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린지 어느덧 7년이 지났다. 우리나라는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두고 국민들의 열기와 성원을 모아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거리의 응원시민 7백만 명이 붉은 티를 입고 하나가 되어 함성을 내지르고 믿지 못할 단결력을 보여주며 한반도를 붉은 색으로 물들였다. 우리 대표팀은 그 성원에 보답하듯 아쉽게 졌지만 독일과의 승부를 멋지게 장식했고 붉은 악마들은 ‘CU@K리그’라는 카드섹션을 벌여 월드컵의 관심을 K리그로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K리그 그 자체를 즐기는 관람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월드컵이 끝난 후에 K리그로 이어지는 축구응원 열기는 식어버렸다. ‘역시 한국인의 냄비근성은 어쩔 수 없다’하는 불만을 가질 법 하다. 하지만 나 역시 K리그보다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그’에 눈길이 더 가는 게 현실이다.
냄비근성이라는 말을 우리 모두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한 번 불을 붙여 끓이기 시작하면 쉽게 달궈졌다가 불이 꺼지면 지속성 없이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의 특성을 비유해 쉽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식어 버리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에 비유해서 표현한 말이다.
냄비근성이라는 말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만 가는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의 다양하고 급변하는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현재 우리의 생활과 딱 맞는 성질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안 좋은 특성임에는 틀림없다. 냄비근성이 해외에서 한국인의 고질병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이유와 앞으로 우리가 고쳐 나가야 할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알아봐야 할 것이다.
지난 25일, 영국 BBC 방송 인터넷 판에 ‘한국 프로축구는 여전히 발전하지 못했고 관중도 없다. 한국 축구는 오직 대표팀으로 시작해서 대표팀으로 끝난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자국 리그는 관심도 없고 월드컵 기간에만 쉽게 타오르고 쉽게 흥미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막 7월에 개막한 K리그에서는 최단기간(42경기) 100만 관중 동원, 하루 최다 관중(12만3189명) 동원 등 신기록들이 쏟아져 월드컵 효과를 반짝 보기도 했다.
한국인의 정신, 한국인의 끈기, 한국인의 인내를 이제는 몸소 실천해야할 때가 왔다. 쉽게 타오르고 쉽게 꺼지는 열정보다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의지의 한국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형용(환경 09) 학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