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명지대학교 학사구조 통합 초안 발표돼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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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명지대학교 학사구조 통합 초안 발표돼 〈1109호〉
  • 한지유 편집장
  • 승인 2022.11.2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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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적 지표와 의견수렴을 둘러싼 문제를 비롯해 정성적 평가가 누락됐다는 지적이 있어
▲사진은 지난 9일, 자연캠 창조예술관 2446호 계단식 강의실에서 열린 ‘명지대학교 및 명지전문대학 통합 공청회’의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9일, 자연캠 창조예술관 2446호 계단식 강의실에서 열린 ‘명지대학교 및 명지전문대학 통합 공청회’의 모습이다.

지난 9일, 자연캠 창조예술관 2446호 계단식 강의실에서 우리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통합 명지대학교 학사구조 통합 초안’(이하 통합안)을 발표하는 공청회가 열렸다. 지난 3일에 제3차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 회의에서 발표된 학사구조 개편(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번 통합안의 주된 내용은 △실용학문 위주의 재구성과 순수학문 폐지 △학부제 도입 △기존 실용학문 통폐합 △일부 학과의 캠퍼스 이동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본지는 1109호 1면에서 통합안이 나오게 된 배경과 공청회 상황, 공청회 이후 학내 단체의 대응을, 2면과 3면에서는 학내 주체들이 통합안을 두고 내는 여러 목소리를 다룬다.

 

특성화 방향에 따른 학사구조 통합안 발표 과정

우리 대학과 명지전문대학 간의 통합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9월 30일에 열린 제2차 통추위에서 ‘통합 명지대학교 캠퍼스별 특성화 방향 수립(안)’(이하 특성화안)을 보고한다. 이후 지난달 5일에는 통합추진 행정지원팀(팀장 안경훈)이 해당 내용을 ‘명지대학교 및 명지전문대학 통합 관련 구성원 소통 홈페이지’(이하 대학통합 소통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려 구성원과의 공개를 시작했다.

해당 특성화안은 각각의 캠퍼스별 수직적(학문 분야별) 특성화 운영 방향과 수평적(기능적) 특성화 운영 방향을 다뤘다. 캠퍼스별 수직적 특성화는 용인캠퍼스가 ‘Tech & Trans Art’를 기반으로 3개 분야를, 서울캠퍼스가 ‘Digital & New Media’로 2개 분야를 특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수평적 특성화는 융합교육과 평생교육을 중심으로 통합 명지대학교의 기능적 특성을 갖춰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비롯해, 특성화안에서 특성화 연계성이 높은 학과는 관련 단과대학 및 학과를 신설하는 등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으나, 특성화 연계성이 낮은 학과는 미래 산업수요와 학과 경쟁력을 고려한 학사구조 개편과 유사 학과 통폐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31일에는 통합추진 행정지원팀이 대학통합 소통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통합 명지대학교 학사구조 통합 원칙 수립(안)’(이하 통합 원칙안)을 게시해 구체적인 통합 원칙을 공개했다. 통합 원칙안에서는 통합 명지대학교가 교육중심과 실용/응용 학문 중심의 재편을 통해 전략적 운영 방향성을 확고히 하고, 특성화 분야 연계를 비롯한 명지전문대학과의 유사학과 통합이 필요함을 다룬 바 있다.

지난 3일과 지난 9일 각각 통추위와 구성원을 대상으로 보고 및 발표된 통합안은 특성화안과 통합 원칙안을 거쳐 학사구조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구체적인 단과대학과 학과 등을 제시한 첫 번째 초안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각각의 안건의 자세한 내용은 대학통합 소통 홈페이지에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공개되어 확인할 수 있다.


공청회에서의 문제 제기

공청회에서는 크게 3가지의 문제점이 우리 대학 구성원으로부터 제기됐다. △정량적 지표와 결과의 신뢰성 △정성적 평가 누락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 미비 등의 절차적 타당성이 주된 문제점으로 공청회의 논의 내용이었다.


① 정량적 지표와 결과의 신뢰성

먼저, 통합안을 두고 학과 신설 · 변경 · 통폐합의 근거가 되는 정량적인 지표와 수치 분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정현 인문교수협의회장(경영학과 교수, 이하 이 회장)은 공청회에서 김진환 자연교수협의회장(바둑학과 교수)의 대독으로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학과 개편안의 논거를 제대로 논의한 적도, 사전에 예고된 적도 없어 학과 폐지 기준과 기준에 따른 평가 결과가 공정하게 관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편안은 구성원 다수에게 수용되기 어렵다”라며 개편의 논거인 정량적 지표의 기준이 구성원과 공유되고 합의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어 “특성화 방안이 공개됐을 때부터 인문교수협의회와 많은 교수들이 방안의 근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했고 근거 보강을 줄곧 요청했음에도, 근거는 전혀 보강되지 않았고 기존 주장이 옳다는 말을 컨설팅 업체가 반복했다”라면서 “학과 폐지와 통폐합 관련 논거 역시 취약하며, 그 취약한 논거로 학과 폐지의 심각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A 학우는 “경제적 가치를 따지기 위해서는 수치로 평가해야 하는데, 수치를 어떤 방식으로 냈는지 모호하고, 수치 결과에 대한 분석 기준을 어떻게 세웠는지 반박의 여지가 많다”라며 “일반적으로 경쟁 대학 대비 연구성과에서 상위 50%면 양호, 하위 50%면 미흡으로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철학과와 수학과의 수치 분석 결과를 보면 양호가 아닌 미흡으로 나와 있어 자의적인 기준을 가지고 통폐합했다고 보인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삼일회계법인 정민철 상무(이하 정 상무)는 “자세한 자료는 시간이 촉박해서 정리해서 보여드리기 어려운 것이지 학과적인 정량 지표와 외부평가, 대외평가 등 수치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서 최선의 안을 작성했고, 그렇다고 해서 자의적으로 저희 의사를 반영해서 만든 안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② 정성적 평가 누락

