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우리 대학에서 홍콩 대자보를 두고 한 · 중 학우들이 충돌했던 사건을 다룬 기사를 보면 일명 ‘기레기’를 자청한 기자들이 있었다. 사건 시각이 틀려 팩트체크 기능이 부재한 기사는 물론이고, 언쟁과 실랑이를 폭행으로 과장되게 기술해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도 여럿 있었다. 필자는 해당 사건 이후 관련 기사 7개를 읽었다. 같은 사건을 다뤘지만 내용은 모두 상이한 기사였다. 필자가 해당 사건을 취재하지 않았다면 무엇이 사실인지 전혀 알지 못했을 것 같다.
영상 매체와 속보가 주를 이루는 미디어 환경에서 학보사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주간 혹은 격주 발행으로 인한 속보성 부족과 영상 매체보다 소비가 적은 활자 매체라는 점이 큰 이유다.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는 늘 있는 법. 학보사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긴 호흡으로 가치를 발하는 언론의 역할이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쏟아져 나오는 기성언론의 기사들 속에서 진실을 찾아 헤매는 독자들이 있다. 학보사는 2주 가량의 기간 동안 철저한 팩트체크와 퇴고를 통해 대학가에서 일어나는 진실을 찾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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