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칼럼] 명지동산의 설립자님을 생각하며 떠납니다 〈10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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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칼럼] 명지동산의 설립자님을 생각하며 떠납니다 〈1083호〉
  • 김종도 前 중동문제연구소장
  • 승인 2021.03.15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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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명지동산에 학생으로 들어와서 유학 후에 강사, 교수로서 활동하다가 지난 2월에 정년 퇴임을 하였습니다. 명지동산에서 만 44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간 명지동산에서 크고 작은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명지학원의 설립자이신 방목 유상근 박사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설립자님은 그 누구보다도 명지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하셨습니다. 설립자님은 늘 학생들에게 “명지의 얼굴은 학생 스스로가 노력하여 만들어 나가야 한다. 너는 명지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도 자주하셨습니다. 필자는 과대표로 종종 설립자님을 만나 뵐 때면 이런 말씀을 종종 듣게 되었습니다. 설립자님의 영향을 받은 필자는 삶의 모토에서 ‘경천애인’과 ‘정도’를 두개의 수레바퀴로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이것은 교수로서 살아오면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될 4가지 금기를 지키는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이 4가지는 논문표절, 여자 문제, 거짓말, 금전문제입 니다. 이 4가지는 정도를 가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당치도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신앙을 가진 교수들 가운데도 이 4가지의 울타리 안에서 사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점점 사회가 포악해지고 거짓이 난무하는 현실을 보면 이 4가지를 지키기가 어렵겠지만 신앙인들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면 절대로 가서는 안 될 길입니다. 점점 세파에 시달릴수록 설립자님의 가르침이 더욱 절실히 생각납니다. 필자 자신도 그 가르 침대로 100% 살아왔는지 자문자답해보면 부끄럼뿐입니다.

  설립자님은 거짓을 싫어하셨습니다. 우리 학생 들을 만나면 ‘정도’를 가라고 하시면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정도를 벗어나면 모든 게 거짓말을 해야 하고 이것이 종국에는 육적으로 파멸은 물론, 영적으로도 멸망의 포구로 내닫게 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너희들이 나라의 동량이자 주인공이다. 통일의 주역이다.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 하셨던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러기에 방목께서는 통일부 장관도 역임하셨습니다.

  설립자님의 애교심은 가끔 강의실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어느 날 이집트 교수가 ‘아랍어 회화’수 업을 하고 있는데 문을 똑똑하고 들어오셔서 두 손을 모으시고 필자에게 통역을 하라고 하시면서 “교수님 실례합니다. 제가 설립자입니다, 우리 학생들 잘 가르쳐주십시오”라고 당부하고 나가 셨습니다. 그 교수는 “세상에 이럴 수가! 설립자가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하다니. 아랍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라고 감탄하였습니다. 그 교수는 설립자님의 애교심에 감복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설립자님은 수석졸업을 하는 필자에게 “자네는 명지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필자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후배들을 가르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니, 설립자님은 “명지를 위하여 꼭 열심히 해서 교수가 되어 후배들을 잘 가르치게”라고 하셨습니다. 이부탁의 말씀은 뇌리를 떠나지 않고 필자로 하여금 책임감을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필자는 만 10 년의 유학생활을 하고 귀국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설립자님을 뵈려고 하였더니 일주일 전에 돌아가셨다고 하였습니다.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필자는 “꼭 전해드리고 싶은 소식을 전해드릴 당사자가 안 계신다니,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기뻐 하셨을까”라고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미어졌습 니다. 필자는 설립자님의 추도일이 되면 더욱 가슴이 미어집니다.
  설립자님은 필자가 해외유학 시에 수시로 ‘명지대학 교양 문고’를 보내주셨습니다. 교양서들은 해외생활에 지친 필자에게는 심신의 피로를 달래주는 청량제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늘 명지를 사랑하고 꼭 돌아와서 명지의 위상을 올리는데 기여를 해주게”라는 설립자님의 편지는 늘 힘이 되었습니다. 필자는 명지동산에서 큰 사랑을 받고 떠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방목 유상근 박사님의 자상하신 아버지 같은 깊은 사랑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설립자님 존경합니다.

 

김종도 前 중동문제연구소장
김종도 前 중동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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