공청회 진행 과정에서는 통합안에 정성적 평가가 반영되지 않고 누락됐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철학과 김준성 주임교수는 “연구가 정량이 있고, 정성이 있다. 물론 개수로도 평가할 수 있다. 철학과는 인문대학 중에서 정량적으로도 결코 뒤지지 않고 정성적으로 보더라도 논문이 얼마나 영향력 있느냐 등에서 다르게 평가될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해 정성적 평가가 통합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정 상무는 “연구가 정성적으로 좋은지까지 살펴볼 시간이 없었다. 정량 부분 위주로 봤고, 지금으로써는 이게 최선이다는 의견이다. 말씀하신 의견도 있다는 것을 함께 전달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질문에 대해서도 “학문적 가치를 정성적으로 반영할 시간이 없었다. 인터뷰 진행하면서 최대한 반영할 수 있다면 반영해서 보고하겠다”라고 답변해 통합안 준비 과정이 짧아, 학과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하기 어려웠음을 인정했다.


③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 미비 등의 절차적 타당성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 등이 미비해 절차적 타당성이 미비하다는 주장도 많이 제시됐다. 특히, 12월까지의 제출기한으로 기간이 촉박해 여러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정 상무는 “이 절차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맞다. 이야기들이 모두 조정되면 느려질 수밖에 없다. 졸속이냐 폐교냐를 봤을 때는 컨설턴트 입장에서 폐교는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12월까지 제출하는 과정 안에서는 최대한 의견 수렴을 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절차가 너무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 신청하지 않으면 생기게 되는 등록금 손실 문제는 예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 외에도 △순수학문 폐지 △음악학부의 실용음악학전공 변경 △인문캠의 소프트웨어 특성화로 인한 자연캠 관련 학과 문제 △바둑학과의 단과대학 변경 △국제통상학과 통폐합 등이 논의됐다.


학내 단체의 대응

▲표는 통합 명지대학교 학사구조 통합 초안에 대한 각 주체별 대응 과정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표는 통합 명지대학교 학사구조 통합 초안에 대한 각 주체별 대응 과정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난 23일, ICT융합대학 학생회 '제비'로부터 정정보도 요청이 있어 온라인 판에 게재합니다. 위 표에서 11월 12일 "[인문캠 총학] 명지대는 소통하라 홈페이지(명지대.kr) 개설"은 "인문캠 총학만이 아닌, ICT융합대학 학생회가 같이 행동한 내용입니다. 실제 홈페이지 개설은 ICT융합대학 학우들이 했으며, 홈페이지에서 수집해야 하는 정보는 인문캠 총학 단위에서 같이 의논했습니다"라고 밝혀왔습니다. 이에 위 내용을 "[인문캠 총학, ICT융합대학 학생회] 명지대는 소통하라 홈페이지(명지대.kr) 개설"로 바꿉니다. (2022.11.25. 01:14 기사 수정)

 

지난 3일, 제3차 통추위 회의 이후 인문캠 ‘정진’ 총학생회(회장 엄세빈 · 경영 19, 이하 인문캠 총학, 이하 엄 회장)는 관련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 9일 공청회를 기점으로 인문캠 총학은 ‘명지대는 소통하라’ 홈페이지를 개설해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 18일에는 4,272명의 학사구조 통합안 관련 반대 서명을 기획조정실에 제출했다. 자연캠 ‘ALT’ 총학생회(회장 최정현 · 전자 17)는 지난 14일부터 기획조정실과의 간담회를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관련 재학생 설문조사를 이어 나갔다.

엄 회장은 “지금까지 공청회와 간담회를 몇 차례 진행했는데,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 절차였다고 생각한다. 공청회 자리에서도 의견을 제시하면 결국 그 질문에 본질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다른 답변으로 빠지는 부분이 많아 답답했다”라면서 “표면적으로는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해당 내용이 실질적으로 잘 받아들여지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통합 준비과정을 평했다. 이어 “학교 측에 계속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데 계속 해결이 안 돼서 확대운영위원회 회의 의결을 통해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강력하게 의사를 표시할 예정이다”라고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지난 10일과 17일에 각각 명지대학교 통폐합안을 두고 명지인 총궐기를 진행한 우리 대학 강경대열사추모사업회 지윤경 학생대표는 “절차상으로도, 결과상으로도 잘못됐다”라면서 “무조건적인 순수학문의 폐지와 동시에 실용 중심의 학문 체제로의 변화가 경쟁력과 위상을 제고하기보다는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우들이 이 상황을 많이 답답해하고 혼란스럽지 않을까 생각되고, 시급하고 긴급한 사안이라 기존 활동이 있었음에도 총궐기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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