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학생회, 표지판 개정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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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여학생회, 표지판 개정해야 할 때
  • 이재희
  • 승인 2010.03.29 0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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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기구이지만 입지가 좁고 힘든 점도 많아

2007년에 운영되지 않았던 건국대학교 총여학생회(회장 김가영ㆍ정치외교학과 07)는 2008년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김가영 회장(이하 김 회장)은 “총여학생회가 학우들에게 환영받는 편은 아니”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 회장은 “학우들에게 외면받지 않는 총여학생회를 만들기 위해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행사 기획단을 조직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중이지만 총여학생회와 함께 일할 학우가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대학교는 총여학생회 대신 총학생회 산하기구에 여성위원회가 소속돼 있고, 고려대학교는 여학생위원회라는 자치기구로 존재하는 등 대학 내에서 총여학생회의 기능과 역할은 축소되어가고 있다. 각 대학에 남아있는 총여학생회도 학우들의 관심 부족, 학내에서의 좁은 입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우리대학 총여학생회는 어떨까. 이에 대해 양캠 총여학생회(인문캠 회장 박지혜ㆍ경영 07, 자연캠 회장 성수아ㆍ식영 07) 회장은 “총여학생회가 왜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학우도 더러 있다는 것을 안다”고 입을 모았다.

 

총여학생회 존재도 잘 모른다?!

우리대학 총여학생회는 총학생회에 속해있는 기구가 아닌 전 여학우를 대표하는 독립적인 학생회다. 그러나 학교가 주최하는 공식행사 자리에서 총여학생회 임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총학생회에 비해 부족한 총여학생회의 활동은 학우들의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한선미(문정 08) 학우는 “주변 사람 중에는 총여학생회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며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를 구분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지혜 회장(이하 박 회장)과 성수아 회장(이하 성 회장)은 “총여학생회가 총학생회보다 입지가 좁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성 회장은 “총여학생회의 존폐에 대해서는 매번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며 “총학생회에 비해 총여학생회가 하는 일도 없어 보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어느 대학이나 총여학생회 존폐 혹은 총여학생회가 총학생회의 산하기관이 되는 문제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대학 총여학생회는 여학우들에게 진정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원인, 총여학생회 학우들의 의견수렴 부족과 홍보부족 그리고 역할 모호

건국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여성용품 공동구매를 앞두고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품목을 공동구매 할 지 설문조사를 시행한다. 다음 달 중으로 여성용품 공동구매를 할 계획이라는 박 회장은 “주로 여학생 휴게실을 이용하는 학우와 총여학생회 클럽(http://club.cyworld.com/mjumstyle)을 이용하는 학우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했었다”며 “앞으로는 행사마다 설문지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여학생회가 물품지급에 치중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는 학우들도 많았다. 정송이(패디 07) 학우는 “물품 이외에 여학우로 학내에서 혜택 본 것은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또, “총여학생회는 여학우를 위해 물품 나눠주기 행사만 하는 것 같다”며 “총여학생회가 전체 여학우를 대표하는 만큼 학교 측에 좀 더 큰 목소리를 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선미 학우는 “총여학생회에서 나눠주는 물품이 여학우 권익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물품 외에도 학우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해 준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학우들의 진정한 복지를 위한 다른 활동도 필요하다. 박사랑(아동 07) 학우는 “물품제공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의 복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여학우들이 좀 더 편안하고 걱정 없이 복지를 누리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품제공과 구두굽 수선 등을 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다양한 특강과 지원을 하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총여학생회가 홍보측면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인터넷을 통해 홍보도 하고 명진당에 대자보도 붙여봤지만 학우들의 참여가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유은혜(행정 07) 학우는 “물품을 일정한 장소에서만 나눠 주다 보니 학우들이 잘 모른다”며 “많은 학우가 총여학생회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쉽게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총여학생회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물품을 무분별하게 가져가는 것을 방지하고 꼭 필요한 여학우에게 지급하기 위해 총여학생회실에서 나누어 준다”고 설명했다.

공간과 시설에 대해서 토로하는 학우들도 많았다. 홍아름(북한 07) 학우는 “여학우들이 누릴 수 있는 시설을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유은혜 학우는 “여학생이 모여 쉴 공간은 학생회관밖에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인문캠 남학우 조 모 씨는 “아무리 여학우라지만 여학우만 학내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여학우들을 위한 여성전용열람실 등의 공간을 확보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남학우들은 역차별이라고 하기도 하고, 학교 측과는 원만한 회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여학우만을 위한 총여학생회가 아닌 모든 학우가 같은 자리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또, 성 회장은 “행사 등과 관련해 학교 측에 건의는 많이 하지만 그 과정이 원만치 못할 때가 잦다”며 “총여학생회는 학교 측과의 협상이나 협찬을 받는 과정에서도 총학생회에 밀리는 일이 많고, 재정적인 어려움도 많다”고 말했다.

 

총여학생회, 진정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인가

총여학생회가 여학우들에게 진정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양하다. 홍아름 학우는 “새내기 때부터 꾸준히 총여학생회가 제공하는 혜택을 받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사랑 학우는 “여학우를 위해 복지혜택을 주는 것도 좋지만 보다 지속적으로 복지혜택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슬기(환경 07) 학우는 “‘총여학생회’하면 여학우들이 쉴 공간과 물품을 제공해줬다는 것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며 “이런 것들이 여학우들의 실질적인 권익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인문캠 남학우 박 모 씨는 “총여학생회가 여학우의 권익을 위해서 뚜렷하게 하는 일은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실질적인 여학우 권익향상을 위한 활동을 주도적으로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국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생리공결제를 여학생 권리보장 측면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여학생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반反성폭력 운동 △탈이성애중심주의 △몸 바꾸기- 남성의 억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여성 스스로의 몸을 바꿔 보기 △에코페미니즘 △여학생 교육권 신장- 여성학 관련 수업증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학기 초에 학우들의 다양한 건의사항을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며 “앞서나온 의견을 수렴해 어떻게 하면 총여학생회가 학우들의 복지를 더욱 개선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 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홍보를 통해 많은 학우들이 총여학생회가 주최하는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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