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의 공약 이행률을 보인 학생회는 한 곳도 없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가 있겠다. 하지만 더욱 문제는 대부분의 학우들이 학생회가 내세운 공약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다. 또한, 단일후보가 출마하는 찬ㆍ반 투표는 공약에 대한 선택권을 더욱 좁게 만든다. 따라서 논해본다. 이름도 생소한 ‘매니페스토 운동’을, 매니페스토manifesto란 ‘증거’라는 의미의 라틴어 마니페스투manifestus에서 유래됐다.
다음은 정치외교학과(학과장 신율) 윤종빈 교수와의 일문일답.
매니페스토 운동이 무엇입니까.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이행 가능한 것인지 살펴보고 추후에 공약이 어떻게 이행됐는지 유권자들이 직접 평가, 검증하는 ‘지속적인 공약 검증 운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제대로 된 후보자를 선출하고 대의민주주의를 성숙시킨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자세한 내용 표 참조)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이 얼마나 정착됐는지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매니페스토 운동은 우리나라에선 2006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됐습니다. 이후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을 거쳐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후보자 간 네거티브 공방(대선)과 당내 낙하산 공천, 늦은 후보자 등록(총선) 등으로 공약을 검증할 분위기가 잡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학 내에서도 선거가 있고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있습니다. 대학 내에서도 매니페스토 운동을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히려 이해관계가 복잡한 현실 정치보다 더 적용하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공약 또한 사회처럼 큰 예산이 들지 않기 때문에 여러 좋은 공약들을 개발해 공약 경쟁을 좀 더 활발히 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대학 내 매니페스토 운동이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고 싶습니다.
사회에서 언론과 시민단체가 공약 이행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면 대학에서는 학내 언론, 동아리, 학생들로 구성된 객관적인 위원회 등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공약을 실현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고 후보자들이 직접 공약 우선순위를 정하게 한 후 임기가 끝나고 이를 평가해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내 ‘이행감시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수공약 사례를 선정ㆍ홍보해 학생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윤종빈 (정치외교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