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의 말] 우리의 노력 〈1104호(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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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말] 우리의 노력 〈1104호(개강호)〉
  • 한지유 편집장
  • 승인 2022.08.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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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11월 1일에 발행한 본지 291호(창간 26주년 특집호)의 탑사진이다. ‘26성상 명지 지켜온 백마의 보루’라고 적혀있다.
▲1980년 11월 1일에 발행한 본지 291호(창간 26주년 특집호)의 탑사진이다. ‘26성상 명지 지켜온 백마의 보루’라고 적혀있다.

명대신문 편집장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사진은 매우 놀랍게 다가온다. 지금의 대학언론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모습이다. 학생회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신문을 읽고 있다니,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우리 신문이 1980년대에는 저렇게 많이 읽혔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이 광경이 부러워진다.

대학언론이 처해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제 MZ세대들은 긴 글보다는 가시적인 자극이 강렬한 영상에 더 익숙해졌다. 글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행위들, 예컨대 신문이나 책을 읽는 것 자체를 그리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있다. 더 나아가 기존의 전통적 매체들이 ‘고리타분’한 것이 되어 가고 있다. 또한, 대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시간보다 학교에 있지 않는 시간에 더 늘어났다. 지난 2년 반 동안의 코로나19 상황은 대학생들의 가뜩이나 없는 ‘대학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더 없게 만들어버렸다. 더 이상 새롭고 생산적이지 않는 대학사회와 그저 취업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전락해버린 대학에 관심을 두지 않는, 지금 대학생들의 모습이 그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경제불황 시대에 취업마저 위태로워 나를 돌볼 시간도 없는데, 더 거시적인 대학과 대학사회를 돌아볼 시간은 더더욱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대학사회의 일을 다루는 대학언론이 자연스레 주요 독자의 눈에서 멀어진 것은 아닌지 고민이 든다.

‘신문의 위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인쇄매체를 활용한 기성언론들조차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시기에 대학언론이라고 다를 바는 없다. 오히려 신문 일반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대학사회에 대한 무관심까지 견뎌내야 하는 대학언론은 오히려 기성언론보다도 더 큰 짐을 떠안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읽히는 신문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고민에, 그 답을 쉽사리 내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단순히 기성언론처럼 ‘뉴미디어로의 저변 확장’만이 답이 될 수 없겠다는 생각도 때때로 든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우리가 처한 상황 탓만을 할 수 는 없는 노릇이다. 대학언론이 기존에 지니고 있던 전통적 매체로서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주요 독자인 학생과 교직원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와 해답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고민의 산물이 지금 독자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신문이다. 이 개강호의 변화된 부분들이 우리들 나름의 ‘혁신’인 것이다. 본지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 방법을 찾아내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방학을 활용해 본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나름의 해법을 내놓았다.

약 8년이 넘는 긴 기간 동안 사용해오던 ‘신문의 얼굴’인 1면 지면에 과감히 혁신을 도전했고, 취재과정을 더 자세히 엿볼 수 있도록 ‘기자수첩’도 늘렸으며,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추천하는 ‘책’은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는 ‘백마인의 책갈피’도 신설했다. 지면에만 그치지 않고, 신문사 홈페이지에서도 혁신을 해나갔다. 홈페이지에서는 그동안 제공하지 않던 PDF 지면보기를 비롯해, 매체소개와 기자소개 등을 더 독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바꾸었다. 지면 신문을 만나 볼 수 있는 배포대도 증설해 더 배치해두었다. 또한, 독자권익위원회를 신설해 독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뉴미디어부 에디터를 두어 본지의 뉴미디어 접근도 강화하고자 한다. 독자와의 접점을 늘리려는 본지의 ‘새로운 도전’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때때로 혁신이라는 말 자체로도 무겁고 버거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본지가 현실에만 안주할 수 없는 이유는 신문은 신문사 구성원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문을 읽는 모든 독자의 것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독자가 신문을 읽으면서 의미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신문사 기자로서의 사명이 아닐까 싶다. 이 험난한 길을 함께 걸어가는 명대신문사의 선 · 후배와 동료 기자들, 명지미디어센터의 모든 구성원들 덕분에 명대신문이 혁신에 혁신을 거쳐 창간 68주년까지 이어져왔다. 발맞춰 함께 걷는 이들과 이 신문을 읽고 있는 모든 독자에게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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