수의 이름을 불러주고 파울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경기 진행에 관한 것들을 관중 들에게 설명해드리는 역할도 하고요. 야구 같은 경우에는 농구나 배구처럼 직접적으로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 지만, 이닝 교체시간에 이벤트 진행 그리고 선수가 타석에 입장할 때 “1번 타자 우익수 최원준” 이렇게 외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장내아나운서는 소속팀의 홈경기 때만 활동하시는 것인지 원정 경기 때도 함께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장내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굉장히 생소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저는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만 활동하고 원정을 가지 않아요. 왜냐하면 팀마다 홈구장을 담당하는 장내아나운서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상홈 장내아나운서들은 홈팀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일부러 더 큰 목소리로 외쳐주려고 해요.

Q. 경기 종료 후 팬들 앞에서 하는 선수 인터뷰는 언제 진행되는 것인가요?

홈팀이 승리한 날에 경기가 종료되고 투수 부문과 타자 부문으로 나눠서 선수들을 인터뷰해요. 기아타이거즈만의 인터뷰 방식이죠. 경기에서 이긴 날은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 분위기를 팬분들에게 전달해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기아타이거즈의 팬 서비스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인터뷰를 하지 않는 구단도 많지만, 저희 기아타이거즈는 ‘팬 서비스는 해야 한다’라고 생각해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진행하고 있어요

Q. 홈경기 당일 아나운서님의 일과가 궁금합니다.

야구 홈경기가 있는 날은 광주로 가야 하는 거잖아요. 보통 3연전 6연전이 시작되는 날에 차를 몰고 광주로 내려가죠. 특별한 일이 없으면 2시간 전에 출근해요. 도착해서 이벤트 팀장이 주시는 큐시트를 보며, 그날 진행될 이벤트나 행사를 확인하고 회의를 해요. 저는 수첩에 항상 그날의 홈팀 라인업을 적어요.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그리고 그날 출전하는 투수들의 이름도 모두 수첩에 기록하죠. 왜냐하면 그날 홈경기를 이기면 수훈선수(MVP) 인터뷰를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날 어떤 선수가 수훈선수가 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경기 전에는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와 그날 투수진들의 기사를 모두 찾아봅니다. 선수들의 기본적인 정보는 원래 알고 있지만, 최근 기록들은 모를 수도 있어서 찾아본 것들을 이름 옆에 한 줄씩 적어놓고 이 선수가 수훈선수가 되면 이걸 꼭 한번 물어봐야겠다는 내용을 좀 간단히 적어둬요.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기 30분 전 단상에 올라가 자리에 앉아서 경기 시작되기를 기다리죠.

Q. 장내아나운서분들이 때로는 관중분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도 하시더라고요. 본인만의 사기충전 멘트나 추임새가 있을까요?

시그니처까지는 아니지만, 선수들 이름을 부를 때 목을 긁으면서 냅니다. 한 선수를 예로 들면, 기아는 이의 리라는 신인 투수가 올림픽에서 활약하기도 했고, 신인 이지만 에이스로 성장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기아 팬분 들이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는 선수예요. 이의리 선수가 등판했을 때, ‘오늘 경기 선발투수를 소개합니다’ 이렇게 하면 음악이 웅장하게 나오면서 전광판에 이의리 선수의 선발투수 영상이 떠요. 그때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의리’라는 선수 소개 멘트 뒤에 선수의 이름을 부를 때 다른 야구장 장내아나운서랑은 다르게 목소리 좀긁어요. ‘슈퍼 루키! 이~의~~~~리~~’라고 해요 그렇게 목소리를 긁으면서 외치면, 팬분들의 박수를 엄청나게 치시는데 저는 그때 가장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지금 말하는 데 소름 돋네요!

Q. 위와 같이 항상 경기장에서 목을 많이 쓰시는 직업이신데요. 목소리 관리비결이 있다면요?

기본적으로 물을 많이 마셔요. 그리고 경기 들어가기 전에 목을 풀어주죠. 가장 결정적인 건 선천적인 거예요. 연습도 있겠지만, 타고난 게 있지 않을까요? 너무 재수 없어 보이나? (웃음)

Q. 어떤 장내아나운서가 되어야겠다는 본인만의 다짐 또는 생각이 있을까요?

제가 어떤 커뮤니티에서 본 글이 있는데요. 이제 야구 시즌이 딱 시작되고, 누가 적어놓은 게시글인데요. '아 오랜만에 야구가 시작된다. 지금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 도착했는데, 김영호 장내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 완전 설렌다'였어요. 저는 그 글을 보고 너무 좋았어요. 경기장에 직관하러 오시는 팬분들은 항상 저를 '챔피언스 필드의 목소리'라고 불러주시 거든요. 그래서 저는 팬들이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설레게 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Q. 동경하거나 배움을 얻었다고 생각되는 장내아나 운서가 있을까요?

저는 처음 시작할 때 두산 베어스의 유창근 장내아나운서께 많이 배웠죠. 처음에 스텝으로 일할 때도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게 유창근 장내아나운서였어요. 깔끔한 진행방식을 많이 배운 거 같아요. 현재도 많이 도움을 받고 있고요.

