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위한 공부와 시험을 위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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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을 위한 공부와 시험을 위한 공부
  • 황윤식
  • 승인 2010.05.24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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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을 위한 공부와 시험을 위한 공부
4주 후 기말고사를 치르고 나면 달콤한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옆에 앉은 딸아이가 왜 이렇게 시험이 많으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예정되지 않았던 시험이 겹친 모양이다. 우리 명지인들도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참으로 많은 시험을 치렀다. 대학에서는 조금 달라지려나 했더니 강의 듣고 리포트 쓰고 시험 치르는 과정이 고등학교와 다름이 없다. 아니, 훨씬 어려운 부분이 많다.
대학에 막 들어온 새내기들은 고등학교와 다른 흥미롭고 창조적인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가 실망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학문의 선배들이 이루어 놓은 업적을 익히는 도제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부족하면 자기만의 학문적 일가를 이루기는 어렵고, 혹 자신의 것을 주장하더라도 깊이나 논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존의 학문을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이 얼마나 충실히 과정을 이수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은 현대 교육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 시험을 잘 보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간혹 강의 중 나름 날카로운 질문을 하고 남들보다 많은 것을 학문적으로 성취한 학생이 유독 시험에서 애를 먹는 것을 본적이 있다. 반면에 게으른 학생인 듯 한데 시험에 강한 학생이 간혹 있다. 시험에 강한 학생은 출제자의 의도를 간파하는 감각이 있고 시험에 적합하게 공부하는 능력이 있는 듯하다.
학문을 위한 공부와 시험을 위한 공부는 다른 것일까? 그 둘은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그 방법은 달라야 한다. 학문은 진리 탐구가 목적이기 때문에 학문을 위한 공부는 넓고 깊게 이루어져야 하고, 필요하다면 학문적 원류를 찾는 노력과 이해, 비평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시간의 제약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시험을 위한 공부는 일정한 범위에서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두 방법 중 하나만을 고집할 때는 부작용도 일어난다.
첫째, 시험을 위한 공부 방법만으로는 높은 성과나 학문을 이룰 수 없다. 토익시험을 예로 들어보자. 많은 학생들이 교재나 학원 강사의 도움으로 토익 점수를 높이는 기술을 배운다. 이런 학생들은 처음에는 진전을 보이다가 답보상태에 이른다. 열심히 토익책을 보고 공부하는데 성적이 지난달과 별로 차이가 없다. 영어교육 전공 교수는 ‘토익 자체에 매달리는 방법은 토익점수 향상에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 영어실력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많이 듣고, 많이 말해서 영어 실력 자체를 늘려야 성적향상의 여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둘째, 학문을 위한 공부 방법만으로 모든 시험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자격증 시험, 각종 고시 등은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기에 학문을 위한 공부처럼 넓고 깊게, 소수의 지지를 받는 이론까지도 연구하는 공부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그렇다면, 우리 명지인은 전공 및 교양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평소 강의 듣고 리포트 쓰는 과정은 학자의 자세로 폭넓고 깊게 공부하고, 시험이 다가오면 수험생처럼 필요한 부분만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한 듯하다. 이번 기말고사에 우리 명지인들의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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