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학원 회생신청 당해〈10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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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학원 회생신청 당해〈1072호〉
  • 류성우 기자
  • 승인 2020.06.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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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의 회생절차 설명은 전대규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가 『법률신문』에 지난달 18일 기고한 「[풀어 쓴 채무자 회생법] (2) 회생절차」를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지난 5월 8일, 우리 대학 학교법인 명지학원이 ‘SGI서울보증’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신청(이하 회생신청)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SGI서울보증은 문제가 된 2004년 자연캠 내 ‘명지 엘펜하임’ 분양 당시 입주자들 에게 보증서를 끊어준 회사다.

 

회생절차, 어떻게 이뤄졌나?

  2018년 12월 접수돼 지난해 5월 알려진 명지학원에 대한 첫 번째 파산신청은 채권자 김 씨와의 합의로 지난해 10월 각하됐다. 그러나 명지학원은 지난해 12월 또 다른 채권자 10명으로부터 파산신청을 당했으며 이후 파산절차 재판이 지난달 7일까지 진행 중이었다. 지난 1월 재판에서는 재판부가 채무자인 명지학원 측에 자산과 부채 현황을 밝히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회생절차가 개시되는 경우 파산절차는 중단되고, 파산절차 재판 역시 회생절차가 실패할 경우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SGI서울보증이 회생신청서를 제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문제는 ‘명지 엘펜하임’이었다. SGI서울보증은 2004년 자연캠 내 실버타운 ‘명지 엘펜하임’ 분양 당시 입주자들에게 보증서를 끊어줬다. 그러나 명지학원은 분양계약 내용을 온전히 이행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당시 분양을 맡은 명지학원은 ‘9홀의 골프장을 조성하여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정했으나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른 소송이 잇따르며 채권자들의 파산신청까지 이어지자 보증서를 끊어준 SGI서울보증도 움직인 것이다.

  다만, SGI서울보증은 명지학원 산하 학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파산신청이 아니라 회생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명지학원이 파산하게 되면 학교법인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고 학교가 폐교될 수도 있는데 그건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이미 파산신청이 들어간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고, 회생 신청을 하면 파산 신청보다 먼저 검토될 것으로 판단해 조치에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회생절차란?

 

서울회생법원은 회생절차를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 주주 · 지분권자 등 여러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제도’이자 ‘사업의 재건과 영업의 계속을 통한 채무 변제가 주된 목적으로서, 채무자 재산의 처분 · 환가와 채권자들에 대한 공평한 배당이 주된 목적인 파산과 구별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회생절차의 핵심은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채무자의 빚을 조정해 재건하는 것이다.

 

회생절차는 첩첩산중

 

▲회생절차 흐름도(출처/ 서울회생법원)로 번호는 기사 설명에 따라 본지가 임의로 표현한 것이다. 
▲회생절차 흐름도(출처/ 서울회생법원)로 번호는 기사 설명에 따라 본지가 임의로 표현한 것이다.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신청이 받아들여지고 회생절차가 잘 이뤄져 종결에 이른다면 궁극적으로 채무관계는 청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그 과정은 첩첩산중이다. 만약 회생절차가 어그러진다면 명지학원은 다시 파산신청 재판과정을 재개함으로 회생절차 과정을 잘 밟는 것이 중요하다.

  ①회생절차가 시작되면 채무자의 재산은 ‘법률적으로’ 제3자인 관리인에게 처분권이 넘어가지만 대부분 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고 기존 법인 대표자나 채무자가 관리인으로 간주돼 겉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②관리인 선임 이후 법원은 채권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인들과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 조정을 돕는다.

  ③관리인 등은 채권자들에게 어떻게 변제할 것인지를 기재한 회생계획안을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한다. 제출 후 채권자들은 관계인집회에 참석하여 회생계획안을 검토(심리)하고 동의 여부에 관한 의사를 표시한다. 표결은 조(회생채권자조 · 회생담보권자조 · 주주조)를 분류하여 실시하는데, 주주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경우 의결권이 없다. 조별로 다수결에 따라 가결되면,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생계획을 인가한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면 회생채권 · 회생담보권은 회생계획에 따라 권리가 실체법적으로 변경된다. 채권자들의 채무 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④법원에서 인가가 나지 않을 경우 임의적 파산선고*(회생계획 불인가)가 내려진다. 인가 결정전에 회생절차가 폐지될 때도 임의적 파산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86조 등에 따르면 ⑤법원이 정한 기간 내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거나 제출했더라도 그 내용이 결의에 부칠만한 것이 되지 못할 때 법원은 직권으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회생절차 하나하나에 주의가 요구 되는 것이다. 그러나 회생계획이 인가됐다고 해서 무조건 회생절차가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⑥회생계획안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어서 변제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필요적 파산선고(인가 후 회생계획안 폐지)를 내리게 된다. 필요적 파산선고는 반드시 파산선고가 이뤄짐을 의미한다.

  만약 회생절차가 폐지된다면 명지학원은 다시 두 번 째 파산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회생신청이 받아들여지면 SGI서울보증은 명지학원의 수익용 재산 매각,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법인의 재산은 수익용 기본재산과 학교 재산으로 나뉜다. 회생신청이 받아 들여지면 교육부 승인이 필요한 학교 재산(등록금, 학 교 건물 등)에는 손대지 못하더라도 명지 엘펜하임 같은 수익용 기본재산은 처분될 수 있다.

  이미 명지학원에 대한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으로 회생절차에서 M&A를 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구조조정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이코노믹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토지와 건물이 기본재산을 이루는 학교법인은 청산가치가 높아 학원 수익으로 채무를 갚아 나가는 회생계획은 세우기 어렵다”라며 “이 경우 M&A를 통해 인수자의 M&A대금으로 채무를 한 번에 갚는 방식의 회생계획안을 생각할 수 있다”라고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이사회의 구성권을 M&A의 대상으로 삼는 방안이었다. 다만 명지학원 관계자에게 이러한 방안들을 언급하자 현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닌 SGI서울보증 등으로부터 내려오는 방안을 검토해야하는 상황임을 밝혔다.

  회생절차가 실패할 경우 다시 두 번째 파산절차가 시 작된다. 이 경우 법인의 파산 가능성이 남아있게 된다. 이에 명지학원 관계자는 “학교에 소속된 학생들을 포함해 모든 구성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내려오는 방안들에 대응해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필요적이란 말이 법문에 있을 경우에는 법관의 재량권 행사가 제한되어 반드시 그러한 사유를 고려하여 적용한다. 임의적이란 말이 법문에 있을 경우에는 법관의 자유심증에 따라 그러한 사유를 고려하여 적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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