Q. 현재 기아타이거즈 외에도 배구와 농구 같은 다른 종목 팀의 장내아나운서로도 활동하시는데요. 다양한 종목에서 장내아나운서를 하다 보면, 규칙과 팀과 관련된 것들도 많이 공부하실 것 같습니다. 어떻게 공부하시나요?

야구는 선수들의 정보, 기록과 기사를 많이 찾아보는 편이고, 농구와 배구 같은 종목은 기사를 찾아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거 같네요. 그리고 요즘 구단마다 유튜브 채널이 있어서 그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들을 챙겨보면서, 선수들의 성향까지도 공부하게 돼요. 용어나 규칙은 검색해보면 잘 나와 있어서 제가 공부한 것외에도 궁금한 게 있으면, 검색해서 찾아봐요. 농구나 배구 같은 경우에는 규칙집을 직접 찾아보기도 했었어요. 공부하려면 머리가 아파요. 그래도 먹고살려면 해야죠. 뭐 (웃음)

Q. 최근 코로나19 상황이라 경기 관중 수도 줄고 응원 방식도 박수와 행동 등으로 간소화되어 장내아나운서가 팬들과 선수들을 이어주는 일도 맡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제가 배구장에서 일할 때는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 됐거든요. 무관중으로 진행될 때는 줌(Zoom)을 통해서 팬들과 소통했어요. 모든 분이 마이크를 켜놓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박수 소리나 응원 소리가 전혀 없었거든요. 그렇다 보니 선수들은 관중들이 없는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것과 거의 똑같아요. 그래서 선수분들이 제 목소 리에 좀 더 집중하게 되는 거 같아요. 홈팀 선수가 스파이크를 때려서 점수를 냈을 때, 더 큰 목소리로 ‘나이스 포인트’라고 외쳐주기도 하고, 멘트를 하더라도 ‘직관을 오시지는 못하시지만, 줌을 통해서 현재 많은 팬분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랍니 다’라는 멘트로 선수들의 사기를 충전하기도 해요. 코로나19 이전에는 팬분들이 입장하시고 시끌벅적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사기충전 멘트를 많이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지금은 팬분들이 경기장에 못 들어오니까, 제가 파이팅 소리 하나를 내도 팬분들의 마음을 대신 전한다는 생각으로 더 크게 파이팅을 외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는 멘트를 하게 된 거 같아요.

 

재간둥이였던 대학생 김영호

Q. 우리 대학 체육학부로 입학하신 후 어떤 학과를 전공하셨나요?

사회체육학과라고 하죠. 그냥 체육학과라고 생각해 주시면 돼요. 해부학도 배우고, 체육의 이해도 배우고, 실기도 배우고 다양하게 체육학에 대해 배웠던 거 같아 요. 저는 원래 입학할 때 체육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입학했었는데, 지금은 해설 일을 하고 있네요. (웃음)

Q. 대학생 시절 김영호 아나운서님은 어떤 분이었을까요?

제가 동기들 사이에서 저를 부르는 호칭이 재간둥이였어요. 대학 시절 때도 사람들을 많이 웃겨주는 걸 좋아했고, 무대에 서면 텐션이 높아지곤 했어요. 아마 동기들이나 선후배들도 그래서 저를 재간둥이라고 부른게 아닐까 싶네요.

Q. 대학생 시절부터 스포츠 장내아나운서라는 꿈을 가지고 계셨던 건가요?

우연한 계기로 우리 대학 앞에 종합체육관에서 알바를 했어요. 알바를 소개해 준 선배가 “영호야 너는 장내 아나운서 하면 되게 잘할 거 같다”라는 말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군대를 전역할 때쯤에, 그 선배의 말이 기억 나는 거예요. 6년 전에 그 선배가 해준 말이 뇌리를 스치더라고요. 그래서 그 선배와 연락이 닿게 돼서 스포츠 이벤트 대행사 사원으로 들어가 일하면서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를 준비하게 된 거죠.

Q. 대학생 시절, ROTC(학군사관)로 활동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학군단에 계셨던 순간도 아나운서 님의 삶에 큰 영향을 줬을 거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진행했던 것이 학군단 때였는데요. 그때 행사가 있어서, 행사 진행을 맡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전역 후에도 마이크를 잡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임관 후에 특전사 장교로 지원했죠. 당시 부대의 슬로건이 “안 되면 되게 하라”였 어요. 그래서 요즘도 정신적으로 힘들 때면, “안 되면 되게 하라”를 외치며 군대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힘을 내는 거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지금 제 딸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요. 나중에 멋진 아빠가 되는 게 꿈이고, 제가 있는 위치에서 자리를잘 잡고 싶어요. 그리고 장내아나운서를 시작한 지 4, 5년도 안 됐거든요. 최소한 10년 정도 한 구단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팬분들에게 가족 같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Q. 우리 대학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아마 대학교 생활을 하시면서 '나는 뭘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하는 후배님들이 많을 거예요. 근데 저는 29살 때부터 장내아나운서를 시작했거든요. 계속 돌고 돌다가, ROTC 전역한 후에 장내아나운서를 하기 위해 여러 직업을 가졌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9살이었죠. 그래서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목표가 생기면 당장 늦었다고 실망하지 말고 목표를 위해서 차근차근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저도 대학교 때 많이 놀았는데, 그래도 29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장내아나운서가 됐으니까요. 사실 34살인 지금도 아직 자리를 잡고 있는 위치인 거 같아요. 저도 했으니까 여러분들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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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아 2021-09-13 00:13:01
멋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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